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1. 13. 선고 2021나50539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타워크레인 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4조에 의하여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고용보험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사업에 관한 사항을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고, 피고 건강보험공단은 고용․산재보험료의 고지 및 수납, 체납관리 업무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한다.

나.

고용․산재보험료의 납부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 12. 20. 원고에게 산재보험료 1,766,680원의 부과고지를 하였고, 원고는 그 무렵 이를 납부하였다.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8. 11. 20. 원고에게 고용보험료 2,882,790원, 산재보험료 3,396,400원의 부과고지를 하였고, 원고는 그 무렵 이를 납부하였다.

다.

관련 법령의 내용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은 “건설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에는 그 원수급인을 이 법을 적용받는 사업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은 “법 제9조 제1항 본문에서 ‘건설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이란 건설업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7조, 제19조는 이러한 경우에 사업주, 즉 원수급인에게 산재보험료 및 고용보험료의 신고․납부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건설기계인 타워크레인을 운전자와 함께 임대하는 사업을 수행하는데, 이는 한국표준산업분류표상 건설업의 일종(건설장비운영업)으로 분류되어 있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한 ‘사업종류별 산업재해보상보험료율’에도 건설업의 일종(건설기계관리사업)으로 분류되어 있다. 또한, 타워크레인 운전자의 노무비는 원수급인의 총공사대금에 포함되어 있고, 타워크레인 설치, 운용, 해체공사의 경우 별도로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수행하며, 최종 재화인 건축물 완공을 위해 관여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위험을 원수급인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보험사업의 목적에 부합한다.

이처럼 원고의 사업은 건설업으로서 그 실질이 노무도급계약에 해당하여 원수급인이 고용․산재보험료를 부담하여야 함에도 피고들은 원수급인이 아니라 원고에게 고용․산재보험료를 부과․징수하였다. 이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을 위반한 것이고, 각 보험사업의 목적, 담보하는 위험의 내용, 당해 위험에 대한 관리책임 등을 더하여 보면, 위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원고가 위와 같이 납부한 고용․산재보험료 합계 8,045,87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지 여부를 판별할 때에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한다. 행정청이 어느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어느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여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져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없음에도 행정청이 위 규정을 적용하여 처분을 한 때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나,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하여 행정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그 처분 요건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하여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2다68485 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두56787 판결 등 참조). 행정처분의 하자가 명백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 사실관계 오인의 근거가 된 자료가 외형상 상태성을 결여하거나 또는 객관적으로 그 성립이나 내용의 진정을 인정할 수 없는 것임이 명백한 경우라야 하고, 사실관계의 자료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그 하자 유무가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이러한 하자는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누6863 판결, 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3두7019 판결 등 참조).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그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참조). 또한, 민사소송에서 어느 행정처분의 당연무효 여부가 선결문제로 되는 때에는 당사자는 행정처분의 당연무효를 주장할 수 있으나, 이 경우 행정처분의 당연무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그 행정처분이 무효인 사유를 주장ㆍ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86723 판결,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87761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갑 제3, 12 내지 16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수행하는 사업에 대하여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9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져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원고에 대한 고용․산재보험료 부과․징수처분이 당연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한국표준산업분류표 및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운전자를 포함한 타워크레인 임대업이 건설업의 일종으로 분류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건설공사의 원수급인을 사업주로 볼 수는 없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 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은 ‘건설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에는 그 원수급인을 이 법을 적용받는 사업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9조 제1항, 제13조 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원수급인의 확정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보수총액은 ‘해당 건설공사에 직접 고용된 근로자에게 지급된 보수총액’과 ‘하도급공사금액의 합계액에 하도급공사의 노무비율을 곱한 금액’을 합한 금액으로 구성되므로, 원고의 사업이 도급계약에 해당하여야 비로소 타워크레인 운전자의 노무비 등이 원수급인의 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보수총액에 포함되고, 원수급인이 사업주로서 그 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 즉, 원수급인이 산재보험료 등의 납부의무를 부담하려면 원고와 건설업자 사이에 체결된 계약이 도급계약에 해당하여야 한다.

2)

원고가 건설업자와 체결한 계약은 원고가 운전자를 포함하여 건설기계인 타워크레인을 임대하면서 이에 수반하여 타워크레인 설치, 해체 등의 용역을 제공하고 운전자 노무비가 포함된 장비임대료를 지급받는 것을 핵심적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타워크레인 임대차계약의 측면이 강하고, 이를 골조공사 등 특정한 일의 완성에 대한 보수 지급을 약정하고 그 기성 부분에 대한 담보책임을 부담하기로 하는 도급계약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타워크레인 임대차계약에 운전자가 포함되고 그와 더불어 설치, 조종, 해체 용역이 함께 제공되는 것은 타워크레인에 대한 조종 면허가 필요한 점과 타워크레인의 구조와 작동방식 등에 수반하는 계약의 특성으로 볼 수 있다. 설령 위 계약이 도급계약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실관계의 자료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것으로서 처분의 하자가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

3)

갑 제5호증, 을가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고용노동부가 산재보험의 보험가입자 판단 기준과 관련하여 ‘2018. 1. 1.부터 건설현장에 근로하는 건설기계조종사의 경우 사실상 도급에 해당됨에도 계약 형태가 임대계약이라는 이유로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므로, 앞으로는 임대, 도급 등 계약 형태에 상관없이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와 조종사를 임대계약 형식으로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도급에 해당하므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에 따라 원수급인에게 산재보험 가입 및 산재보험료 납무의무를 부과’하도록 하는 업무지침을 시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청의 업무지침에 의하여 바로 원고가 체결한 위 계약의 법적 성격이 도급계약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 계약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파악하여야 한다(고용보험은 위 업무지침의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이고, 을가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위 업무지침 시행 이후 납부한 2018. 11.분 산재보험료에 관하여는 원고의 월평균보수변경신고 및 보수총액신고 과정에서 해당 금액을 반환하는 내용으로 정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는 2017. 3. 15.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2016. 12. 20.자 산재보험료 1,766,680원의 부과․징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서울행정법원 2017구합58151)를 제기하였는데, 2018. 6. 1. ‘원고가 건설회사와 체결한 계약은 도급계약이 아니라 타워크레인 임대차계약에 해당하여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이 적용될 수 없어 해당 처분은 적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서울고등법원 2018누52657)와 상고(대법원 2018두66586)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이 2019. 3. 15. 확정되었다[당해 처분의 취소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그 처분이 적법하다는 점에 관하여 기판력이 생기고, 그 기판력은 당해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에도 미치므로, 그 후 원고가 위 처분이 당연무효라고 다툴 수도 없는바(대법원 1996. 6. 25. 선고 95누1880 판결,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2두3669 판결 등 참조), 위 산재보험료 1,766,680원의 반환을 구하는 부분은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원용일(재판장) 오기두 소병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