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3가합5381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1. 2. 24. 설립되어 상시 2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피고와 2015. 8. 20. 월급 130만원, 근로시간 1일 8시간(1주간 40시간), 취업장소 피고 관리팀, 근로계약(고용)기간 2015. 9. 1.부터 2017. 8. 31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2017. 1. 15. 월급 150만원, 근로시간 1일 8시간(1주간 40시간), 취업장소 피고 관리팀, 근로계약(고용)기간 2017. 1. 1.부터 2018. 12. 31.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를 통칭하여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

다.

피고의 법인등기기록상 원고가 2017. 2. 20. 피고의 감사로 취임하고, 2020. 2. 20. 중임되었다는 등기가 마쳐졌다.

라.

피고의 대표이사 C는 2022. 2. 14. 원고에게 ‘2022. 1. 31.자로 퇴사처리한다’라는 문자메세지를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마.

원고는 2022. 1. 3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를 상대로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4. 20. 원고는 근로자가 아닌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일정사무를 위탁 처리한 특수관계인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위 진정에 대해 ‘행정종결(법적용제외)’처분을 하였다.

바.

원고는 2022. 2. 28.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피고의 당시 대표이사 D을 상대로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임금체불진정신고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진정사건을 이송 받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은 2022. 4. 12.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진정에 대해 ‘행정종결(법적용제외)’ 처분을 하였다.

사.

원고는 2023. 2. 14.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 피고의 대표이사 C를 상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이고, 해고일로부터 복직시까지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은 2023. 5. 9.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진정에 대해 ‘행정종결(법적용제외)’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내지 15, 17 내지 21호증, 을 제1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원고는 피고와 2015. 8. 20.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2017. 1. 15. 이를 갱신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2015. 9. 1.부터 근로를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법무팀장으로서 송무 업무, 소송대리인 선임 업무, 인천 소재 농장 업무를 수행하는 등 실질적으로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에 해당한다.

나.

주위적으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고, 이 사건 해고의 통지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및 제27조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의 통지로 명시한 퇴사일인 2022. 1. 31.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매월 3,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예비적으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원고는 2015. 9. 1.부터 2022. 1. 31.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고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근무기간의 퇴직금 18,846,915원<1>[= 1일 평균임금 97,826원<2> × 30일 × 근속일수 2345일<3>/365일, 원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2. 2. 15.부터 근로기준법상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실질에 있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고용된 관계가 아닌 피고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은 관계에서 피고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1)

원고가 피고의 법무 업무를 수행하거나 피고의 대표이사 C의 농장 업무를 일부 수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으며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하고, 오히려 원고는 업무수행 시간과 장소, 방식과 절차 등에 대하여 피고의 관여 없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업무의 진행상황을 피고에게 공유한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2)

원고는 2013. 4. 5. C에게 1억 원을 대여하고 그 이자로 매월 200만 원씩을 지급받아 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계약서 작성 전인 2015. 1.경부터 C가 대표이사로 있는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로부터 대여금에 대한 이자 명목으로 매월 10일경 200만 원씩을 지급받았고, 이 사건 계약서를 최초로 작성한 후인 2015. 9.경 이후에도 위 돈을 계속적으로 지급받아 오던 중 2016. 1. 11.에는 1,600만 원을 지급받고, 2016. 2.경부터 2016. 4.경까지 매월 약 200만 원씩을 지급받았다. 그 후 원고는 2016. 10. 10. D으로부터 200만 원을 지급받고, 2016. 12.경부터 2018. 4.경까지 E로부터 매월 200만 원씩을 지급받았으며, 2017. 8.경과 2018. 5.경부터는 F 주식회사로부터 매월 200만 원씩을 지급받았다. 또한 위와 같이 매월 지급받는 금원의 지급 명의자가 E, D, F 주식회사로 변동되기도 하였고, 원고가 피고 명의 계좌에 2015. 2. 27. 3억 5,000만 원을, 2015. 3. 2. 1억 5,000만 원을, E 명의 계좌에 2015. 7. 22. 5,000만 원을 각 입금하며 금전거래가 이루어졌던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한 뒤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받은 돈이 피고에 대한 근로제공의 대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월 임금과 근로시간을 정하기는 하였으나, 실질적으로 위 계약서에서 정한 액수의 임금을 지급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피고의 취업규칙이 원고에게 적용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실제로도 원고는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 등 피고와 사이에서 출퇴근시간이나 근무일, 휴일 등에 대하여 별도로 정함이 없이 업무를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여,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4)

원고는 2017. 2. 20. 피고의 감사로 취임 등기되었고,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피고 직원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는 이사로 불리기도 하였으며, 피고 대표이사 C와의 문자메세지 내용에서는 피고의 업무를 독립하여 수행하고 피고의 주식을 소유하면서 그 주식에 해당하는 지분에 대한 정산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여,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5)

원고는 2022. 4. 20.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원고가 피고의 지시로 인천 소재 농장 업무를 수행하며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원고가 정기적으로 위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위 농장은 영리목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장이 아니며 재배한 농산물은 원고와 공유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피고의 사업을 위한 공장 설립 과정에서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고 사업자등록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지위에서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사정이 존재한다.

나)

따라서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달리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해고 무효 확인 및 임금 지급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이상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원고의 퇴직금 지급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희(재판장) 김연수 이순공

각주1) 이하 계산식에 따르면 18,854,956원이나 원고가 주장하는 바에 따른다.

각주2) = 퇴직일 이전 3개월간에 지급받은 임금 총액 9,000,000원(= 월급여 3,000,000원 × 3개월) / 퇴직일 이전 3개월간의 일수인 92일(2021. 11. 1.부터 2022. 1. 31.까지), 원 미만 버림

각주3) 2015. 9. 1.부터 2022. 1. 31.까지의 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