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08. 4. 3. 선고 2007노141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C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A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는 건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D 주식회사, E 주식회사, 유한회사 F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공동도급·공동이행방식으로 도급받아 시공하는 'G 건설공사(제8공구)' 중 철근콘크리트공사 및 토공사를 D 주식회사로부터 재하도급받아 상시근로자 60여 명을 사용하여 시공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C은 피고인 회사 소속의 현장소장으로 위 공사사업장의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자인바, 피고인 C은, 사업주 또는 사업주를 대리하여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인 화물자동차의 운전자가 운전위치를 이탈하는 때에는 당해 운전자로 하여금 원동기를 정지시키고 브레이크를 확실히 거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2005. 12. 24 10:20경 전북 H 소재 위 공사현장에서 화물자동차인 덤프트럭 운전기사인 I가 암버럭 운반작업의 상차작업을 위해 덤프트럭을 대기시키고 운전위치를 이탈함에 있어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게 하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회사는, 같은 일시에 같은 장소에서 사용인인 C이 피고인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원심은, 검사가 피고인 C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제4항,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81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 C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67조 제1호에 의하여,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71조에 의한 각 처벌을 구하고 있으나, 위 규칙 제181조 제2항 제2호에서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운전자에게 운전위치에서 이탈하는 때에 원동기를 정지시키고 브레이크를 확실히 거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사업주에게는 위 운전자로 하여금 이러한 조치를 취할 것을 준수하도록 규정하여,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브레이크를 확실히 거는 것은 그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안전조치사항임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운전자가 하역운반기계의 브레이크를 거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사업주 등에게 책임을 지운다면 운전자의 안전조치의무위반에 경우에도 사업주 등으로 하여금 형사상 무과실 책임을 지우는 것이 되어 심히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이 사건 사고는 I가 약간 경사진 도로에서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지 아니함으로써 운전자로서 취하여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안전사고로서, 피고인 C에게 위 안전사고의 방지를 위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그가 같은 법 제23조 제2항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 C이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음으로 인해 I가 산재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 C이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그로 인하여 일정한 결과가 발생할 것을 요하지 않는 추상적 위험범에 해당하고, 피고인 C은 운전자에게 운전위치를 이탈할 때에는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게 하도록 교육을 하여 운전자에게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환기시키는 방법을 통해 충분히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할 수 있음에도 운전자에 대한 교육조차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에는 피고인 C의 안전조치미이행과 I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의 근거로 삼아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조치미이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위배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3.

판단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서“ 사업주는 굴착·채석·하역·벌목·운송·조작·운반·해체·중량물 취급 기타 작업에 있어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근로자의 안전의식 결여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사업주에게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및 구체적 안전작업지시 등을 시행할 의무를 부과하려는 데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937 판결 참조). 그리고 같은 조 제4항은 위 제2항 등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은 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81조 제1항은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운전자가 원위치를 이탈할 때에는 당해 운전자로 하여금 다음 각호의 사항을 준수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2호에서 “원동기를 정지시키고 브레이크를 확실히 거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이 제67조 제1호, 제71조에서 제23조 제2항을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산업재해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등에 정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관계법령상의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로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71조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 및 진안경찰서장으로부터 송부받은 변사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I가 덤프트럭을 정차하였던 도로 부분은 전방하향 기울기가 평균적으로 0.6%(약 0.34도) 정도여서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한 약간의 경사가 있었고, 동절기로 빙판길은 아니었지만 위 도로 부분이 얼어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그러하다면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 총괄책임자의 지위에 있던 피고인 C으로서는 덤프트럭 운전자가 이 사건 사고현장과 같이 땅이 얼어 있고 경사진 곳에 차량을 주차하고 운전석을 이탈하는 경우에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거나 차량의 바퀴에 고임목을 설치하는 등 차량의 갑작스런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으로 운전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거나 구체적인 안전작업지시를 하여 이를 주지시키고, 현장에 고임목을 준비하여 비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하며, 현장작업 운전자들이 스스로 앞서 본 바와 같은 위험발생의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여 작업에 임할 것으로 믿기만 하여서는 아니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가능한 한 공사현장에 머무르면서 운전자들에게 사고가 날 위험성을 환기시키는 등 앞서 본 위험발생의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안전작업지시 등을 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인은 I를 비롯한 운전자들에게 평소 위와 같은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아니하였고, I에 대하여는 신규채용자 교육조차도 실시하지 않았으며, 현장에 고임목도 준비하여 두지 않는 등 위험발생의 방지에 필요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 사고 당시에는 공사현장을 이탈하여 다른 장소에서 민원인을 만나고 있는 등 운전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작업지시도 하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위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위험발생의 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의무의 이행을 다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I가 운전자로서 취하여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안전사고가 발생하였고, 피고인 C에게 위 안전사고의 방지를 위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 불이행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