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1. 2. 16. 선고 2019가단21407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63,754,699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11. 4.부터 2021. 2. 16.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합판제조 가공 및 판매업 등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6. 7. 5.부터 피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이다.

나.

원고가 2017. 11. 4. 01:45경 재단기 작업 중 종절기 투입구에 있는 목재 분진을 제거하기 위해 에어호스를 사용하다가 투입되는 제품이 연결선을 쳐서 연결선이 기계에 끼면서 호스를 잡고 있던 원고의 손이 함께 말려 들어가 오른쪽 손가락 및 손목과 어깨 바로 아래 부위까지 롤러 사이에 끼이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손목 및 손의 다발성 열린 상처, 중지골의 골절, 어깨 및 위팔의 타박상, 원위지골의 골절, 팔의 으깸손상, 아래팔 부위의 요골 신경의 손상, 아래팔의 상세불명 부분의 으깸 손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29,978,290원(지급기간 2018. 11. 8.까지), 장해급여 19,925,23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위험한 기계를 사용하여 수입을 얻는 사용자가 그 기계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는 것은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증인 C의 증언, 갑 제9,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분진 제거나 청소 시 기계 전원을 차단하고 해야 한다는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실제 현장에서는 기계를 끄고 청소할 수 없는 여건 속에서 근로자들이 끼임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인정된다. 피고는 근로자들에게 안전수칙을 숙지시키고, 나아가 근로자들이 시간 압박으로 안전수칙을 포기하지 않고 실제로 지킬 수 있도록 충분한 인원을 확보하고 수칙 준수를 철저히 촉구하였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

1)

C은 피고 회사 재직기간 4년 동안 소음에 관한 교육 1회를 제외하고는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조회시간에 안전교육 문서 제목만 읽어주고 제목이 뭐였는지 되묻는 형식만 취했다고 진술하였다.

2)

피고가 안전교육의 증거로 제출한 을 제3호증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교육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고, 특히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기계 청소 및 정비 시 전원을 끄고 해야 한다'는 안전수칙이 교육 내용에 포함되었는지 알 수 없다.

3)

다음과 같이, 실제 현장에서는 인원 부족과 시간에 대한 압박으로 '청소나 정비시 기계를 끈다'는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무시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

원고가 일하던 공정에 필요한 인원은 최소 5~6명(투입 1명, 갑판 보수 2명, 갑판 샌더 1명, 선별 1명, 마무리 포장 1명)인데 이 사건 사고 당시는 3명이 작업하고 있었다.

나)

한편, 작업 중 발생하는 분진을 청소하지 않으면 합판더미의 높이를 조절해 주는 센서가 분진을 합판더미로 잘못 인식하게 되고, 분진이 롤러에 쌓이게 되면 불량품 생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공정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수시로 분진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

C은 '(주야간으로 나뉘면서 인원이 줄어들어) 필요한 물량 맞추는 데 시간이 더 걸렸기 때문에 기계를 멈추면 관리자들에게 눈치가 보여 작업 하는 동시에 청소 및 정비를 해야 했다', '쉬는 시간까지 할당해가면서 기계를 정비하기도 했다', '기계를 멈추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분진을 제거하는 것인데 분진을 제거하기 위해서 기계를 멈출 수는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라)

작업 중간 중간에 수시로 쌓이는 분진을 청소할 시간이 따로 있지는 않았다. 심지어 피고의 안전관리자 D은 '작업 중에 생기는 분진은 청소할 필요 없고 그대로 보내도 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D은 작동을 멈추게 하는 센서와 작업 과정에 필요한 센서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미루어 재단기 공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고 보이므로, '작업 중 청소 필요성 자체가 없다'는 진술은 믿기 어렵다.

마)

이 사건 사고 후에도 피고의 근로자들은 기계 작동을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재단 각도를 맞추는 작업을 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다.

또한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33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46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8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물림점을 가진 회전기계를 사용에 제공할 경우 동력으로 작동하는 기계에는 동력차단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 갑 제13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사용하던 재단기에는 비상 시 자리를 옮기지 않고 즉시 기계를 멈출 수 있는 장치가 존재하지 않았고, 사고 후에야 비로소 근로자가 줄을 당겨 작동을 멈출 수 있는 '급정지장치'를 설치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에게는 롤러의 위험에 상응하는 동력차단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원고의 손해를 확대시킨 과실도 있다.

라.

다만 원고도 스스로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만큼 재단기 작동방법과 위험성을 숙지하고 에어호스 사용 시 연결선과 롤러가 서로 간섭되지 않도록 주의하였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으므로 원고의 과실을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9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가.

일실수입

1)

기초사항: E생 남자

2)

직업 및 소득

가)

피고 회사 정년(만 60세가 되는 해의 12. 31.)인 2045. 12. 31.까지: 갑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직전 3개월인 2017. 8.부터 2017. 10.까지의 원고의 급여 평균액이 3,334,42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은 3,334,420원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취업규칙을 근거로 정년을 58세로 적용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사고 이전인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규정하면서 2017. 1. 1.부터는 상시 300명 미만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까지 위 규정이 시행되도록 하였는바(제19조, 같은 법률 부칙 참조), 이 사건 사고는 위 법률이 개정된 이후에 발생한 사고여서 연장된 정년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정년을 60세로 본다.

나)

2046. 1. 1.부터 2050. 3. 9.까지: 도시 일용노임 기준

3)

가동연한: 만 65세가 되는 날까지

4)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우측 주관절 이하의 요골 신경, 척골 신경, 정중 신경의 부전마비로 우측 수부 및 손목 관절의 근력 저하로 인한 능동적 운동 범위 제한, 우측 수부의 감각 저하가 남게 되고,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상 노동능력상실률은 25%(제조업 근로자 기준)임일 알 수 있다.

5)

계산(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휴업급여 지급기간 다음날인 2018. 11. 9.부터 계산함)

6)

과실상계: 163,679,929원( = 181,866,588원 × 0.9)

7)

장해급여 공제: 143,754,699원(= 163,679,929원 - 19,925,230원)

나.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사고 당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고통이 심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제조업 근로자에게 중요한 부위인 오른 손의 운동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후유증을 입게 된 점, 원고의 나이,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의 위자료를 2,000만 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63,754,699원(= 재산상 손해 143,754,699원 +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7. 11. 4.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2. 16.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