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0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단154
판결선고
2023. 8. 18.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인천 중구 B시설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예인선 E(약 271톤, 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의 소유자인 이 사건 회사의 운영자이다.
임금 미지급에 따른 선원법위반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9. 3.경 이 사건 선박에서 근로를 제공한 선원 F의 2019년 3월 임금 2,530,000원을 임금 정기지급일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선원 4명의 임금 합계 105,784,360원을 임금 정기지급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퇴직금 미지급에 따른 선원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선박소유자는 계속근로시간이 1년 이상인 선원이 퇴직하는 경우에는 계속근로시간 1년에 대하여 승선평균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지급하여야 하고,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5. 7. 1.부터 2020. 2. 23.까지 이 사건 선박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선원 F의 퇴직금 21,075,63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선원 4명의 퇴직금 합계 69,788,480원을 선원 G, H에 대하여는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선원 F, I에 대하여는 연장한 지급기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1>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F, I의 각 법정진술
F 등 4인의 고소장
각 급여명세서, 각 퇴직금명세서, 각 근로계약서, 각 체불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구 선원법(2020. 2. 18. 법률 제170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8조 제1항 제1호, 제52조 제2항(임금 정기지급일 미지급의 점), 각 구 선원법(2020. 2. 18. 법률 제170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0조 제3호, 제55조 제1항(선원 G, H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의 점), 각 구 선원법(2021. 6. 15. 법률 제182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0조 제3호, 제55조 제1항(선원 F, I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의 점), 각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선원법 적용 대상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선원법 제168조와 제170조는 “선박소유자”를 적용대상으로 하는바, 같은 법 제2조 제2호에 의하면 “선박소유자”란 선주, 선주로부터 선박의 운항에 대한 책임을 위탁받고 이 법에 따른 선박소유자의 권리 및 책임과 의무를 인수하기로 동의한 선박관리업자, 대리인, 선체용선자 등을 말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운영자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주인 이 사건 회사를 대표하여 이 사건 선박에 관한 업무를 집행할 권한과 책임을 가지므로, 구 선원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선박소유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체불 임금 등의 기일연장 합의에 관한 판단
주장 요지
이 사건 회사와 선원들은 퇴사하기 전 이 사건 회사가 바다골재채취허가를 받아 사업을 재기할 때 이 사건 체불 임금 등을 분할하여 지급받기로 약정하고, 퇴사 후 그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단, 선장인 F는 구두로만 합의하였다).
관련 법리
금품청산의무에 대한 구「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9조 본문은 근로자가 퇴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도 당연히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을 조속히 지급받지 못한다면 금품을 받기 위하여 사업장에 남아 있는 등 부당하게 사용자에게 예속되기 쉽고 또한, 근로자 및 근로자가족의 생활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금품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므로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규정의 문언과 형식, 취지에 비추어 보면, 구 퇴직급여법 제9조 단서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에 불과하고 연장한 지급기일까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용자의 형사책임까지 배제하는 취지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가 구 퇴직급여법 제9조 단서에 따라 퇴직금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근로자와 지급기일을 연장하는 합의를 하였더라도 연장한 지급기일까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면 구 퇴직급여법 제9조 위반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3도188 판결 참조).
판단
살피건대, 선원 G, H의 경우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후에야 합의서가 작성되었으므로 위 선원들과의 합의는 이 사건 선원법위반죄 및 퇴직급여법위반죄가 성립한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다. 선원 I, F의 경우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기일을 연장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더라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이후 피고인이 위 선원들에게 연장한 지급기일까지(피고인은 2020. 11. 9. 서해EEZ 지구에 관하여 골재채취허가를 받았으므로 그 무렵 연장한 지급기일이 도래했다고 할 것이다)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이상 선원법위반죄 및 퇴직급여법위반죄가 성립한다.
책임조각사유에 관한 판단
주장 요지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선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안에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으므로 책임이 조각된다.
관련 법리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퇴직급여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5679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0539 판결,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도9691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가 바닷모래 채취 및 생산, 판매 사업 등을 영위하여 오던 중, 2018. 9.경 기존 바닷모래 채취허가가 종료된 후 신규 채취허가를 받게 되기까지 정부의 골재수급에 관한 정책 등의 영향으로<2> 약 2년 이상의 공백기가 발생함에 따라 매출이 크게 감소하여 자금난을 겪게 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위 법리에 비추어 선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다고 평가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의 합계가 다액임에도 현재까지 변제가 완전히 되지 아니하여, 선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고인이 선원들에게 악의적으로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다. 선원들은 이 사건 선박에 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합계 약 9,250만 원을 배당받아, 실질적인 미지급임금 등의 합계액은 약 8,300만 원이다. 동종 전과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다. ○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현선혜
별지
각주1)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선원 F, I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는 퇴직금 등의 지급기일을 ‘이 사건 회사가 향후 태안군 골재채취 및 서해EEZ 골재채취허가를 신규로 받을 때까지’ 연장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되나, ‘2. 체불 임금 등의 연장합의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 부분 선원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가 성립한다는 결론은 동일하고,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지 아니한다고 판단되므로, 직권으로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위와 같이 수정하여 인정한다.
각주2) 국토교통부장관이 골재채취법에 근거하여 수립·시행하는 골재수급 기본계획 및 연도별 골재수급계획을 참조하여 보면, 실제 바다골재에 대한 규제강화 및 협의절차 지연 등으로 공급계획량 및 공급 비중이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되어 왔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