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1. 2. 17. 선고 2019가합104616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 합자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자동차운수사업 등을 영위하는 택시회사이고, 원고(선정당사자) 및 나머지 선정자들(이하 통틀어 '원고들'이라 한다)은 아래와 같이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퇴사하였거나 현재 근무 중인 사람들이며, 피고 C은 피고 회사의 대표사원이다.

나.

근로형태 등 임금지급 방법

원고들의 임금은 ① 매월 일정 금액으로 지급되는 '고정급'과 ② 택시기사들이 벌어들인 운송수입금 중 피고 회사에 납부하는 '운송수입금(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인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 이루어져 있고, 피고 회사는 전월에 근무한 임금을 다음달 10일에 지급하여 왔다.

다.

임금협정 등 체결

피고 회사는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피고 회사 노동조합과 사이에 각 임금협정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아래 각 협약 중 2003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임금협정을 '종전 임금협정'이라 하고, 2010년 이후의 임금협정 및 단체협약을 통틀어 '변경 임금협정'이라 한다).

라.

최저임금법의 개정

한편, 최저임금법(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6조 제5항이 2010. 7. 1.부터 피고 회사가 소재한 김포시 지역에 시행되어, 원고들을 비롯한 일반택시운송사업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다.

마.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 표와 같다.

(생략)

바.

관련 법령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8호증, 을 제1 내지 3, 6,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 회사는 변경 임금협정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를 하였으나 이는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임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어서 무효이고,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종전 임금협정상 월 소정근로시간인 226시간이다. 다만 2010. 7. 6.자 임금협정을 고려하여 1일 8시간,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월 소정근로시간은 209시간으로 산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월 소정근로시간인 209시간을 기준으로 산출한 최저임금과의 차액 및 이에 따른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 (제50조 제1항, 제2항),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제58호 제1항 본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 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변경 임금협정이 무효인지 여부

앞서 채택한 증거들 및 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종전 임금협정에서 근로시간 을 1일 8시간, 월 226시간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변경 임금협정 중 2016년 임금협정에서 근로시간을 1일 7시간, 월 105시간으로, 2019년 임금협정에서 1일 8시간, 월 104시간으로 각 정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채택한 증거들, 갑 제4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변경 임금협정에서 정한 각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합의에 의한다. "소정" 근로시간은 "실제" 근로시간이나 "총" 근로시간과는 구별되는 관념적 개념이지만, 통상임금 산정, 실제 근로시간 간주 등의 기능에 비추어, 실제 근로시간으로 예상되는 일응의 근로시간을 정한 것이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2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7호, 제58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에 따라 최저임금 산정, 통상임금 산정의 기준이 된다.

택시근로자의 임금은 고정급과 초과운송수입금으로 구성되고, 소정근로시간도 고정급에 대응하는 근로시간, 초과운송수입금에 대응하는 근로시간 모두를 합한 근로시간으로써 합의되어야 한다. 소정근로시간은 통상임금 산정, 최저임금 산정의 중요한 기준이므로, 근로자로서는 자신의 통상임금 액수, 최저임금 규정 위반 여부를 고려하면서 소정근로시간에 합의할 것이다. 사용자로서도 자신의 영업이익 등을 고려하면서 소정근로시간에 합의할 것이다. 즉, 근로자, 사용자 모두에게 소정근로시간 산정을 위한 진지한 고려가 필요하다.

②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택시를 운행하여 피고 회사 차고지 밖 도로 위에서 일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관리하였고,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원고들이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 회사에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일하였다.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사용자인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택시 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③

종전 임금협정 당시 피고 회사와 피고 회사 노동조합은 1일 근무시간을 8시간, 월 만근일을 13일로 합의하면서, 위 8시간을 기준으로 택시기사들이 피고 회사에 납부하는 '운송수입금(사납금)'의 금액을 결정하였고, 이를 초과하여 근무할지 여부 및 초과하여 근무함으로써 자신들이 취득하게 되는 운송수입금을 올릴지 여부는 택시기사들의 선택에 맡기기로 하였고, 실제 8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한 택시기사들 중 상당수는 자신들이 받는 임금보다 초과운송수입금 [택시기사들이 피고 회사에 납부하는 운송수입금(사납금)을 초과하여 발생하는 수익]이 더 많았다.

④

이처럼 종전 임금협정 당시 소정근로기간은 1일 8시간으로 볼 수밖에 없다. 종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근로시간 8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보지 않을 경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법적인 의미를 가지는 소정근로시간을 특정할 수 없다.

원고들은 종전 임금협정에서 월 근로시간을 226시간으로 정한 것이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이므로, 변경 임금협정에서 월 근로시간을 105시간으로 정한 것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종전 임금협정에서는 1일 근로시간을 8시간, 월 만근일을 13일, 근무형태를 격일제로 정하고 있고, 위 1일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만근일까지 근로한 경우에도 1개월의 근로시간은 104시간(= 8시간 × 13일)이 산출된다. 월 소정근로시간 226시간은 1일 8시간, 주 6일제로 근무하는 경우에나 산출될 수 있어[= {(주 40시간 +토요일 주휴 4시간 + 일요일 주휴 8시간) × 52주 + 8시간} /12개월], 피고 회사의 격일제 근무형태 및 종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근로시간과 맞지 않는다.

따라서 종전 임금협정에 기재된 월 226시간을 법적인 의미를 가지는 소정근로시간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고정급을 산정하기 위해 역으로 계산된 형식적 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⑤

2010. 7. 6.자 임금협정 당시 근로시간을 1일 8시간으로 정하고, 기본급 계산시 월 139시간으로 정한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8시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종전 임금협정과 달라지는 내용이 없고, 위 2010. 7. 6.자 임금협정은 1일 3교대를 원칙으로 하는 내용이어서 종전 임금협정과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다고 하기도 어렵다.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택시회사의 경우 2010. 7. 1.경 최저임금법의 시행으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되면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기간만을 변경함으로써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고자 하였고, 그와 같은 변경이 2016년 이후에도 계속되는 형태이다. 그러나 피고 회사의 경우 최저임금법이 시행된 2010. 7. 1. 전후하여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임금협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오히려 2010. 7. 6.자 임금협정 당시 근로시간은 종전 임금협정의 근로시간을 증가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⑥

2016. 4. 21.자 단체협약 당시 1일 소정근로시간을 7시간으로 단축하기는 하였으나, 월 근무일수는 13일 만근으로, 월 근로시간을 주휴시간 포함 105시간으로 정함으로 인하여 월 소정근로시간은 종전 임금협정의 월 104시간(= 8시간 × 13일)보다 많아졌고, 원고들이 받은 임금도 월 105시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보다는 더 받은 것이 된다. 이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늘린 2019. 3. 15.자 단체협약에서도 동일하다.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하여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3)

변경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무효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희(재판장) 박찬범 오승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