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4. 9. 10. 선고 2023고정39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이천시 B에 있는 C초등학교 신축공사(이하 '공사1'이라 한다) 현장과 천안시 D 상가 신축공사(이하 '공사2'라 한다) 현장에서 건설업 면허 없이 미장·방수공사분야를 (주)E 대표이사 F로부터 하도급받아 상시근로자 9명을 사용하여 2021. 7. 20.부터 2021. 8. 18.까지 미장·방수공사를 시공한 개인건설업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공사1 현장 및 공사2 현장에서 2021. 7. 20.부터 2021. 8. 18.까지 미장공으로 근무한 G의 2021년 7월 임금 3,0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내역과 같이 근로자 9명의 임금 합계 25,27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에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해당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해당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해당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채택할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해당 피고인과 공범관계가 있는 다른 피의자에 대하여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는 등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의 요건을 갖춘 경우라도 해당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한 이상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 그 당연한 결과로 위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는 사망 등 사유로 인하여 법정에서 진술할 수 없는 때에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규정인 형사소송법 제314조가 적용되지 아니한다.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하여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진술조서나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가 경찰수사 단계에서 작성한 진술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공동정범이나 교사범, 방조범 등 공범관계에 있는 자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 등 행위자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행위자가 아닌 법인 또는 개인이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경우, 이러한 법인 또는 개인과 행위자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3도718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6도9367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는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에는 그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이를 위반한 직상 수급인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하수급인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것이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의 적용을 받는 직상 수급인이 근로기준법 제44조의 경우와 달리 자신에게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하수급인의 임금 미지급으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책임을 부담하고,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는 경우에는 함께 책임을 면하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에 따라 처벌되는 직상 수급인과 하수급인과의 관계는, 하수급인이 저지른 법규위반행위가 직상 수급인의 법규위반행위와 사실관계가 동일하거나 적어도 중요 부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내용상 불가분적 관련성을 지닌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형법 총칙의 공범관계나 양벌규정에서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등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인권보장적인 요청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은 위 처벌규정에 따른 직상 수급인과 하수급인 사이에서도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이 F의 부탁으로 현장을 관리하던 직원에 불과할 뿐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 F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개인건설업자가 아니므로 근로자들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피고인이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 F로부터 하도급받은 개인건설업자라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F의 피진정인 진술서(증거목록 순번 22), 피고인과 F에 대한 경찰 대질 진술조서 중 F의 진술 부분(증거목록 순번 30), F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증거목록 순번 46)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하수급인으로서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F은 피고인의 직상 수급인으로서 피고인이 사용한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서 규정한 임금 지급의 연대책임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2023. 2. 21. 함께 약식기소되어 2023. 5. 15. 이 법원에서 각 벌금 5,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 위 약식명령은 피고인에게 2023. 5. 26. 송달되었으나 피고인이 2023. 6. 2. 이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F에게는 2023. 6. 22.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되어 그 무렵 확정된 사실, 피고인은 제2회 공판기일에서 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F의 피진정인 진술서(증거목록 순번 22), 피고인과 F에 대한 경찰 대질 진술조서 중 F의 진술 부분(증거목록 순번30), F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증거목록 순번 46)를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였는바이는 내용 부인의 취지로 보이고, F은 현재 소재불명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하수급인인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직상수급인인 F의 진술서, 사법경찰관 작성의 F에 대한 진술조서 및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고 그 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이상, 위 각 증거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이 적용되어 그 증거능력이 없고, 형사소송법 제314조를 적용하여 위 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도 없으며, 달리 피고인이 하수급인으로서 근로자들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