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고양시 일대에서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소유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들(퇴직자 포함)이다.
노사합의 및 임금협정 체결
피고는 2003. 1. 29. 문화택시 노동조합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이하 '기존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임금협정 제1조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수입금 전액을 지급받고 그 수납액에 비례하여 월 급여를 지급하는 월급제를 시행하였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원고들을 포함한 운전기사들이 월 226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월 13일 근무를 만근으로 하여 격일 근무를 한 뒤 1일 운송수입금 중 130,000원을 피고에게 납입하면 피고가 납입받은 사납금에서 운전기사들에 대한 기본급을 지급하고, 운전기사들은 사납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은 전액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형태로 급여의 지급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던 중 2010. 7. 1.부터 개정된 최저임금법이 시행되었고, 피고와 원고들이 속한 문화택시 노동조합(이하 '문화택시 노동조합'이라고만 한다)은 위 최저임금법의 시행을 앞 둔 2009년 9월경부터 새로운 임금협정을 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결국 최저임금법 시행일 이후인 2011. 4. 30.에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이하 '새로운 임금협정'이라 한다)이 체결되었다.
최저임금액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0년 4,110원, 2011년 4,32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및 이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2010. 7. 1.부터 개정된 최저임금법이 시행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최저임금에 기존 임금협정에서 정한 월 소정 근로시간을 곱하여 산정한 기본급을 기준으로 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2010. 7. 1.부터 새로운 임금협정의 효력이 발생한 2011. 5. 1.의 전날인 2011. 4. 30.까지 원고들에게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시간당 임금 1,865원을 기준으로 산정된 임금)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최저임금법에 따른 적법한 임금과 피고가 실제로 지급한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최저임금법의 개정에 관하여 보건대,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최저임금법이 개정되면서 일반택시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이에 따라 피고와 같은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은 원고들과 같은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한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을 지급하여야 하게 되었다. 위 법 부칙 규정에 따라 피고의 주소지인 고양시에서는 2010. 7. 1.부터 개정된 위 법이 시행되었다(이하 '개정 최저임금법'이라 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존 임금협정상 월 소정 근로시간은 226시간이고, 기본급은 시간당 임금에 월 소정 근로시간을 곱하여 산정되는 사실, 피고는 개정된 최저임금법 시행일인 2010. 7. 1.부터 새로운 임금협정이 이루어지기 전인 2011. 4. 30.까지 원고들에게 기존에 지급하여 온 것과 같이 시간당 임금 1,865원에 월 소정 근로시간 226시간을 곱하여 산정한 기본급을 기준으로 한 임금을 지급하여 온 사실, 그러나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0년 4,110원, 2011년 4,320원이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2010. 7. 1.부터 2011. 4. 30.까지 법정 최저임금 4,110원 또는 4,320원에 기존 임금협정상 월 소정 근로시간 226시간을 곱하여 산정한 기본급을 기준으로 한 임금과 위 기간 동안 원고들에게 실제로 지급한 임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 및 이에 관한 판단
피고의 항변
문화택시 노동조합은 개정된 최저임금법이 시행되어 최저임금액을 초과하는 고정급을 지급하려면 사납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였음에도 사납금의 인상을 막기 위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임금 협상을 지연시켰고, 그로 인하여 개정된 최저임금법 시행일인 2010. 7. 1.부터 새로운 임금협정이 이루어지기 전인 2011. 4. 30.까지 적은 액수의 사납금만을 납입하며 법정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초과이익을 취득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이 노동조합이 임금 협상을 지연시킨 동안 비현실적으로 소액인 사납금만을 지급받으면서 회사를 운영하여 온 영세 업체로, 원고들의 청구가 모두 받아들여질 경우 사업 존폐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이 이제 와서 법정 최저임금과 기지급된 고정급과의 차액을 청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
판단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고 한다)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802 판결,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18401 판결 등 참조).
한편,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임금체계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일정한 금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근로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사납금제이다. 위와 같은 사납금제는 운송수입금이 많을수록 근로자들의 수입이 늘어나게 되므로 근로자들의 성실한 근로를 유도할 수 있으나,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임금액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아 운송수입금이 적을 경우 근로자가 기본적 생활을 영위할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함으로써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여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개정 최저임금법은 직접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을 유도하는 효과보다는 고정급의 비율을 인상시키는 효과를 갖는 것으로, 본래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 온 고정급과 초과운송수입금을 합한 금액은 최저임금액 이상이지만, 고정급은 최저임금액 미만이었던 일반택시운송사업자의 경우 임금 총액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그 금액이 최저임금액 이상이 되게끔 조절함으로써 개정된 최저임금법을 준수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결정 참조).
위와 같이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이 사건 법률조항(개정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에 관하여 일부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이 자유로운 경영권 및 경제적·사회적 자유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헌법재판소 2008헌마477호),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이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총액을 증액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 최저임금액 상당을 고정급으로 확보해 주도록 강제하는 것일 뿐이라서,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로 하여금 임금총액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고정급의 비율을 상향조정함으로써 쉽게 최저임금에 관한 법률 규정을 준수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완전월급제의 시행이나 임금의 인상 등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만한 조치를 규정하지 아니한 채, 단지 임금의 구성비율 조정이라는 보다 가벼운 제한만을 부과하고 있는바, 이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필요최소한의 제한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최소침해성의 요청을 충족한다고 판시하였고, 과잉금지원칙의 나머지 요건들에 관하여도 위반됨이 없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개정 최저임금법에 의하면 근로자들의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어, 피고를 비롯한 고양시 일원의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은 위 시행일에 앞서 노동조합과 사이에 개정 최저임금법이 반영된 새로운 임금협정을 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던 사실, 고양시의 다른 일반택시운송사업자인 AL회사는 사납금을 195,000원으로 증액하고, 월 근로시간을 136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AM회사는 사납금을 179,000원으로 증액하고, 월 근로시간을 12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AN회사는 사납금을 192,000원으로 증액하고, 월 근로시간을 138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AO회사은 사납금을 195,000원으로 증액하고, 월 근로시간 139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각 2010. 6. 30.자 새로운 임금협정을 각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한 사실, 피고는 문화택시 노동조합과 사이에 2009년 9월경부터 새로운 임금협정의 체결을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노동조합 측의 사정으로 인하여 수차례에 걸쳐 입금협정 교섭일이 연기된 사실, 결국 피고는 문화택시 노동조합과 사이에 39차에 걸친 임금협정 교섭 끝에야 2011. 4. 30. 새로운 임금협정을 체결한 사실, 새로운 임금협정은 기존의 임금협정에서 정하였던 사납금 130,000원을 169,000원으로 인상하고, 월 근로시간 226시간을 165시간으로 감축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을 제2, 5호증의 각 기재에 따라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 및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임금체계, 최저임금법의 개정취지 등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 즉 사납금제하에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수입은 실제 운행을 통하여 얻은 수입에서 회사에 납입하는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운송수입금과 시간당 임금에 월 근로시간을 곱하여 산정한 고정급을 합한 금액인 점<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임금총액을 인상시키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수입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인 점,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은 근로자들로부터 납입 받은 사납금으로 고정급을 지급하므로 사납금과 고정급은 비례하여 증감할 수밖에 없고,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이 임금총액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의 금액을 지급하기 위하여는 사납금을 높이고 월 근로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는 점, 실제로 개정 최저임금법의 시행을 앞두고 대부분의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이 노동조합과 사이에 기존의 임금협정에 비하여 사납금을 높이고 월 근로시간을 줄이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한 점, 피고 또한 문화택시 노동조합과 사이에 무려 39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같은 취지의 새로운 임금협정을 체결하였으나 교섭에 오랜 시간이 걸려 개정된 최저임금법 시행일로부터 10개월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새로운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의 지급이 가능하였던 점, 위와 같이 새로운 임금협정의 체결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 데에 피고의 귀책사유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문화택시 노동조합에서 피고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교섭일의 연기를 요청하였던 점, 피고는 위와 같이 새로운 임금협정 체결을 위한 교섭이 진행되던 기간 동안 원고들에게 기존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였는바, 원고들은 그 기간 동안 피고가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임금액보다 낮은 금액의 시간당 임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고정급을 지급하였던 점을 들어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는 점, 그러나 일반택시운송사업자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과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수입은 사납금, 월 근로시간, 시간당 임금 등이 유기적으로 작용하여 결정되므로 고시된 시간당 임금액보다 적은 금액의 시간당 임금을 기준으로 고정급이 산정되어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부당하게 낮은 임금총액을 지급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문화택시 노동조합과 피고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심사숙고 끝에 체결한 새로운 임금협정 내용과 비교해 보더라도, 원고들은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일 이전에 새로운 임금협정의 체결에 이르렀다면 피고로부터 2010년 기준 매월 678,150원(= 시간당 임금 4,110원 × 월 근로시간 165시간)의 고정급을 지급받고, 2,028,000원(= 사납금 169,000원 × 12일 만근)의 사납금을 피고에게 지급하였어야 하는데, 새로운 임금협정의 체결이 늦어진 결과 그 기간 동안 피고에게 기존 임금협정에 따라 2010년 기준 매월 1,690,000원(= 사납금 130,000원 × 13일 만근)만을 지급하여 왔으면서도, 고정급의 경우에는 매월 928,860원(= 시간당 임금 4,110원 × 월 근로시간 226시간)을 지급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이는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 후 새로운 임금협정이 체결되기까지의 공백기 중 지급되었어야 하는 적절한 임금액과 관련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수입 체계를 구성하는 사납금, 월 근로시간 등의 요소는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임금에만 천착하여 한 주장으로 보이는 점, 위 공백기 동안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기존 임금협정에 따른 일당 130,000원의 사납금만을 지급받아 왔음에도 피고로 하여금 원고들에게 기존 임금협정에 따른 월 근로시간 226시간에 위 임금협정 당시 예정하지 않았던 노동부장관 고시에 따른 4,110원의 시간당 임금을 곱한 금액을 고정급으로 지급하도록 할 경우 피고는 사업의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될 것임이 자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정의 관념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
나아가, 앞서 나타난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 개정된 최저임금법의 취지가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총액을 증액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 최저임금액 상당을 고정급으로 확보해 주도록 강제하는 것인 점, 피고가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 이후 새로운 임금협정 체결되기까지 원고들에게 부당하게 적은 금액의 임금총액을 지급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과 피고는 결국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내용의 새로운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 전까지 위 협정의 체결이 완료되지 않은 데에 피고의 귀책사유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는 것이 강행규정으로 정한 최저임금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대(재판장) 이현경 이광열
각주1) 고정급에는 시간당 임금에 월 근로시간을 곱하여 산정한 기본급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각종 수당 등도 포함되나, 이하 논의의편의를 위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고정급을 기본급으로 단순화하여 설명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