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50,564,233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본적인 사실관계
2008. 7. 23.부터 2021. 7. 31.까지 피고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원고는 2022. 3. 10.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장으로부터 퇴직금 57,564,233원의 체불임금 등․사업주확인서를 발급받고, 같은 달 18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대지급금 700만 원을 지급받았다.
피고의 대표이사는 2022. 5. 12. 원고에 대한 위 퇴직금체불로 인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으로 벌금 6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2고약750).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부제소합의주장에 대하여
원고의 위 미지급 퇴직금청구에 대하여 피고는, 실질적으로는 2021. 6. 30. 퇴직한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형식적으로 2021. 7. 31.까지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하여 7월분 급여 450만 원을 지급받는 대신 근로관계와 퇴직금 등과 관련하여 피고에 대하여 일체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으로 합의하고, 피고로부터 위 7월분 급여로 제세공과금을 공제한 3,838,85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본소는 위 부제소합의를 위반하여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을 제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회사를 퇴사할 당시 퇴직금에 관하여 피고와 사이에 피고 주장과 같은 정산합의 내지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하여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에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에서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대지급금을 공제한 나머지 퇴직금 50,564,000원(= 57,564,233원 – 7,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가 중간정산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매년 퇴직금으로 60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은 존재하지 않고,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합의가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더라도, 원고는 근로기간 동 안 매년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돈으로 부당하게 이익을 얻었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과 상계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 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임금과는 별도로 피고로부터 불규칙적이나마 매년 600만 원 상당을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 주장과 같은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 또는 분할약정을 하였다거나 위 600만 원이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의 퇴직금 중간정산사유가 인정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오히려 위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600만 원은 소방설비와 전기기사 자격을 보유한 원고에 대하여 그 자격수당으로 지급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50,564,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1. 8.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퇴직할 당시 정산합의에 따라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2021년 7월분 급여 450만 원과 근로관계가 존속하는 10년간 피고로부터 매년 지급받은 600만 원의 합계 6,000만 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에게 위와 같은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고, 원고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그 합계인 64,5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가 실질적으로 2021. 6. 30. 퇴직하여 같은 해 7월에는 전혀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매년 지급한 600만 원은 퇴직금 명목이 아니라 자격수당이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고 원고가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강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