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F
법리오해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3조 제3항은 “기계 등을 타인에게 대여한 자”에게 유해․위험방지의무를 부과한 것인바, 이 사건 타워크레인을 대여한 자는 주식회사 H이므로, 그 대표자인 피고인이 위 규정에 따른 유해․위험방지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인을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유해․위험방지의무 위반행위의 ‘직접행위자’여야 하나, 피고인은 이 사건 타워크레인에 대한 안전조치 관련 업무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이 안전조치를 하지 않도록 지시하거나알면서도 이를 방치한 사정을 발견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을 유해․위험방지의무 위반의 ‘직접행위자’라고 볼 수도 없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주식회사 H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2>.
검사
원심이 피고인 C에 대하여 선고한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F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 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타워크레인 해체업무에 관하여 관련 법령에서 요구하는 안전관리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주식회사 H은 이 사건 타워크레인을 대여한 자로서 유해·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구 산업안전보건법 제33조 제3항), 타워크레인의 해체작업을 다른 해체업자에게 위탁하는 경우, 해체업자가 해체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해체 작업 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산업안전보건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1항 제1호, 제3호 가, 다목].
피고인은 주식회사 H의 대표이사로서 타워크레인 대여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하였는데, 이 사건 타워크레인 해체 관련 시공계획서에 안전의무 이행을 위한 ‘안전관리총괄 담당자’로 O가 지정되어 있음에도 그를 위 현장에 파견하거나 그에게 위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C이 영업사원으로서 크레인 해체작업에 대하여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어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를 이 사건 현장 안전관리담당자로 파견하였고, C은 이 사건 현장에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영상을 다운받아 주는 등 거래처 관리차원에서 현장업무를 보조하였을 뿐, 이 사건 크레인 해체와 관련하여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한 바 없다.
당심의 판단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의2 제1항, 제33조 제3항 소정의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기계 등을 타인에게 대여한 자’임은 그 규정 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나, 같은 법 제71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7조의2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위 조문의 벌칙규정을 적용하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고, 그 규정의 취지는 제67조2의 위반행위를 사업자인 법인이나 개인이 직접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행위자와 사업자 쌍방을 모두 처벌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이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자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자에 대한 각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대법원 1995. 5. 26. 선고 95도23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유해․위험방지의무 위반행위에 대하여 사업자뿐만 아니라 그 행위자도 처벌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행위자’는 사고 경위 등에 비추어 그 사고의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는 자를 가리킨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1074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1항<3>, 제141조 제1호<4>에 의하면, 사업주는 타워크레인을 해체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체순서를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
주식회사 H은 이 사건 타워크레인 해체와 관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B(‘K’라는 상호의 개인 사업자)에게 그 해체작업을 하도급하였으므로, B이 해체작업 시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는지 등을 관리․감독하여 위 작업으로 인한 위험을 방지할 의무를 부담한다.
주식회사 H은 본사와 영업소의 직원이 총 15명에 불과한 소규모 업체로서 그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이 사건 타워크레인을 대여한 사실 및 그로 인한 타워크레인 해체작업을 해체업자에게 위탁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 작업 현장에 위와 같은 관리․감독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직원을 파견하여 위험방지의무를 이행하였어야 하나, 그러한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는 C을 이 사건 현장에 파견하였다.
C이 경찰에서 ‘자신과 O(안전관리총괄 담당자) 모두 크레인 설치․해체와 관련한 업무를 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증거기록 제304, 306쪽), “설치 및 해체계획서에 현장 담당, 작업지휘자, 협력사 소장 등으로 (C이)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고, 저희가 영세업체다 보니 원청에서 이런 직위의 직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저희 회사에는 그런 사람이 없으니 그냥 영업사원 이름을 형식적으로 넣어놓은 겁니다.”라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제1402쪽), 피고인이 경찰에서 “원청업체에서 계획서를 요구해서 구색 맞추기처럼 계획서에 O의 이름만 넣었을 뿐이다.”, “계획서대로 해체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K(B) 업무라고 생각하고 주식회사 H과는 무관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제504, 510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당초부터 주식회사 H에 위와 같은 관리․감독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직원을 채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사고는 B이 작업계획서에 기재된 해체순서를 임의로 변경하여 해체작업을 하던 중 한쪽으로 과중이 걸린 타워크레인 상부가 붕괴됨에 따라 K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들이 상해를 입거나 사망에 이른 것인바, 피고인이 타워크레인 해체업자의 작업계획서 준수 여부 등을 제대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파견하였다면 위와 같은 사고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위와 같은 사고발생 위험을 방지할 의무를 위반한 ‘행위자’에 해당하므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양벌규정에 따라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검사 및 피고인 F, 주식회사 H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므로,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이 보이지 아니하는 점, 그 밖에 피고인 C, F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대균(재판장) 봉지수 김성대
각주1) 피고인 B은 2021. 9. 1. 항소를 취하하였다.
각주2) 피고인과 변호인은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법리오해 주장을 명시적으로 철회하였다.
각주3)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별표 4에 따라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존하여야 하며,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별표 4의 구분에 따른 사항(타워크레인을 해체하는 경우 해체순서)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 1. 타워크레인을 설치·조립·해체하는 작업
각주4) 사업주는 크레인의 설치·조립·수리·점검 또는 해체 작업을 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작업순서를 정하고 그 순서에 따라 작업을 할 것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