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의정부시에서 택시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아래 표와 같이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기사로 근무한 사람들로, 2014. 5월부터 2016. 4월까지 기간 동안의 근무일은 별지 2. 기재 각 원고별 청구내역 중 ‘근무일수’ 항목 부분의 기재와 같다.
피고는 2014. 4. 28.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4. 5. 1.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임금협정(을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협정의 주요 내용과 첨부된 임금기준표는 다음과 같다.
[2014. 4. 28.자 임금협정서]
[임금기준표]
한편, 피고는 2007.경부터 2014.경까지 사이에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아래 표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최저임금법은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규정이 신설되었다(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2010. 7. 1.부터 피고들이 소재한 의정부시 지역에서 시행되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은 다음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2010. 7. 14.자 임금협정과 2014. 4. 28.자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이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4년 5월부터 2016년 4월까지 기간에 대한 최저임금 미달액[= (1일 8시간 × 근무일수 ×법정 최저시급) - 별지 2 기재 기지급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예비적 청구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1일 8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월 주휴시간 34.4시간(= 1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 × 평균 4.3주)에 대한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월 주휴시간 12.5시간에 대한 주휴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하여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2014년 5월부터 2016년 4월까지 기간 동안 매월 평균 21.9시간(= 34.4시간 – 12.5시간)에 대한 주휴수당을 미지급하였으므로, 이를 지급해야 한다.
피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에 관한 주장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할 의도가 없었다. 가사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라 하더라도, 최저임금 미달액에 관한 원고들의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나서 소멸하였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이 사건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포괄임금제에 따른 임금지급방식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약정하고, 위 방식에 따라 주휴수당을 지급하였다. 포괄임금제에 따라 임금이 지급된 이상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주휴수당을 별도로 산정하여 그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는 부당하다.
원고 B·C에 대한 주장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에 해당하여 다른 원고들의 청구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후에 입사한 원고 B·C에 대해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판단
소 변경의 적법성
원고들이 1심에서는 미지급 주휴수당 청구를 하였으나 항소심에 이르러 2020. 2. 28.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청구를 추가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미지급 주휴수당 청구와 최저임금 미달 임금 청구는 청구의 기초에 동일성이 없어 항소심에서의 소 변경은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두 청구 모두 원고들이 근로한 기간 동안의 근로 대가에 관한 것이므로 청구의 기초에 동일성이 있어서 원고들의 소 변경은 적법하다.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가 무효인지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7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 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기초사실에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2010. 7. 14.자 임금협정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8시간(2007년)에서 1일 2시간 30분(2010년)으로 절반이 넘게 단축하였고, 이후 2014. 4. 28.자 이 사건 임금협정을 통해 1일 3시간으로 변경하였다.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의 변경으로 인해 피고가 지급한 임금은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시급을 충족하게 되었다. ② 원고들은 1일 2교대제 근무형태를 유지하였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도 불구하고, 기본급을 조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고정급도 같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반면에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에 상응하는 만큼 실제로 단축되었다거나, 원고들의 근무형태가 기본급의 변경 등에 상응하여 변경되었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고정급의 변경 없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시급 수준을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계산한 임금을 익월 10일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원고들의 2014년 5월부터 2016년 4월분까지의 임금 지급일은 모두 2016. 5. 10일 이전에 도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들이 위 각 임금 지급일로부터 근로기준법 제49조에 정한 3년의 소멸시효가 경과한 2020. 2. 28.에야 최저임금 미달액 상당의 미지급 임금 청구를 추가하는 내용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2014년 5월분부터 2016년 4월분까지의 최저임금 미달액 상당의 미지급 임금채권은 모두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정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2017. 3. 8.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임금의 지급을 구하였고, 2020. 2. 28. 추가한 최저임금 미지급액의 청구는 기존에 청구와 소송물이나 경제적 이익이 동일한 것이므로, 이 사건 제기 당시 최저임금 미지급 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고 재항변한다. 그러나 주휴수당 채권과 최저임금 미지급금 채권은 그 근거 법률과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별개의 채권에 해당하므로, 어느 하나의 채권을 행사한다는 사정만으로 그것이 다른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39735 판결 등 참조). 더 나아가 소송물이 동일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청구부분이 특정될 수 있는 경우에 있어서의 일부청구는 나머지 부분에 대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고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소를 제기하거나 그 청구를 확장하는 서면을 법원에 제출한 때에 비로소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긴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75. 2. 25. 선고 74다1557 판결 참조), 원고들이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그에 관한 부분만을 특정하여 추가하였음은 기록상 분명하고(원고들의 2018. 4. 19.자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달리 장차 추가 임금 청구를 하거나 청구금액을 확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도 않은 이상, 이 사건 소의 제기로 최저임금 미지급 청구에까지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긴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재항변은 부당하여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다음의 법리 및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의 주휴수당은 이미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월급에 포함되어 지급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원고들의 주휴수당 청구는 이유 없다.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에서 주휴수당을 기본급이나 고정수당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정하였고 주휴수당에 대한 일종의 포괄임금의 약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러한 단체협약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이러한 단체협약에 따라 기본급에 주휴수당을 포함시켜 지급하였다면,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수당을 따로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① 이 사건 임금협정서 제12조에는 ‘기본급은 1일 3시간 및 월 76시간의 근로시간과 주휴일을 포함하여 산정한 기본임금을 말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 점, ② 이 사건 임금협정서에 첨부된 임금기준표에는 주휴일에 해당하는 시간은 계산식에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으나, 이는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월 임금 총액 및 각종 수당 액수 등을 고려하여 주휴수당이 포함된 기본급을 일정한 금액으로 정한 후 그로부터 위 각 시간을 나눈 금액을 기본시급으로 계산하는 등 역산하는 방식으로 작성하는 과정에서 주휴일에 관한 계산식이 표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의 노동조합은 피고에게 조합원들의 동의를 따로 받지 아니하고 ‘기본급은 1일 2.5시간, 월 63.5시간 및 주휴수당 월 12.5시간을 포함하여 월 76시간을 산정한 기본임금을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첨부된 임금기준표에도 기본급의 산출근거에 주휴수당을 명시한 2016. 11. 1.자 ‘임금협정서 수정본(을 제10호증)’을 작성해 주었는데, 이는 위 수정본이(임금기준표상 기본급의 산출근거에 주휴일을 따로 표시하지 않은) 이 사건 임금협정서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임금협정서를 체결하기 전에 이루어진 협정들에서도 임금 중 기본급은 근로시간과 주휴일을 포함하여 산정하기로 하면서 기본급 산출근거에 근로시간 외에 주휴일에 해당하는 시간을 별도로 명시하지는 않았던 점, ⑤ 피고가 2007.경부터 2017.경까지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한 각 임금협정들을 보면 기본급의 산출근거가 되는 1일 근무시간이 최소 2.5시간부터 최대 8시간까지 변동하였고, 시급도 최소 1,400원부터 최대 5,263원까지 변동하여 그 변동폭이 매우 큰 반면, 위 두 수치를 곱하여 산정한 기본급금액은 큰 차이가 없어,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최종적으로 산출되어 지급될 기본급 총액만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협정서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급에는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① 원고들은 택시기사로서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기 어렵고, 원고들도 피고에게 이를 일일이 보고하기 어려우므로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 산정이 적절하지 아니한 점, ② 포괄임금약정에 의할 경우 피고로서는 근로시간 계산에 소요되는 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원고들도 택시 운행시간과 장소에 구속될 필요 없이 승객 탑승 전 대기시간 등을 휴게시간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는 점, ③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이전에 이루어진 임금협정(2007년도)에서도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어 있었고, 이후의 임금협약은 그러한 포괄임금제가 지속된 것에 불과한 점, ④ 원고들은 1일 소정 근로시간 외에는 자유롭게 추가 근무를 하고 그 수입을 취득할 수 있었던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임금지급방식이 원고들에게 불리하다거나 부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할 합리적인 이유도 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기각해야 한다. 원고들의 주휴수당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관한 원고들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최저임금 미지급액 청구는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창국(재판장) 한승철 하승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