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 5. 2. 선고 2018나52979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제1심 공동피고 C의 아들이다.

나.

원고는 2016. 9. 경 C과 사이에, C이 건축자재 및 건축에 필요한 기계와 공구 대여비 등을 부담하고, 원고와 그 처 D에게 인건비 명목의 돈을 지급하여 원고가 양주시 E 지상에 2층 목조 단독주택(연면적 합계 94. 68m² , 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하기로 하는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6. 10. 5. 경부터 이 사건 건물의 공사를 수행하다가 2017. 2. 16. 경 중단하였다.

라.

이후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의정부지방법원 의정부등기소 2017. 3. 29. 접수 제26769호로 피고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피고와 C은 이 사건 건물의 건축을 위하여 원고와 그 처 D에게 일당 300,000원 및 식대를 지급하고 자재대금 등을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는바, 공사기간 중에 발생한 원고와 D의 일당 및 식대는 총 35,515,000원(= 일당 33,612,500원 + 식대 1,902,500원)이고, 공사기간 중에 원고가 지출한 자재대금과 기타 잡비는 총 26,086,462원이다. C은 원고에게 43,273,275원을 입금하여 자재대금과 기타 잡비 26,086,462원 및 일당 및 식대 중 일부인 17,186,813원에 충당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C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나머지 일당 및 식대 18,328,187원(= 35,515,000원 - 17,186,813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근로기준법 제44조1)(도급 사업에 대한 임금 지급) 제1항에 의하면,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는 건축주이자 C의 직상 도급인으로서 C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미지급 일당 및 식대 18,328,187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C은 자기 명의의 건물이 강제경매 되는 등 자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 사건 건물부지 및 이 사건 건물의 명의를 피고에게 신탁해 놓았는바, 이는 C이 원고에게 일당 및 식대를 지급할 아무런 의사나 능력도 없으면서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피고는 자신의 명의를 빌려줌으로써 C의 위와 같은 사기 범행에 가담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C과 공동하여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18,328,187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C은 강제집행을 면탈하기 위하여 이 사건 건물 부지 및 이 사건 건물을 피고에게 명의신탁하였고, 피고는 자신의 명의를 C에게 빌려줌으로써 이에 가담하였는바, 결국 피고와 C은 공동하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내지 강제집행면탈이라는 불법행위를 범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C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18,328,187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약정에 따른 책임 성립 여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인건비 등을

1)

원고는 2019. 3. 15. 자 준비서면에서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따른 책임을 주장하나, 주장 내용에 비추어 이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 오기로 보인다.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미지급 일당 및 식대 18,328,187원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근로기준법상 책임 성립 여부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이고, 건축주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하지만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주라거나, 건축주라는 사실만으로 피고가 C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신축공사를 도급주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가 C의 직상 도급인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건물은 원고가 설계도면을 작성하고 스스로 자재 등을 구입하여 건축한 것으로 C이 원고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② C이 직접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원고에게 제공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구입한 자재의 대금을 원고에게 이체하거나 대신 결제하였을 뿐인 점, ③ C이 원고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거나 원고가 이에 구속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원고는 C으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은 것이 아니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도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C과 이 사건 건물 신축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일뿐이고, 원고가 지급받기로 한 금전의 명목이 비록 '일당'등일지라도,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결국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더라도 이유없음에 돌아간다. ]

다.

사기로 인한 공동불법행위책임 성립 여부

원고는, C의 사기 범행에 피고가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는 방법으로 가담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묻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8, 1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C 소유의 양주시 F G호 건물에 관하여 코레일의 신청으로 2015. 9. 16. 강제경매가 개시되었으나 2016. 5. 11. 이미 위 강제경매 절차는 종결되었던 점, ② 원고도 코레일의 C 소유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점, ③ C은 2016. 10. 6. 이 사건 계약의 선불금으로 원고가 지정한 H의 계좌로 3,000,000원을 입금한 것을 비롯하여, 2017. 2. 11. 까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인건비와 자재대금 등의 명목으로 합계 43,273,275원을 이체한 점, ④ 원고는 2017. 2. 16. 경 이 사건 건물의 공사를 중단하였고, 이후 C과 사이에 공사대금 및 하자보수에 대한 다툼이 있어 왔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C이 원고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자력이 없는 상태임에도 자신의 자력에 관하여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가 C의 사기 불법행위에 가담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강제집행면탈로 인한 공동불법행위책임 성립 여부

원고는, 피고가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는 방법으로 C과 공동하여 강제집행면탈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피고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묻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3자에 의한 채권의 침해가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는 있으나, 제3자의 채권침해가 반드시 언제나 불법행위로 되는 것은 아니고 채권침해의 태양에 따라 그 성립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정하여야 하는바, 제3자가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로 하여금 채권의 실행과 만족을 불가능 내지 곤란하게 한 경우 채권의 침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제3자의 행위가 채권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하기 위하여는 단순히 채무자 재산의 감소행위에 관여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제3자가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의 존재 및 그 채권의 침해사실을 알면서 채무자와 적극 공모하였다거나 채권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사회상규에 반하는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였다는 등 채권침해의 고의·과실 및 위법성이 인정되는 경우라야만 할 것이며, 여기에서 채권침해의 위법성은 침해되는 채권의 내용, 침해행위의 태양, 침해자의 고의 내지 해의의 유무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하되, 거래의 자유 보장의 필요성, 경제·사회정책적 요인을 포함한 공공의 이익, 당사자 사이의 이익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다25021 판결 등 참조).

위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건축신고를 하였고, 2017. 3. 29. 피고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으며, 이 사건 건물과 그 부지에 관하여 2017. 4. 28. 채권최고액 91,000,000원, 채무자 피고, 근저당권자 조합의 근저당권이 마쳐지기는 하였으나, 실제로 이 사건 건물 부지의 매입부터 이 사건 건물의 신축, 이 사건 건물을 담보로 한 대출실행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법률행위는 실제로 C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C이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하여 이 사건 건물의 소유 명의를 피고로 할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인바, C이 자신의 자력에 관하여 원고를 기망하거나, 이 사건 건물의 소유 명의에 관하여 원고를 속인 것으로 판단되지는 않는다.

그러하다면 피고와 C의 위와 같은 행위가 C의 다른 일반채권자들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별론, 원고에 대하여까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의 채권실현을 곤란하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원고의 채권 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C의 강제집행면탈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결국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장윤선(재판장) 권혁재 박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