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벌금 6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과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은 각 무죄.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단7034
판결선고
2020. 12. 3.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A은 2017. 8. 25.경부터 2018. 4. 26.경까지 지인 C를 의료법인 D(이하 ‘이 사건 의료법인’이라 한다)의 명의상 이사장으로 내세우고 위 법인을 통하여 인천 남구 E에 있는 F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실제 운영한 사람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위 사업장에서 2011. 3. 28.경부터 2018. 4. 29.경까지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근로자 G의 2018년 2월분 임금 2,292,840원, 2018년 3월분 임금 2,117,416원, 2017년 연차수당 713,682원 합계 5,123,938원 및 2016. 6. 20.경부터 2018. 4. 29.경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H의 2018년 2월분 임금 1,917,983원, 2018년 3월분 임금 1,710,000원 합계 3,627,983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B의 법정진술
피고인 A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I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증거목록 순번 12번)
H, G에 대한 진정인 진술조서(증거목록 순번 46, 55번)
급여지급확인서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 각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있음을 인식하였음에도 판시와 같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각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 A: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 A: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 A은 판시 각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회피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 A은 이전에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피고인 A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근로자들의 수, 임금 미지급액의 규모와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공통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근로기준법 제32조, 제36조 소정의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 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근로자’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조 제1호 참조).
피고인 A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에서 2016. 9. 22.경부터 2018. 3. 30.경까지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근로자 J의 퇴직금 37,126,71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J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J는 이 사건 병원의 유일한 의사이자 병원장으로서 병원 진료에 관한 업무를 총괄할 수밖에 없는 지위에 있었고 간호사 채용 등 의료진의 인사에 직접 관여하였던 점, ② J는 피고인 A을 비롯한 이 사건 병원의 그 어떤 관계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고액의 급여를 지급받았던 점, ③ 이 사건 병원 업무에 관하여 J가 피고인으로부터 어떤 지휘·감독을 받았거나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J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 B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8. 4. 27.경 이 사건 의료법인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2018. 7. 6. 사임할 때까지 위 법인을 통하여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한 사용자이다.
임금 등 체불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에서 2011. 3. 28.경부터 2018. 4. 29.경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G의 2018년 4월분 휴업수당 1,474,767원, 2018년 연차수당 1,419,318원 합계 2,894,085원 및 2016. 6. 20.경부터 2018. 4. 29.경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H의 2018년 4월분 휴업수당 1,215,019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퇴직금 체불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에서 2011. 3. 28.경부터 2018. 4. 29.경까지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근로자 G의 퇴직금 15,308,360원, 2016. 6. 20.경부터 2018. 4. 29.경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H의 퇴직금 3,344,92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G, H(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거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인식하면서 고의로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병원은 임금체불과 그로 인한 직원들의 퇴사로 2018. 3. 18.경 영업을 중단하고 휴업상태에 들어갔다. 이후 피고인 A은 이 사건 병원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직원들의 요청에 따라 ‘2018년 2월 내지 4월분까지’의 급여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급여 지급 확인서’를 작성하였고, C가 이 사건 병원의 이사장으로 등재된 2018. 4. 26.까지 이 사건 병원의 운영자로 있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고인 A이 위 급여 지급 확인서의 기재대로 2018년 4월분까지의 급여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 신뢰하였음을 넉넉히 추단할 수 있고, 이 사건 근로자들 또한 위 급여 지급 확인서에 따라 잔여 업무 처리를 위하여 2018. 4. 29.경까지 근무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수사기록 제3권 제38면).
이 사건 병원은 피고인 A의 지시를 받은 I가 노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위와 같이 영업 중단 이후 근무하는 동안 피고인으로부터 어떠한 구속도 받지 않았고, 퇴사할 때에도 위 I에게만 퇴사 사실을 보고하였으며, 피고인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였다(수사기록 제3권 제36, 274면). 또한 이 사건 근로자들은 본인들이 근로할 당시 피고인은 대표자나 경영자가 아니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이 2018. 4. 27.에 이사장으로 변경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수사기록 제3권 제13면).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는 등으로 피고인과의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이 휴업한 이후 J 등과의 논의 끝에 2018. 4. 27. 자신을 이사장으로 등재하였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당시 이 사건 병원의 인적·물적 시설을 양수하였다기 보다는 이 사건 병원의 영업을 중단한 상태에서 투자자를 유치하여 운영을 재개하기까지 단지 이 사건 의료법인의 존속을 유지할 필요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이사장에 등재하였던 것인바(증인 J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13면 참조), 영업 계속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대표자의 변경과 같이 새로운 대표자가 임금 지급시기에 맞춰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와 동일한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 실제 이 사건 병원은 계속 휴업상태를 이어가다가 K이 2018. 7.경 일정 금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영업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 A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과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은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각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임택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