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1. 6. 30.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1. 6. 30.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매월 3,14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전세버스 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8. 7. 1. 피고에 입사한 근로자로서 통근 버스 관리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의 경과 등
피고는 2021. 4. 30.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징계사유로 하여 2021. 5. 6. 11:00에 피고 본사 사무실에서 실시할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한다.’는 내용의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고(이하 ‘제1차 징계위원회’라고 한다), 위 통지서는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피고는 2021. 5. 6.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징계사유로 하여 2021. 5. 17. 11:00에 피고 본사 사무실에서 실시할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한다.’는 내용의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고(이하 ‘제2차 징계위원회’라고 한다), 위 통지서는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징계위원회는 2021. 5. 17. 제2차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아래와 같은 내용을 이유로 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다. 피고는 위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21. 6. 30.자로 원고를 해고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을 하였다.
관련규정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한 피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고 한다)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갑 제1, 2, 4, 9호증, 을 제1 내지 4, 24, 2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징계 사유가 없거나, 징계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6. 30.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매월 임금 3,14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에게는 이 사건 제1 내지 17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재량권의 남용도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판단기준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등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자유로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가 있다든가 부득이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 내부규정 등에 해고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 그것이 위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가 아닌 이상 그에 따른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라 할 것이지만(대법원 1990. 4. 27. 선고 89다카5451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 내부규정 등에 징계해고사유가 제한적으로 열거되어 있는 경우에 사용자가 그와 같이 열거되어 있는 사유 이외의 사유로 징계해고를 한다면 이는 정당한 이유 있는 해고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37915 판결 등 참조).
징계사유와 관련한 취업규칙의 여러 규정의 내용이 서로 일부 다른 경우 어느 것을 적용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되나 이러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보다 유리한 규정을 적용하여야 하는바(대법원 1994. 5. 27. 선고 93다57551 판결 참조), 징계 관련 규정이 일반적인 징계사유와 징계해고의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인 징계사유에 관한 규정은 징계해고 이외의 다른 징계에 관하여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징계해고의 당부는 징계해고 사유에 관한 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7. 14. 선고 91다32329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은 제56조에서 해고사유를, 제66조에서 징계사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 취업규칙 제56조가 정하고 있는 해고의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취업규칙 제56조 제16호는 ‘기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라는 일반적인 포괄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위 취업규칙 제66조의 징계사유로서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고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의 존부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취업규칙 등의 징계규정에서, 근로자에게 일정한 징계사유가 있을 때 징계의결 요구권자가 먼저 징계사유를 들어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 요구를 하고 그 징계의결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되 징계위원회는 징계대상자에게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고 이익되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하며 징계의결을 하는 경우에는 징계의 원인이 된 사실 등을 명시한 징계의결서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경우, 징계위원회는 어디까지나 징계의결 요구권자에 의하여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를 심리대상으로 하여 그에 대하여만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를 근본적으로 수정하거나 징계의결 이후에 발생한 사정 등 그 밖의 징계사유를 추가하여 징계의결을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84. 9. 25. 선고 84누299 판결 참조). 또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반하여 징계해고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100919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취업규칙 제64조는 ‘징계심의는 징계사유를 조사한 서류와 입증자료 및 당사자의 진술서 등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여 공정하게 심의한다(제1항)., ’회사는 징계를 결정하기 전에 징계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보장한다(제3항).’라고 규정하였고, 피고의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절차가 진행되었고 징계의결서 역시 징계위원회 명의로 작성되었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제2차 징계위원회가 개최될 때까지도 징계의결 요구권자에 의하여 제1 징계사유에 대하여 징계의결을 요구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이 사건 해고 결정 이전 피고 또는 징계위원회로부터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의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통지받지 못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제1, 2차 징계위원회의 출석을 요구하면서 출석통지서를 보냈는데, 위 출석통지서에 기재된 징계혐의 및 사유는 제2 내지 제17호 징계사유와 관련된 비위행위로 제1 징계사유와 관련이 없다. 그렇다면 징계의결 요구권자가 피고의 징계의원회에 제1 징계사유에 대하여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는 2021. 5. 17. 제2차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전 이 사건 제1 징계사유를 통지받지 못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2021. 5. 17. 제2차 징계위원회가 개최되기 전까지 피고로부터 제1 징계사유에 관해 조사를 받거나 해명을 요구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피고의 대표이사인 C는 제2차 징계위원회에서 D고 관련 얘기를 처음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징계위원회에 제출한 소명서(을 제2호증)에서도 원고는 이 사건 제14 징계사유와 관련된 사실과 이후의 경과 등만을 상세히 소명하고 있다.
2021. 5. 17.자 제2차 징계위원회 회의록(을 제24호증)을 보면, 피고는 인사위원회 개최 중에도 원고에게 이 사건 제1 징계사유를 고지하지 않았고, 원고도 나머지 징계사유 등과 관련한 문제에 관해 언급하고 있을 뿐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고, 징계위원들 역시 원고에게 제1 징계사유에 관한 개별적인 질문을 하지 않았다. 달리 인사위원회 개최 중에라도 원고에게 이 사건 제 1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근거자료를 제시하였다고 볼 만한 다른 자료도 없다. 그렇다면 원고로서는 제1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을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1. 5. 17.자 제2차 징계위원회가 끝난 후 비로소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에 관해 진술서(을 제3호증)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진술서는 징계위원회가 끝나고 제출된 것으로 원고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에 관해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위 징계사유에 관하여 징계위원회에서 충분한 변명을 하거나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위와 같이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어디까지나 징계의결 요구권자에 의하여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를 심리대상으로 하여 그에 대하여만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를 근본적으로 수정하거나 징계의결 이후에 발생한 사정 등 그 밖의 징계사유를 추가하여 징계의결을 할 수는 없음에도 징계의결이 요구되지 않은 징계사유인 제1 징계사유를 포함하여 징계의결을 하였고,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제1 징계사유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 채 이 사건 해고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 취업규칙에 징계위원회 개최 전이나 아니면 개최 중에라도 징계사유를 통보하거나 고지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으나, 징계혐의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는 그에 대해 소명을 할 수 없으므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어떠한 사유로 징계 여부가 문제되는 것인지를 알 수 있어서 그에 대하여 소명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는 징계사유에 대한 통보나 고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그러한 소명의 대상이 되는 징계사유를 알지 못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대해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제1 징계사유를 적법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이 사건 제2, 3 징계사유에 관하여
을 제12,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통근버스를 관리하면서 결행이 발생되면 이를 상관에게 보고하는 업무를 수행해 온 사실,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인 C로부터 결행 발생시 전화로 통보할 것을 지시받은 사실, 그럼에도 원고는 상관인 E에게 카카오톡으로 결행 발생을 보고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E에게 카카오톡으로 보고를 하여 원고나 E이 결행 발생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거나 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해고 전에 원고의 위와 같은 근무태도상 문제점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제기되었다고 볼 객관적 자료도 없다. 이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지시에 따르지 아니한 잘못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정도의 잘못이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제56조 제1호 내지 제15호의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고,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로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를 해고 사유로 삼는 것은 부적법하다.
이 사건 제4 징계사유에 관하여
을 제15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동료 근로자들에게 “회사대표는 믿을 수 없고 수입 보장을 못하는 업체”, “회사 일은 대충해도 된다”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동료 근로자에게 “회사대표는 믿을 수 없고 수입 보장을 못하는 업체”, “회사 일은 대충해도 된다”라는 말을 한 것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를 비방하여 분란을 조장하였다거나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제4 징계사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제5 징계사유에 관하여
갑 제12호증, 을 제14, 19, 2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F는 C의 지시에 따라 업무용 승용차량의 운행 대장을 만들고, 직원들에게 위 운행대장에 업무용 차량의 운행 내역을 기재할 것을 지시한 사실, 원고는 위 운행일지를 사용하지 않고, 개인 컴퓨터에 별도로 운행일지를 작성하여 보관해 온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같이 원고가 피고에 지시에 따르지 않고 별도의 운행일지를 작성하여 보관한 잘못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정도의 잘못이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제56조 제1호 내지 제15호의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고,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로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를 해고 사유로 삼는 것은 부적법하다.
이 사건 제6 징계 사유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의 업무용 차량 무단 사용 일시를 특정하고 있지 않으며, G의 진술(을 제24호증) 및 H의 진술서(을 제17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위 차량을 무단 사용한 일시 등을 특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6 징계사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제7 내지 10 징계 사유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취업규칙 제64조 제3항 또한 ‘회사는 징계를 결정하기 전에 징계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보장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이 사건 취업규칙에 따르더라도 피고가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해당 근로자가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그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해고의 사유로 이 사건 제7 내지 제10 징계 사유를 내세우고 있고 원고에게 보낸 징계의결서(갑 제1호증의 2)에도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으나, 위 사유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의 비위행위를 전혀 특정하지 않고 있고, 징계의결서(갑 제1호증의 2)나 징계위원회 회의록(을 제24호증)의 각 기재를 보더라도 원고로서는 위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7 내지 제10 징계사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제11 징계 사유에 관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 제14호는 징계사유로 ‘무단결근, 무단지각, 무단외출, 무단조퇴 및 당직불이행 등 성실의무를 위반한 자’를, 이 사건 취업규칙 제56조 제2호는 해고사유로 ‘출근상황이 불량하다고 3회 이상 징계처분을 받은 자’를 각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위 각 규정의 내용, 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 제56조의 제2호에서 정한 해고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 제14호에서 정한 징계사유만을 들어 원고를 해고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 제14호는 제56조 제2호의 규정에 비추어 해석할 때 정당한 이유 없는 무단지각 등이 ‘출근상황이 불량하다고 3회 이상 징계처분을 받은 자’ 등과 비견될 만큼 중대한 경우이어서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갑 제2호증, 을 제17, 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새벽 근무를 마치고 휴식을 취한 뒤 10시 또는 10시 30분경 사무실로 출근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원고의 행동을 피고가 징계의 종류 중 가장 무거운 해고 사유로 삼는 것은 부적법하다.
표준근로계약서(갑 제2호증)에 의하면 근로시간이 9시부터 18시까지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근로시간에 관하여, 피고는 “피고 회사의 주된 영업은 I 또는 J와 같은 경기도권 공장의 출퇴근 버스를 운행하는 것이었으므로, 이른 새벽의 근로는 당연히 예정되어 있던 것이었고, 원고도 이를 알고 입사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취업규칙 제26조에도 ‘기본 근로시간은 09:00~18:00으로 하나, 운수업 업무의 특성, 근로형태 및 담당업무 등 감안하여 전항의 범위 내에서 개별 직원의 소정근로시간, 휴게시간, 시업 및 종업시각 등은 개별 근로계약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하는 시간으로 한다.’, ‘전항의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은 회사의 업무 사정 및 직종, 단위부서나 사업장 및 계절 특성 등에 따라 알맞게 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원고의 업무 사정에 따라 원고의 근무시간도 변경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가 9시까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계약서에 약정된 근로시간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출근 시간이 앞당겨 지면서 원고의 오전 휴게시간이 조정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고는 통근 버스 시간에 맞추어 2020. 11. 20부터 2021. 1. 24.까지는 3시 30분부터 14시까지 근무하였고, 2021. 1. 25.부터 2021. 4. 30.까지는 3시부터 14시까지 근무하였는데, 원고가 10시 또는 10시 30분경 사무실에 출근하였다고 하더라고 근로계약서에 약정된 1일 8시간의 근무시간은 지켜져 온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징계를 받기 전 피고로부터 출근상황이 불량하다는 지적을 받거나, 출근상황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3회 이상 징계처분을 받은 적은 없다.
이 사건 제12 징계 사유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가 사무실에서 대기해야 함에도 본인 차량에서 대기하였고, 이에 대한 회사의 시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를 개선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결행 보고를 사무실에서 할 것을 지시한 사실 및 원고에게 시정을 요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12 징계사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설령 피고의 주장대로 원고가 피고의 지시를 위반하여 본인 차량에서 대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을 제2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이러한 정도의 잘못이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제56조 제1호 내지 제15호의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고,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로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를 해고 사유로 삼는 것은 부적법하다.
피고의 사무실과 차량은 도보로 5분 정도의 거리에 불과하여 원고가 버스나 본인 차량에서 근무하면서 결행 보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근무 장소를 이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가 차량에 대기하여 결행 발생 시 조치를 적절히 하지 못하였다는 등 직무상 의무를 태만히 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 이전 원고에게 근무 장소 위반과 관련한 징계나 시정 요구가 있었다고 볼 객관적 자료가 없다.
이 사건 제13 징계 사유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가 권고사직에 동의한 후 이를 번복하여 회사 인력 운영 등에 차질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18호증(K 진술서), 을 제19호증(F 진술서)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권고사직에 동의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13 징계사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사직의 의사를 번복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원고의 행동이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제56조 제1호 내지 제15호의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고,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로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를 해고 사유로 삼는 것은 부적법하다.
이 사건 제14 징계 사유에 관하여
사문서에 날인된 작성 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 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민사소송법 제358조에 의하여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5912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표준 청년내일채움공제 지원 협약서(갑 제3호증) 중 피고의 법인 직인이 찍혀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으므로, 표준 청년내일채움공제 지원 협약서(갑 제3호증)는 작성 명의인인 피고의 의사에 따라 진정하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허락을 받은 것처럼 경리부서 직원인 L을 속여 피고 법인 인감을 날인하게 함으로써 무단으로 피고의 직인이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근로자인 L이 작성한 진술서(을 제2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3, 7,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가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을 부탁하자 C는 원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당연히 도와줄 것이고, 관련 서류 절차에 대해서 알아보고 보고하라”는 취지로 답변한 사실, ② 원고는 2018. 7. 1.경 C에게 청년내일채움 공제 가입을 위해 표준근로계약서(갑 제2호증)와 정규직 채용(전환)자 명단통보서(갑 제7호증)를 제시하였고, C가 위 서류에 직접 서명을 하고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피고가 당시 원고의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에 적극 협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제14 징계사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제15, 16 징계 사유에 관하여
관련 법리 및 이 부분 징계사유 판단의 기준
근로자의 어떠한 행위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상 징계사유를 정한 규정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원고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보험설계사로 일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취업규칙 제56조 제13호는 ‘회사의 승인 없이 타 직장에 취업한 자’는 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은 근로계약관계에서 일체의 다른 영리 활동, 즉 겸업을 하지 아니할 근로자의 의무가 당연히 도출된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일 사용자로부터 사전승인을 받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겸업을 절대적으로 금지한다면 이는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침해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승인 없이 겸업활동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 겸업활동 자체를 징계사유로 삼기 위해서는 원고의 겸업활동이 근로제공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피고의 기업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이거나, 경쟁상대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등 피고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이거나, 회사의 비밀 누설 또는 명예훼손 등이 우려되는 행위인 경우 등에 해당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취업규칙 규정 역시 이러한 경우를 징계대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원고가 담당 업무의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겸업활동을 함으로써 피고의 내부 규정상 징계대상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을 제24호증의 기재, 증인 M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근무시간 중 근무장소에서 담당 업무의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겸업활동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바, 이 사건 취업규칙 제56조 제13호에서 정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가 보험설계사로 일하며 영리를 취하였다는 점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
원고는 피고에 취업하기 이전부터 보험설계사로 일해 온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회사의 승인 없이 타 직장에 취업’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피고 회사의 근무시간 외에 일해 온 것으로 보이며, 원고가 수행한 겸업 활동이 피고의 사업영역과 충돌하는 등 그 자체로 피고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었다거나 비밀 누설 등이 우려되는 행위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겸직 활동으로 피고에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원고가 근무시간 중 직장 동료들에게 영업활동을 하였다거나, 보험설계사 업무에 자신의 직위나 직무를 이용한 것으로도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의 대표이사인 C는 원고가 보험설계사 일을 병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해고처분 이전까지 원고의 겸직 활동을 제지하지 않았고, 특별히 문제 삼지도 않았다.
원고의 동료 직원인 증인 M은 “원고가 피고회사에 근무하면서 보험업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원고가 C 사장님이나 임직원들에게 이미 말하였던 관계로 회사임 직원들이나 심지어 기사들에게도 다 알려 있었다. 회사의 임직원들이나 기사들이 수시로 교통사고와 보험업무 등에 관하여 원고에게 보험 상담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제17 징계사유에 관하여
을 제2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21. 2. 3.부터 같은 해 5. 4.경까지 근무시간 동안 하루 평균 업무 외 사이트에 23회, 타 회사 사이트에 15회, 군부대 사이트에 1.3회 정도 접속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과 같이 원고가 근무시간에 업무용 컴퓨터를 업무 외의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원고의 행위가 적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 전에 원고의 위와 같은 근무태도상 문제점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제기되었다고 볼 객관적 자료가 없는 점, 원고가 군부대 사이트에 접속한 사실만으로 회사의 정보를 불필요하게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앞서 살핀 사실관계만으로 원고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업무 태만이나 불필요하게 회사 정보를 취득한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17 징계사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8069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내지 17징계사유는 개별적으로 징계해고의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음은 물론, 이를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그 비위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재량권의 한계를 과도하게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626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임금 지급 의무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고, 이 사건 해고 이후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전부를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그 지급할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그 급여 상당액은 해고 당시의 평균임금으로 보는 것이 상당한데, 이 사건 해고처분 당시의 원고의 평균임금이 3,140,000원인 사실은 피고가 다투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이 이루어진 2021. 6. 30.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3,140,00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상 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의 유효를 주장하면서 현재까지도 임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이상 원고는 장래이행의 소로서 이를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양우창(재판장) 곽여산 구현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