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8. 12. 13. 선고 2017고정1877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서구 D에 있는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214명을 사용하여 여객버스운송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용자이다.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4. 5. 22.부터 현재까지 근로하고 있는 F의 2015. 5.분 임금 차액(호봉 미승급에 따른 임금 차액) 629,710원을 비롯하여 별지 체불내역과 같이 재직 근로자 4명의 임금 합계 14,979,881원을 각 임금 정기 지급일인 매월 15일에 각 지급하지 않았다.

2.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E 주식회사(이하 'E'라고 한다)의 대표자로서 E는 운전직 근로자들의 임금에 대하여 노사간에 체결된 임금협정서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였다. 임금협정서의 규정에 따라 E는 당시 노조지부장이었던 G과 협의하여 운전직 근로자들의 호봉 승급 여부를 결정하였고 승급심사 결과 결정된 호봉에 따라 임금을 계산하여 지급하였을 뿐 공소사실과 같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과소지급한 사실은 없다.

3.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①

E에 적용되는 2014년도 단체협약서 제24조는 호봉승급에 관한 규정인데 '회사는 호봉승급시 임금협정서에 따르되 승급심사를 사전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협의하여야 한다'고 되어있고, 인천광역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2015년도 임금협정서 제4조는 임금체제에 관한 규정인데 제5항 제2호에 '종업원(운전자)의 호봉은 근속연수에 따라 자동으로 승급하되, 근속연수 8년까지로 한다. 단, 1호봉에서 2호봉으로 또는 2호봉에서 3호봉으로 승급하는 때에는 근속연수와 상관없이 인천시 수입금공동관리지침에 의한 인건비한도금액 범위 내에서 심사 후 승급하되, 인천시 수입금공동관리지침의 인건비한도(정규직 90%, 비정규직 10%)가 폐지된 때에는 즉시 승급심사를 폐지하고 모든 호봉의 승급을 근속연수에 따른 자동 승급으로 전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단체협약서와 임금협정서의 문언상 E의 운전직 근로자에 대한 1호봉과 2호봉, 2호봉과 3호봉 구간에서의 호봉 승급은 자동으로 승급되는 것이 아니라 E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사이의 심사를 거쳐 승급하되, 근로자들의 주장과 같이 수입금공동관리지침의 인건비 한도금액을 최대한 소진하도록 호봉승급을 반드시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심사를 거치게 함으로써 승급 여부에 관하여 회사 측에 재량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②

E 측에서는 2014.경부터 2016.경까지 E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지부장으로 근무하던 G과 호봉 승급 대상인 근로자들에 대한 호봉 승급 심사를 한 후 호봉 승급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③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E 노사간에 이루어진 호봉 승급 심사 결과 2014. 8.경에는 근로자 17명을 1호봉에서 2호봉으로, 근로자 16명을 2호봉에서 3호봉으로 각 승급하였고, 2015. 10.경에는 근로자 20명을 2호봉에서 3호봉으로 승급하였으며 다만 위와 같이 호봉을 승급한 결과 E 측에서 인건비한도금액이 초과된다고 판단하여 2014. 3. 이후에 입사한 운전직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1호봉에서 2호봉으로 승급하지 아니하고 1호봉B를 만들어 승급하였으며, 2016. 10.경에는 해당 월 말일자로 정년자 2명이 발생하여 승급심사를 통해 근로자 4명만을 1호봉B에서 3호봉으로 승급한 것으로 보인다. E 측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의 심사를 거쳐 호봉 승급 여부를 결정하였고, 위와 같이 결정된 호봉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이상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미지급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④

설령 위 단체협약서와 임금협정서의 규정이 수입금공동관리지침의 인건비한도금액을 최대한 소진하도록 호봉승급을 반드시 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하더라도, 인천광역시의 시내버스 표준원가에 따른 운송비용 정산지침에 의하면 주간 가정산, 월별 가정산 뿐만 아니라 분기정산 및 년 정산을 통해 운전직 인건비가 최종적으로 정산되므로 노사 간의 호봉 승급 심사 당시 수입금공동관리지침의 인건비한도금액이 얼마나 소진되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바,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당시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