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동구 E에 있는 F(주)(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G지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으로 상시근로자 42명을 고용하여 버스 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에 의해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노조인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F지회가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결정되어 2015. 12. 21.경부터 이 사건 회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5. 12. 30.경 위 G지점 사무실에서, 이 사건 회사의 제2노조인 전국운수사업민주버스노동조합 F지회와 단체교섭을 하는 등 교섭대표노동조합인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F지회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
사용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5호에 의해 근로자가 정당한 단체행위에 참가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1. 29. 경부터 인천 동구 E에있는 위 G지점에서,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F지회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따라 연장근로거부에 참여한 조합원을 상대로 징계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고 배차를 중지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관계 및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사용자 지위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거나 그와 관련하여 연장근로거부에 참여한 조합원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없다고 여겨지고, 달리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이 회사의 설립과정 및 운영 형태 등
이 사건 회사가 설립된 2001.경 이전에는 4개의 버스회사가 별도의 노선을 갖는 형태로 운영되던 중, 2001.경 인천광역시의 버스공영제 정책 시행에 따라 40대 이상의 면허대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하여 4개의 버스회사가 통합하여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사건 회사가 통합되기 하였지만 그 이후로도 기존의 각 회사와 같이 본점 및 다른 3개의 지점(G지점, H지점, I지점)별로 경영상 일부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피고인이 운영하는 G지점의 경우 2014.경 이전에는 노동조합이 제대로 존재하지 않다가, 최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F지회(이하 '1노조'라 한다) 및 전 국운수산업민주버스노동조합 F지회(이하 '2노조'라 한다)이 함께 생기면서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노동조합간 갈등 관계가 발생하였다.
노동조합 교섭단위 결정에 관한 분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3은 '교섭단위 결정'과 관련하여 원칙적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기준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고(제1항), 다만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회사의 각 노동조합의 구조를 살펴보면, 2015. 12. 31.경 기준으로 이 사건 회사의 전체 근로자들 중 1노조의 조합원수는 69명, 2 노조의 조합원수는 49명이고, G지점 기준으로 할 경우 1노조의 조합원수는 23명, 2노조의 조합원수는 22명이었다. 그런데 2014.경부터 1노조와 2 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와 관련하여 분쟁이 지속되었고, 2014.경부터 2016.경에 이르기까지 단체교섭 대표노조 관련 행정소송 등까지 상당한 기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각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분쟁 등
G지점의 전 회사를 운영하던 J(현재 이 사건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이다)의 아들인 피고인은 G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피고인으로서는 기존부터 이 사건 회사의 본점과 일부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되는 G지점이 독립적인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이유로 2015. 11.경 G지점 내에서 본사와 별도로 각 노동조합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것을 알리는 취지의 공고문을 게시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당시 G지점 내에서 2노조만 피고인측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1노조가 별도의 교섭요구를 하지 않자, 피고인은 2노조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공고하였음)
반면 이 사건 회사는 2015. 11.경 1노조와 사이에 단체교섭을 체결하는 등 절차를 진행하였고, 이와 별도로 G지점이 위와 같이 2노조와 사이에 단체교섭을 진행하자 G지점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 이에 따라 진행된 분쟁에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1. 27.경 'G지점이 인사, 노무 등에서 일정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 사건 회사에 속한 조직으로 보아 별도의 교섭단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측에서 행한 교섭요구 공고 및 확정 등 절차는 법률상 효력이 없는 사인간의 법률행위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각하하는 결정하였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증인 K, L, M의 각 법정진술 및 제반 자료들을 더하여 보더라도, G지점에 이 사건 회사와 분리되어 인사, 노무 등 일부 재량권 및 독립적인 운영체계 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지만, 법인 정관에서 대표이사가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고 회계 단위가 단일하게 통합되어 있는 등 법률적인 회사의 권리능력 등 다른 기준에 비추어 보면, G지점이 이 사건 회사와 분리되어 독립된 하나의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피고인의 단체교섭 거부 행위 등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이 이 사건 회사가 G지점을 비롯한 각 회사가 2001.경 통합하여 설립한 다음 각 지점별로 일부 독립적인 운영행태나 재량권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된 이상 별도의 사업장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인데, 그렇다면 G지점을 운영하는 피고인의 지위는 이 사건 회사의 임원에 불과하다고 여겨지므로, 피고인이 2노조와 사이에 단체교섭을 체결하면서 1노조의 단체교섭요구를 거부한 행위 또한 법률상 효력이 없는 사인의 행위에 불과할 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한 사용자이 지위에서 행하여진 행위로 볼 수 없다.
이와 반대로 만일 이 사건 회사가 형식상 법인에 불과하고 G지점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사업장에 해당하여 별도로 단체교섭이 가능한 경우라면, 피고인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2노조의 교섭요구 등에 따라 각 노동조합에 교섭요구 공고 등 절차를 진행하여 절차상 하자 없이 2노조와 사이에 단체교섭을 체결한 이상, 피고인이 이후 1노조의 교섭요구에 불응하였다하고 하더라도 이를 부당한 거부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결국 어떠한 경우이던지 피고인이 1노조에 대한 부당한 교섭거부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이유로 진행된 근로자들의 노동행위가 정당한 것인지 의문의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이 사건 회사와 G지점 사이의 관계 및 각 노동조합들 간의 대립관계 등 분쟁이 지속되던 상황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단체교섭 거부 등 이유로 소속 근로자들이 근로를 거부하자 이에 대하여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 또한 부당노동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노동조합 단체교섭 문제로 근로자들에게 부당한 노동행위를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