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2. 3. 17. 선고 2021노717 판결

주문

1.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2.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3.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4.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법리오해)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임금 지급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인이 F에게 고용된 현장소장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에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1>

피고인은 개인건축업자로서 경기 가평군 C 소재 다세대주택 신축공사 중 토목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시공하였다. 피고인은 위 공사 현장에서 2018. 7. 2.부터 같은 해 8. 2.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의 9일간의 일당 합계 1,910,000원을 비롯하여 원심판결 별지(다만, 연번 8번은 제외) 기재 내역과 같이 근로자 7명의 임금 합계 11,480,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 증인으로 출석한 이 사건 공사의 실질적인 건축주인 F 및 이 사건 근로자들 중 E 외 나머지 근로자들의 대표였던 D의 각 법정진술, E의 경찰 진술서 기재에 의하면, F가 공사를 직영하며 피고인을 현장소장으로 고용하여 피고인에게 제반 비용의 결제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 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데,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을 ‘사업주’ 또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고 볼 수 있다면, 실질적인 근로관계라는 기준에 의하여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

2)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해당 여부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정황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과 실질 건축주 F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이 명시적으로 체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① F는 피고인의 소개로 이 사건 다세대주택 부지를 매입하면서 피고인을 알게 되었는데, 피고인이 토목공사를 할 수 있다고 하여 그에게 견적을 요청하였고, 피고인이 공사대금 1억 3천만 원의 견적서를 작성해오자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를 의뢰하였다. ② F는 일관하여, 당시 피고인에게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하였다가 서로 신뢰하는 사이에 굳이 계약서가 왜 필요하냐는 분위기 때문에 위 견적서 외에 도급계약서는 따로 작성하지 않았으나 구두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며, 공사대금은 기성고에 따라 그때그때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③ 피고인은 F에게 보고하거나 허락 받음 없이, 공사에 투입하는 각종 자재와 임대장비의 공급업체를 선정하거나 단가를 책정하며, 인력 투입 규모와 임금을 정하고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는 등의 일을 직접 하였고, F는 피고인이 요청할 때마다 합계 7,150여 만 원을 피고인과 그의 아들 G 명의의 통장으로 송금하고 피고인은 그 지출 내역 등을 F에게 보고하지 않고 위 돈을 자율적으로 집행하였으며, 그 외에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인건비, 중기 및 자재비 등 명목으로 합계 8,500여 만 원을 F가 직불하였다. ④ F는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사현장에 두 번 정도 밖에는 방문하지 않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나 근로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식당 운영자 등은 대체로 피고인을 노임이나 식사비를 지급할 책임자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당초 이 사건 진정사건도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되었으며, 자재나 장비 공급자는 자기들이 F를 상대로 제기한 물품대금청구 소송에서 계약 상대방이 F가 아니라는 이유로 모두 패소한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가 적자라는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였는데, 이후 F와 사이에 피고인이 별도의 사비를 들여 이 사건 공사 부지에 R동 주택을 건축하여 분양한 후 그 수익금을 가지고 이 사건 공사의 적자(체불 공사비 등)를 해결하기로 합의하였다. ⑥ 피고인은 자신은 현장소장으로서 F로부터 월 500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공사기간 두 달간의 임금 1,00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없고, F로부터 송금받은 돈에서 자기 스스로 300만 원을 수령하였다고 인정하였다.

나)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건축주 F에게 고용된 현장소장이 아니라 F와의 도급계약에 따라 독자적 책임 아래 공사를 수행한 수급인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사업주’ 또는 적어도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

3)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