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68,402,062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9. 10.부터 2020. 11.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건축 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2017. 4. 25. 해양수산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C 개량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금액 934,249,800원에 수급받아, 그 중 등표제작 및 설치공사를 공사금액 44,000,000원에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에 하도급주었다.
원고는 2017. 9. 8.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약 3m 높이의 비계 위에서 제작중인 등대의 철거푸집을 해체하기 위해 볼트를 푸는 작업을 하던 중 미리 해체해 놓았던 비계파이프가 떨어지면서 원고의 머리를 때려 바닥으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제1, 2번 요추 골절 및 탈구 등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휴업급여 58,083,860원, 요양급여 50,634,030원, 장해급여 44,749,58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호증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의 기능직 종사자로 근무하여 오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는바, 피고는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설령 원고가 피고와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직·간접적인 지휘·감독관계에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으며, 또한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낙하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이를 방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여 비계파이프에 머리를 맞아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D이 원고를 고용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고, 피고는 도급인으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판단
먼저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체결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공사 중 일부에 관하여 D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원고가 일용근로자로 고용될 당시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가 원고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피고에게 곧바로 근로계약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한편,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263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 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시공기술자에게 재하도급 하는 경우와 같은 노무도급의 경우에, 그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 도급인은 수급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며, 만일 실질적인 사용관계에 있는 노무도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 노무수급인의 생명·신체·건강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 그 노무도급인은 노무도급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시행중이던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규정에 관하여 보건대,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그 밖에 작업 시 천재 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는 사업의 사업주 중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을 제외한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3항,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5호, 제5항,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위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 내지 5호증,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 을 제3, 4호증의 각 일부 기재, 증인 E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D의 대표자 E은 피고 회사의 상무이사로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였던 사실, E이 원고를 이 사건 사고현장의 일용근로자로 채용하여 근무하도록 함에 있어서 D과 원고 사이에 별도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사실, 원고에 대한 인건비는 D이 아니라 피고가 직접 지급하였던 사실, 오히려 이 사건 사고 이후 산업재해보험금 청구와 관련하여 피고와 원고 사이에 작성된 일용직 근로계약서가 근로복지공단에 제출된 사실, 피고는 발주자인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D과의 하도급계약 체결 사실을 신고한 바 없고, 이 사건 공사 현장의 현장대리인으로는 F를 지정하여 신고한 사실,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의 현장대리인인 F가 주로 등표 제작을 관리하고 안전관리업무를 담당하였던 사실, 이 사건 사고 당시에 E은 현장에 있지도 아니하였고 F가 원고를 병원으로 데려간 사실, 피고와 D 사이에 산정된 공사금액은 등표 제작과 관련한 인건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비, 제작비만 산출된 것으로 보이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에서 본 인정사실 및 이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가 현장대리인을 두고 실제 이 사건 공사 현장을 관리하고 구체적인 시공에 관여하였으며,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피고의 현장대리인이 사고처리를 하였고, 산업재해보상보험과 관련하여서도 피고가 사업주로 되어 있는 점, 피고가 발주처에 D과의 하도급계약 체결 사실을 신고하지도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원고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다를 바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공사 현장에는 발판 외에는 추락방지를 위한 안전대나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의 안전시설 내지 안전대책이 갖추어지지 않았고, 피고는 별다른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사실이 인정되고(을 제3, 4, 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만으로 이와 다른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결국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원고가 노무를 제공함에 있어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으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발생한 것으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제한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전체의 과정에서 드러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원고는 안전모와 안전벨트를 착용하였으나, 안전고리를 착용하지 아니하였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한 작업 순서를 숙지하여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원고의 이러한 잘못도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여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인정사실
인적사항: H생 남자
소득 :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 지급 시 인정한 1일 최종적 용평균임금 150,672원을 월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3,314,784원(= 150,672원 × 22일)이다.
가동기간 : 요양종결 후인 2019. 4. 16.부터 만 65세가 될 때까지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32% 영구장해(척주손상, 맥브라이드 1-A-1-c)
계산 : 122,741,731원(= 3,314,784원 × 호프만 수치 115.7143 × 32%)
과실상계 후의 금액 : 85,919,211원(= 122,741,731원 × 0.7)
장해급여 및 휴업급여 공제 여부
이 사건에서 장해급여를 공제하여야 함은 원고가 자인하고 있는바, 원고의 일실수입에서 장해급여 44,749,580원을 공제하면, 원고의 일실수입에 해당하는 손해액은 41,169,631원(= 85,919,211원 - 44,749,580원)이 남게 된다(원고는 보험급여액을 일실수입액에서 스스로 공제하고 구하고 있으나, 손해액에 대하여 먼저 과실상계를 한 후 보험급여액을 공제하여야 한다).
나아가 피고는 휴업급여 58,083,860원도 일실수입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7729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는 휴업기간의 일실수입은 구하고 있지 않고 있으므로, 휴업급여를 휴업기간 이후의 일실수입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향후치료비
원고의 반흔성형술과 관련된 치료비로 향후 6,783,600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가 이 법원 변론종결일까지 반흔성형술 치료비를 지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계산의 편의상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20. 10. 14.자로 위 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보아 중간이자를 공제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로 현가 계산하면 6,334,525원(= 6,783,600원 × 호프만 수치 0.9338)이 된다.
과실상계 후의 금액 : 4,434,167원(= 6,334,525원 × 0.7)
요양급여 공제 여부
피고는 원고의 청구금액에서 요양급여도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보건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기존의 요양급여와 향후치료비 사이에는 상호보완의 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요양급여는 공제하지 않는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의공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기타 공제
피고는 E이 원고를 위하여 I병원에 대납한 치료비 5,739,120원과 원고에게 지급한 치료비 명목의 1,600,000원이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E의 처 J 명의 카드로 2017. 11. 9. 5,739,120원을 결제한 사실(피고는 E이 6,739,120원을 결제하였다가 1,000,000원을 원고로부터 반환받았다고 주장한다), E이 원고에게 2018. 3. 1. 300,000원, 2018. 8. 31. 1,3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금액이 기지급 치료비 명목으로 지출된 것임을 원고도 사실상 다투지 않고 있는바, 피해자인 원고가 가해자 측으로부터 지급받은 치료비 중 피해자의 과실에 상당하는 부분은 피해자가 부담하여야 할 것인데도 이를 가해자가 부담한 셈이므로, 비록 피해자가 치료비 청구를 하고 있지 않은 경우라도 이를 가해자의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여야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다64301 판결 등 참조), 기지급 치료비 중 원고의 과실에 상당한 금액 2,201,736원(= 7,339,120(= 5,739,120원 + 1,600,000원) × 30%}은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위 인정범위에 한하여 이유 있다.
재산상 손해액 합계
43,402,062원(= 일실수입 41,169,631원 + 향후치료비 4,434,167원 - 기지급 치료비 공제분 2,201,736원)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나이,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상해 부위 및 후유장해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위자료를 25,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68,402,062원(= 재산상 손해액 43,402,062원 + 위자료 2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사고일 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7. 9. 10.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1.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해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