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5. 1. 15. 선고 2023가단2854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4,001,024원 및 그 중 3,252,648원에 대하여 2023. 10. 7.부터 2025. 1. 15.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A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B, C, D, F, G, H, I, J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그 중 40%는 원고 A가, 60%는 피고가 각각 부담하고, 원고 B, C, D, F, G, H, I, J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B, C, D, F, G, H, I, J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택시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다.

(2)

원고들은 아래와 같이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하였던 사람 또는 그와 같은 근로자의 상속인들(택시운전근로자였던 E이 2024. 3. 25. 사망하였고, 원고 F, G, H, I, J가 망 E의 상속인들이다)이다.

나.

근로형태 및 임금지급 방법

피고 회사의 택시운전근로자들은 격일근무제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이른바 ‘정액 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고 있다. 정액 사납금제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인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만을 피고에게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들이 보유하며, 피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및 소정근로시간 임금협정 내용

(1)

최저임급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 규정(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이 사건 특례조항은 위 법 부칙에 따라 2010. 7. 1.부터 피고에게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2)

피고와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2010. 7. 21. 2010년 임금협정(이하 ‘종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종전 임금협정에 의하면, 1일 1차제를 기준으로 일근로시간이 6시간 40분, 월근로시간이 209시간(주휴시간 포함)이었다.

(3)

이후 피고 회사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2. 6. 1., 2014. 7. 9., 2017. 9. 26., 2018. 12. 7. 각 임금협정(이하 체결 연도에 따라 특정한다)을 체결하였고, 각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월근로시간은 주휴시간 포함이다).

라.

선행 사건의 소 제기 및 2019년 임금협정의 체결

(1)

원고 A 등은 2019년 피고를 상대로 2012년, 2014년, 2017년 2018년 각 임금협정에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종전 임금협정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액과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하여 재산정된 퇴직금에서 기지급 퇴직금과의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의정부지방법원 2019가합57626, 이하 ‘선행사건’이라 한다).

(2)

위와 같이 선행사건의 소가 제기되자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9. 12. 23. 향후 최저임금 미지급 여부에 관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근로시간을 8시간, 월근로시간을 138.76시간(주휴시간 포함)으로 정하는 임금협정(2020. 1. 1.부터 시행되었고, 이하 ‘이 사건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마.

선행 사건의 판결 결과

(1)

선행 사건의 제1심 법원은 2022. 1. 14. ‘2012, 2014, 2017, 2018년 각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탈법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종전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원고 A 등과 피고를 규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비교대상임금은 기본급과 근속수당이다.’라는 이유로 원고 A 등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가 위 판결에 관하여 항소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22나2006483), 항소심 법원은 2022. 12. 23.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피고는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지 않았다.

(2)

선행 사건에서, 원고 A는 2019. 8.까지, 원고 B, C과 망 E은 2019. 12.까지의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의 지급을 청구한 바 있다.

바.

이 사건 소 제기

선행 사건의 판결이 위와 같이 확정되자, 원고 A는 2019. 10.부터의 최저임금 미달액, 원고 B, C, 망 E은 2020. 1.부터의 최저임금 미달액, 피고 D은 2021. 4.부터의 최저임금 미달액 등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이 사건 소송계속 망 E의 상속인들이 소송을 수계하였으며, 원고 C은 2020. 1.부터 2020. 3.까지의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를 취하하였다.

사.

법정 최저시급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 고시한 연도별 각 시간급 최저임금(이하 ‘최저시급’이라 한다)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 내지 5, 갑 제1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 요지

원고 D은 2019. 7. 17. 피고와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 D의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판단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D이 2019. 7. 17. “1. 갑(피고)은 2016. 7. 1.부터 2019. 6. 30. 동안 최저임금 미지급분 등 관련 금품에 대한 합의금으로 2,700,000원을 2019. 7. 17.까지 을(원고 D)이 지정하는 계좌로 지급한다. (중략) 2. 을은 제1호의 합의금을 수령함으로써 수령일 이전의 소정근로시간 축소에 의한 최저임금 미지급분 등 관련 금품 일체에 대하여 민․형사․행정상 청구 또는 이의를 향후 제기하지 않는다. 또 노사간 임금 협약을 진행 중에 있으므로 합의금 수령 이후 새로운 협약이 체결하여 시행되기까지 기존 방식에 의해 계산되는 임금에 대해서는 별도의 금품 요구 등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기재된 합의서<1>에 서명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 D은 위 2019. 7. 17.자 합의 이후 새롭게 체결된 이 사건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2021. 4.부터의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과 미지급 퇴지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합의일인 2019. 7. 17. 기준으로 새로운 협약 체결 전까지의 최저임금 미달액 등의 지급청구에 관한 위 합의는 원고 D의 청구원인에 관한 합의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3.

원고 A의 청구 중 2019년의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에 관한 판단

선행 사건에서 2012, 2014, 2017, 2018년 각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탈법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종전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월 소정근로시간 209시간)가 원고 A와 피고를 규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비교대상임금은 기본급과 근속수당이라는 판단이 이루어졌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으며, 갑 제12호증의 1, 2, 3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A가 2019. 10.부터 2019. 12.까지 월 660,934원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원고 A는 2019. 8. 31. 퇴직한 것으로 처리되었다가 2019. 12. 27. 퇴직이 부당하였다는 이유로 복직 처리되어 2020. 1. 21. 피고로부터 2019. 9.부터 2019. 12.까지의 임금으로 기본급과 근속수당만을 지급받았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아래와 같이 2019. 10.부터 2019. 12.까지의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으로 4,001,024원(= 원금 3,252,648원 + 2023. 10. 6.까지의 지연손해금 748,376원) 및 그 중 원금 3,252,648원에 대하여 2023. 10. 7.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 15.까지는 상법에 정해진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성실수당과 야간근로수당도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 A는 2019. 10.부터 2019. 12.까지 기본급과 근속수당만을 지급받았으므로, 이 부분 청구 인용 범위는 피고의 위 주장의 당부와 무관하다).

4.

원고 A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A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라 한다) 역시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탈법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종전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여전히 적용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청구금액 합계’ 표 기재와 같이 월소정근로시간이 209시간임을 전제로 한 최저임금 미달액(원고 A : 2020. 1.부터 2020. 8.까지, 원고 B : 2020. 1.부터 2020. 9.까지, 원고 C : 2020. 4.부터 2023. 7.까지, 원고 D : 2021. 4.부터 2021. 9.까지, 망 E : 2020. 1.부터 2020. 5.까지) 및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하여 재산정된 퇴직금에서 기지급 퇴직금과의 차액(원고 C 제외)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에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규정하여(제2조 제1항 제8호)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을 뿐으로(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노사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그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는 사유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7. 12. 27.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L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3)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이루어진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구체적인 경위와 시기, 단축 전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경우 산정되는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과 법정 최저임금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은 택시에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는 영업시간(실차시간)뿐만 아니라 택시의 입․출고 및 정리 등에 소요되는 준비시간, 승객을 찾거나 기다리는 데 소요되는 대기시간(공차시간, 다만 식사․휴게 시간은 제외)과 같이 택시운전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무환경과 근무형태를 고려하여 추산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그와 같이 감소된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비율, 빈도, 급격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 판결 참조).

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의 무효 여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위와 같은 판단의 근거는 아래와 같다.

1)

이 사건 임금협정의 체결 경위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협정은 2012년, 2014년, 2017년, 2018년 각 임금협정에서의 각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가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선행 사건의 소 제기 이후 향후에는 선행 사건과 같은 분쟁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체결되었다. 또한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는 직전에 체결된 2018년 임금협정에서의 일 소정근로시간 4시간 10분을 8시간으로 2배 가까이 연장하는 내용이다.

2)

이 사건 임금협정의 내용 및 2012년, 2014년, 2017, 2018년 각 임금협정과의 비교

앞서 본 바와 같이, 종전 임금협정에서 209시간이었던 월 소정근무시간이 무효인 2012년, 2014년, 2017, 2018년 각 임금협정에서 139시간, 95.4시간, 80.94시간, 72.27시간으로 각각 단축되었고, 그 후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138.76시간으로 대폭 연장되었다.

한편,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에서 정해진 월 소정근로시간은 유효한 직전의 임금협정인 종전 임금협정에 정해진 월 소정근로시간보다 33% 감소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협정은 종전 임금협정 체결 후 약 9년이 경과한 후에 체결된 것이고, 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종전 임금협정 체결 후 가평군의 택시요금이 아래와 같이 인상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종전 임금협정 체결 후 플랫폼 택시의 보편화 등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로여건 개선이 있었으므로, 종전 임금협정에서의 월 소정근로시간이 9년이 경과한 후 33% 단축되었다고 하여 그것이 급격하게 단축되었다거나 실질과 현격하게 다르게 단축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에서 정해진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의 비교

가)

관련 법리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인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수당 등을 산정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통상임금의 계산, 최저임금법상 비교대상 임금의 시간급환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제도의 설정의무 존부 결정 등을 위한 도구 개념으로 이용되고 있다. 반면 근로기준법 제50조가 정한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말한다고 하고 있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1다14406 판결 등 참조). 즉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실제 근로한 시간인 실근로시간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은 1일 또는 1주의 기준근로시간을 정하는 방식으로 이를 규제함과 동시에 이러한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한 실근로시간에 대해서는 가산임금 지급의무를 긍정하고 있다(제50조, 제53조, 제56조 등). 물론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의 정함과 무관하게 실근로시간을 입증하여 사용자를 상대로 임금 및 가산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소정근로시간과 실근로시간은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 양자가 양적으로 반드시 일치해야만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유효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러한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규정을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해진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 사이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과 증명을 하지 못하였다. 피고 회사의 택시운전근로자들이 격일제(만근 13일)로 근무하고 있으므로, 실제 근로시간은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해진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기는 하나,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가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협정에 아래와 같이 배차시간이 07:00부터 24:00까지 17시간인 것으로 간주하면서도 배차시간 중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택시운전근로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해져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배차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에 가깝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에서 정해진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강행규정을 잠탈할 의도로 정해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실제 근로시간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

나아가 을 제10호증의 2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경기도가 2019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3조, 경기도 택시운송사업 발전 조례 제11조의 2에 따라 일반 택시운송사업자에게 운전자의 장시간 운행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차량 출고 후 12시간 이내에 입고하도록 관리하라는 취지의 개선명령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개선명령 이후에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배차시간(차량 출고시부터 입고시까지의 시간)이 대체로 12시간 이내의 범위에서 관리되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위 12시간에는 식사․휴게 시간 등 근로시간이 아닌 시간이 포함될 수밖에 없으므로, 실제 근로시간은 12시간보다 상당히 적은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에서 정해진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이 그 자체로 보아 일반적인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과 괴리된 시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는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규정을 잠탈할 의도로 정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원고 A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 A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A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옥희

각주1) 합의금의 액수와 지급일 중 일부 부분은 수기로 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