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화물자동차 운수업 및 물류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C은 피고의 대표이사 D의 배우자이자 피고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2019. 7. 22.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피고는 2019. 12. 26. 일방적으로 원고를 해고하였다. 피고는 그에 앞서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른 예고를 하지 않았고, 같은 법 제27조에 따른 서면 통지도 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 근로계약 제4조 제3항 및 근로기준법 제23조에 정한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해고 다음날인 2019. 12. 27.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미지급 급여로서 매월 2,2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2019. 12. 26. C과의 다툼 후 스스로 퇴사하였을 뿐, 피고가 일방적으로 해고한 사실이 없다.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그것이 근로계약을 근거로 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또는 해고로 인하여 그 외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과거의 법률행위인 해고에 대하여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20149 판결 등 참조). 또한,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만료로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미 채용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직권으로 살피건대,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원고의 근로계약 기간은 2020. 12. 31.까지로서 이 사건 변론종결 당시에 이미 경과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한바,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볼 아무런 근거도 없는 이상,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원고의 원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한 유효하고도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미지급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하였는지 먼저 살피건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갑 제3, 5, 6호증, 을 제3,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와 C은 2019. 12. 26. 10:33경 피고 사무실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C은 원고가 올린 품의서의 금액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를 질타하면서 원고에게 그만두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이에 원고가 피고 사무실에서 나가려는 태도를 보이자, C은 원고에게 ‘진짜 그만 둘거냐’는 취지로 물어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원고는 “대표님이 저한테 계속 하대하시고 목소리 높이고 그러는데 어떻게 제가 같이 일하겠습니까? 싫어 못하신다면서요 저는. 저번에 대표님 으레 계속 말씀하신 거잖아요.”라고 말하며 피고 사무실에서 나갔다.
원고와 C은 2019. 12. 26. 11:46경 전화로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C은 원고에게 재차 ‘그만 둘 거냐’는 취지로 물어본 것으로 보이고, 이에 원고는 ‘대표님이 분명히 그만두라고 해놓고 다시 묻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였다.
C은 “내가 아까 화나서 얘기한 것 미안해. 등록해야 되는 서류, 그 다음에 해야될 일이 있는데 그거를 할 건지 말 건지 물어보는 거고. 한다고 그러면 하는 거고 아니면 나도 강구해야 되잖아. 나도 얘기했지만 나도 그 아직은 좀 미숙해. 그런데 이건 아니야. 그냥 짐 싸들고 나가서 그거는 기본적으로 잘못된 거야. 그래서 들어와서…. 내가 최소한 그 얘기(나가라는 이야기)는 안 할게.”라고 이야기하여 대체로 원고에게 그만 두라고 말한 것을 사과하면서 사직을 만류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C에게 ‘이런식으로 이야기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오늘 넘어간다 해도 또 다시 그럴까봐 걱정이다. 고민 좀 해 보고 다시 전화 드리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원고와 C은 2019. 12. 26. 13:29경 피고 사무실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원고는 C에게 운송기사들의 연락처, 관할, 휴무일 등의 정보를 전달하면서 원고의 사직을 대비한 인수인계를 진행하였다.
이후 C은 원고에게 “어쨌든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 같기는 한데. 인연이 여기까지인 거 같아. 자기도 나하고 계속 같이 해봐야 불편할 거고. 나도, 물론 내가 잘못 가르쳐서 그런 거기는 한데 어쨌든 내가 좀 성격이 그래서 자꾸 목소리가 커져서. 그거는 내가 미안하게 생각해. 그러니까 뭐, 어쨌든 정해진 대로는 해줄 거고. 이거해서 마무리 짓고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내가 얘기한 대로 그것만 해줘요.”라고 하며 추가적인 인수인계 사항을 문의하였고, 이에 원고는 줄곧 “네, 네”라고 대답하면서 “이 분 연락처랑 언제 입사했다는 거만 가르쳐드릴게요.”라고 하며 C의 요청사항에 답하였다.
C은 2019. 12. 27. 10:41 원고에게 ‘2019. 12. 26.부로 퇴사 처리되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원고는 회신을 하지 않았다. C은 2019. 12. 31. 원고에게, 실비 사용내역을 영수증과 함께 제출하면 이를 정산하여 입금하여 주겠다는 내용과 거래처에 대한 미청구 및 오청구 내역을 알려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원고는 같은 날 C에게 근무 중 지출한 실비와 관련된 지출결의서 사진을 전송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가 부당하게 해고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지급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C이 2019. 12. 26. 10:33경 화를 내며 원고에게 사직하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C은 같은 날 11:46경 전화로 사과와 함께 이러한 의사표시를 철회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에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할지에 관한 의견표명을 보류한 채 통화를 종료하였는데, 증거상으로 원고가 어떠한 내용의 확답을 하였는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와 같은 분쟁상태가 일단락된 상태에서 다시 피고 사무실로 돌아온 원고와 C의 13:29경 대화에서, 원고는 이미 원고의 사직을 전제로 한 인수인계를 평온히 진행한 것으로 나타나는바, 그렇다면 위 11:46경 대화와 13:29경 대화 사이에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할지 여부를 생각하여 본 뒤 스스로 근무 중단의 의사표시를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C이 13:29경 대화에서 원고에게 ‘인연이 여기까지인 것 같다’는 취지로 이야기하긴 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아무런 거부반응 없이 받아들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그 전에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할 의사를 표시하였다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C이 위 ①항과 같이 철회하였던 해고의 의사표시를 재차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C의 위와 같은 발언은 이 사건 근로계약이 이미 종료되었음을 확인하면서, 약정된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다소 불미스럽게 이러한 결과에 이르게 되었음을 미안하게 여겨 나온 것이라고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임금 지급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하진우 김두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