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8. 11. 7. 선고 2018노577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1>)

가.

신분범의 공동정범은 비신분자가 신분범의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는 비신분자인 피고인의 죄가 되지 않는 행위에 신분범인 C이 관여한 것에 불과할 뿐 피고인이 C의 범행에 가담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은 C과 공동정범이 성립하지 않는다.

나.

피고인은 B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으로서 노동조합 집행부의 비리를 밝히고 이를 개혁하기 위해 자주적이고 주도적으로 활동하였을 뿐이고, 피고인과 C이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은 피고인이 C에게 친분관계상 의견을 구하고 이에 대하여 C이 피고인에게 조언을 한 것에 불과할 뿐이므로,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의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판단

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에 사용자가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는 것이어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를 위반하는 자를 처벌하는 노동조합법 제90조는 사용자의 지위를 가진 자만이 정범이 될 수 있는 진정신분범에 해당한다. 한편 형법 제33조 본문에는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행위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게도 전3조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되어 있는바, 이는 비신분자는 단독으로는 신분범을 범할 수 없으나 비신분자가 신분자와 공동으로 진정신분범을 범하거나, 비신분자가 진정신분범을 교사·방조한 때에는 형법 제33조 본문이 적용되어 비신분자도 진정신분범의 공동정범, 교사·방조범의 죄책을 지고, 이에 따라 처벌된다는 의미이다. 정범과 공범의 관계에서는 공범이 정범의 범행에 가공하는 것이지 정범이 공범의 범행에 가공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되므로 신분자가 비신분자를 교사·방조한 경우에는 형법 제33조가 적용될 수 없다 할 것이나, 신분자와 비신분자가 공동으로 행위를 한 경우에는 신분자가 비신분자의 범행에 가공하였다고 할 수도 있고 비신분자가 신분자의 범행에 가공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형법 제33조를 적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경우에 비신분자인 피고인이 신분자인 C과 공모하여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피고인은 C과 함께 노동조합법위반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하 '피고인이 C과 공모하여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에서 규정한 '사용자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에는 노동조합의 운영에 직접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에 반대하는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② 피고인은 2014. 3. 17. 09:07경, 같은 달 20. 08:21경, 같은 달 21. 08:31경 C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의 노조활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 대응방안, 피고인이 노조 집행부의 비리를 주장하면서 노조 소속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조직한 'L(이하 'L'라 한다) 활동의 조직 결성 방향,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을 비롯한 B 소속 직원들의 성향분석 및 분류(L 리더그룹, 핵심그룹, 우호그룹), L 리더 행동강령과 구체적인 수행계획 등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한 반대활동 과정에서 작성된 다수의 자료들을 파일 형태로 첨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한 반대활동에 관하여 보고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이에 대하여 C은 2014. 3. 17. 10:21경, 같은 달 21. 09:18경 피고인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 집행부의 비리를 입증할 증빙자료를 확보하여 직원들에게 모두 알리고 사법적 대응 등을 할 것과 현재의 인원으로라도 즉시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피고인이 보낸 L 선언문 수정문의 내용이 아주 좋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점, ③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이메일은 친분관계가 있는 C에게 의견을 구하고 이에 대하여 조언을 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 피고인은 C에게 '노동조합 회계감사 결과보고서를 검토한 내용을 읽어보고 수정·보완이나 좋은 의견을 달라, 주변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라고 C에게 명시적으로 의견 개진과 L 활동과 관련한 도움을 요청한 점, ㉡ 이에 C은 피고인에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번 일이 잘 되기 위해서는 많은 직원들이 필요할 것이다, 핵심요원들이 노동조합을 방문하여 회계서류를 열람하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증빙자료를 파악하고 그 집행의 부당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부당한 집행이 발견되면 전 직원들에게 알리고 사법기관에 처분을 맡기면 모든 것이 정상화 되리라 보인다, 적당한 선에서 어느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실행에 옮기는 것이 어떨까 싶다'라고 피고인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점, ㉢ 피고인은 재차 C에게 'L 조직은 리더그룹 7명, 핵심그룹 11명, 우호그룹 36명, 총 54명으로 출발하였다, 회원은 최소 200명까지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노동조합 임원 탄핵까지 생각하고 있다, 당분간 L 리더 7명 이외에는 절대 보안을 유지하기로 하였으니 소장님(C)도 보안 부탁드린다'라고 사용자인 C에게 보안사항에 해당하는 L의 활동 계획에 대하여 알린 점, ㉣ 피고인은 또한 C에게 '회의를 통하여 L 선언문을 구체적으로 수정 보완하였다'는 내용과 함께 L 선언문 수정본을 발송하였고, 이에 대하여 C은 피고인에게 '내용이 아주 좋다'라고 답변함으로써 피고인의 L 활동을 지지·동조하는 의견을 밝힌 점에 비추어, 피고인과 C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피고인이 주장하는 단순한 친분관계상의 의견 교환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점, ④ 피고인과 C은 사용자 지위에 있는 C이 피고인의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한 반대활동 즉 L 활동에 대해 지지·동조하는 등의 의견을 표명하는 것 자체가 외견상 사용자가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에 영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일 여지가 있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C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방법으로 B공단 D사업소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인 C과 공모하여 B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한편 이에 더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①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한 이후인 2018. 7. 24.자 변론요지서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② 2018. 9. 12. 제5회 공판기일에서 양형부당 취지의 주장도 하였으나, 이는 모두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한 이후의 주장으로 부적법하고,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이유 없으므로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문 제4면 마지막 행의 '노동조합관계조정법'을 '노동관계조정법'으로 고친다).

판사 오연정(재판장) 서인덕 이민지

각주1)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변호인의 2018. 4. 24.자 항소이유서 및 2018. 7. 24.자 변론요지서에 대하여는 변호인의 2018. 3. 21.자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