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1. 2. 16. 선고 2020노79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I를 벌금 1,000만 원에, 피고인 주식회사 J을 벌금 8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I, 주식회사 J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G, H에 대한 형을 각 면제한다.

이유

1.

이 사건의 진행경과 및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이 사건의 진행경과

1)

원심은 피고인 G, H에 대한 공소사실 중 업무상과실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상의점은 유죄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무죄로 판단하였고, 피고인 주식회사 I 및 주식회사 J에 대한 공소사실(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인 G은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의 무죄부분에 대하여 법리오해를 이유로, 피고인 G의 유죄부분에 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다.

2)

환송 전 당심은 피고인 G과 검사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피고인 G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검사가 피고인들의 무죄부분(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법리오해를 이유로 상고하였다.

3)

대법원은 환송 전 당심의 위와 같은 무죄부분에 대한 판단에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 한다) 제24조 제1항의 사업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환송 전 판결 중 피고인 G, H에 대한 무죄부분 및 피고인 주식회사 I, 주식회사 J에 대한 부분을 파기·환송하는 내용의 환송판결을 선고하였다.

나.

이 법원의 심판범위

경합범으로 동시에 기소된 사건에 대하여 일부 유죄, 일부 무죄의 선고를 하는 등 판결주문이 수개일 때에는 그 1개의 주문에 포함된 부분을 다른 부분과 분리하여 일부 상소를 할 수 있고, 그러한 경우 당사자 쌍방이 상소하지 아니한 부분은 분리·확정된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환송 전 판결 중 유죄부분은 피고인들과 검사가 모두 상고하지 아니하여 그대로 분리 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환송판결에서 파기·환송한 부분인 환송 전 판결 중 무죄부분에 한정된다.

2.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은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다음 각 호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별도로 사업주의 요건에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이라는 장소적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점,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7. 3. 3. 고용노동부령 제1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규칙'이라 한다)은 사업주가 취하여야 할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 의무 규정들이 반드시 사업주가 직접 관리·운영하는 작업장에서만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주식회사 I 및 주식회사 J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에서 정하는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피고인 주식회사 I 및 주식회사 J이 위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위 '사업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주식회사 I, G

가)

피고인 G.

피고인 G은 P에 있는 I Q사무소 R팀 팀장으로서 Q사무소의 장비 유지보수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입장 전 산소농도 측정, 송기마스크 비치 등 재해예방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G은 2015. 1. 12. 12:30경 M에 있는 K N공장 U공장 9층 E3라인 인캡 장비 이 사건 4번 체임버에서 산소농도 측정, 송기마스크 비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I R팀 소속 근로자 AB(32세), AJ(33세)로 하여금 로봇 팔 확인 작업을 하게 하던 중 질소 질식에 의한 산소 결핍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나)

피고인 주식회사 I

피고인 주식회사 I는 산업용 진공장비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인 주식회사 I의 사용인인 피고인 G이 위 가)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 I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피고인 주식회사 J, H

가)

피고인 H

피고인 H은 안성시 T에 있는 J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입장 전 산소농도 측정, 송기마스크 비치 등 재해예방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H은 2015. 1. 12. 12:30경 M에 있는 K N공장 U공장 9층 E3라인 인캡 장비 이 사건 4번 체임버에서 산소농도 측정, 송기마스크 비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J 소속 근로자 AK(30세)으로 하여금 로봇 팔 확인 작업을 하게 하던 중 질소 질식에 의한 산소 결핍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나)

피고인 주식회사 J

피고인 주식회사 J은 LCD, 반도체 장비 제작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인 주식회사 J의 대표자인 피고인 H이 위 가)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 J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는 이 법에서 사용되는 '사업주'를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라고 정의하고 있고, 같은 법 제3조 제1항은 이 법이 모든 사업 및 사업장에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4조 제1항 제1호는 사업주가 사업을 할 때 원재료·가스·증기·분진·흄(fume)·미스트(mist)·산소결핍·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24조 제2항의 위임을 받은 규칙 제619조 내지 제626조는 사업주가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취하여야 할 조치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된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3700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126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작업자들 중 AB, AJ는 피고인 주식회사 I의 소속 근로자이고, AK은 피고인 주식회사 J의 소속 근로자로서 위 작업자들과 피고인 회사들 사이의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되는 이상, 이들을 사용하여 사업을 행한 피고인 회사들은 법 제24조 제1항에서 정한 '사업주'에 해당한다.

한편, 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가 타인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그 작업장을 사업주가 직접 관리·통제하고 있지 아니한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주의 재해발생 방지의무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사업장 내 작업장이 밀폐공간이어서 재해발생의 위험이 있다면 사업주는 당해 근로관계가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에 규정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타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보건조치가 취해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위 규정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4조 제1항의 위반죄가 성립한다.

2)

판단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G은 피고인 주식회사 I의 R팀장으로서, 피고인 H은 피고인 주식회사 J의 대표이사로서 각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밀폐공간인 이 사건 4번 체임버 내에서 유지·보수하는 작업을 하도록 함에 있어서 사전에 산소농도를 측정하고, 송기마스크를 비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취해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구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하는 '사업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