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중구 C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인천 옹진군 E 소재 F 치안센터 공사를 상시 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시공한 사용자인바, 2011. 5. 11.부터 2011. 5. 27.까지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G의 임금 1,575,000원, H의 임금 1,425,000원, I의 임금 975,000원, J의 임금 300,000원, K의 임금 300,000원 등 합계 4,575,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이고,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는바,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고, '그 밖에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이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807 판결 참조).
또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참조), 형식적으로 대표이사나 이사 등에 등기되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그 회사를 경영함으로써 임금 지급에 관한 실질적 권한과 책임이 있는지 여부가 그 판단 기준이 된다고 할 것이다.
인정사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1. 3. 8.자로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2011. 12. 15.까지 위 등기가 유지된 사실, 피고인은 2011. 5. 24. 이 사건 F 치안센터 공사를 담당하던 L이 공사를 중단하자 L에게 공사 재개를 독려하면서 공사대금으로 500만 원권 가계수표 4매를 교부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증인 M, N, O의 각 법정 진술, 증인 P의 일부 법정 진술 및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면, ① P이 2011. 3.경 광주에서 D을 타인 명의로 실제 운영하던 중 위 회사의 주사무소를 인천으로 이전하면서 Q과 사이에 당시 P이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 50%에 대한 양도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사실, ② 피고인은 Q으로부터 2011. 3. 7. "상기 본인은 연봉 2,760만 원으로 시작할 것이며 3개월이 지난 후 급료를 상향 조정할 것이고, 회사의 사정상 대표이사를 형식적으로 당분간 맡는 것으로 하고, 이로 인하여 법적으로 생기는 민, 형사상의 문제는 모두 일체 회사에서 책임질 것을 확인하며, 피고인은 대내, 대외적으로 회사의 경영 및 운영과는 전혀 무관함을 확인합니다. 근무의 범위는 단순히 운전하고, 회사의 서류를 정리 정돈하는 것으로 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서 및 확인서'라는 제목의 서면을 교부받고, 다음날 피고인 명의로 D의 대표이사 등기를 경료한 사실, ③ 한편 P은 2011. 2.경 M과 사이에 M이 관급공사를 수급하여 오면 공사대금의 일정금액을 수수료로 받기로 합의하여 M이 D에서 전무이사 직함으로 근무하기 시작한 사실, ④ M은 2011. 4. 19. 인천중부경찰서가 발주한 위 공소사실 기재 F 치안센터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수급한 이후 L과 사이에, L이 전문건설업면허를 대여받아 오면 D과 사이에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전까지는 D이 직영 형식으로 공사하기로 합의한 사실, ⑤ M은 위 합의 무렵 L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소장으로 R을 소개받아, L과 R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게 한 사실, ⑥ L과 R이 이 사건 근로자들을 이 사건 공사현장의 인부 등으로 고용하였으며, 작업지시, 감독 및 출역관리 등은 R이 전담한 사실, ⑦ L은 R과 함께 이 사건 공사를 하던 중 추가대금이 지급되지 아니하자 2011. 5. 18.경 공사를 중단한 사실, ⑧ M, L 등은 이 사건 공사 중단 이전에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보고를 한 바가 없는 반면, M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인천광역시장에게 경영안정자금 지원신청을 하면서 2011. 4. 15. 당시 광주에 거주하던 P에게 위 경영안정 자금지원 신청서 등을 팩스로 전송하였고, 2011. 5. 4. 역시 P에게 발주처인 인천중부경찰서로부터 지급받은 선급금의 지급 방안에 대하여 팩스를 전송하면서 F 치안센터 신축공사 자금 집행 계획, F현장투입현황, F 현장 투입비 현황(4~5월) 및 일용노무비지급명세서의 문서를 전송한 사실, ⑨ 당시 P은 광주에 거주하면서 D의 통장과 법인인감을 실질적으로 관리하였고, D의 인천 소재 사무실에는 피고인, Q, N 등이 일을 하였으며, 경리를 담당했던 N은 Q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한 사실, ⑩ L이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퇴직하자, Q이 채용한 O가 2011. 6.경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대리인으로서 일을 하였으며, O는 Q의 지시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는 아무런 지시를 받은 바가 없는 사실, ⑪ 피고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L에게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교부하였던 것은 실질적 운영자로서의 자금 집행이라기보다는 P의 지시에 따라 교부를 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L 또한 피고인을 그날 사무실에서 처음 보았다고 진술한 사실, ⑫ 한편 D에 물품을 공급한 S가 2011. 6. 24. D에 물품대금 지급을 독촉하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내면서 Q, T(법인등기 부상 전 대표이사로 등기된 자)를 대표자로 기재하고, 구매자를 'D회사 Q'이라고 기재하여 청구한 사실이 인정된다.
판단
위 나.의 2)항에서 기재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고용할 당시 D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람은 P 내지 Q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이 편의상 대표이사 명의를 빌려주었다고 하더라도, D 내에서의 피고인과 P, Q의 역할, 업무 분장, 회사 내 자금입출금에 관한 결재내역, 직원들도 P 내지 Q을 실제 사장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점,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을 비롯하여 D의 실질적인 운영자 내지 사용자로서 근로자들에 대한 급여를 주기로 약정하였다거나 D의 제반 업무를 지시하거나 업무 전반에 관여하였다는 등의 객관적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는 점(오히려 이 사건 공사 수주, 진행과정 및 자금운용,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한 직원 채용 및 급여 책정, 근무관리 등 이 사건 공사 및 D의 모든 업무에 있어 피고인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보여진다) 등의 제반 관계에 비추어 보면, 위 나.의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이 D의 실질적 운영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주라거나,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사업경영담당자 내지 그 밖에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위 인정에 반하며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P의 일부 법정 진술, P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사본 및 P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P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사본(2011고정5230, 제4회 공판조서) 중 일부 기재는 위 증인들의 증언 및 피고인과 P의 관계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송미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