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5. 10. 7. 선고 2014고단229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2. 1.경 전북 임실군 D 소재 농산물의 유통·가공·판매를 목적으로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E<1>을 설립하였다.

E은 2012. 7. 18.경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농식품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고, 2012. 9. 12.경 재정지원업체로 선정되어 예비사회적기업 일자리창출사업 보조금을 인건비 명목으로 지원받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E은 농산물의 유통·가공·판매를 위한 식품위생법상 영업허가를 받거나 고용인력이나 생산시설도 없이, 단지 암환자들이 치유와 요양을 하는 자연치유센터에 불과하여 보조금 지급대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2. 10. 9.경 F 등 5명에 대한 9월분 인건비 명목으로 2,198,400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4. 3. 1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9회에 걸쳐 위와 같은 사정을 모르는 임실군청 담당자를 기망하여 임실군청으로부터 합계 81,006,640원의 보조금<2>을 지급받아 이를 편취함과 동시에, 그 중 합계 64,361,462원의 국비를 부정한 방법으로 교부받았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실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도5662 판결 등 참조).

나.

이러한 법리를 기초로 보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은 E이 식품위생법상 영업허가를 받거나 고용인력이나 생산시설이 없는 자연치유센터에 불과하여 보조금 지급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①

E이 지정받은 부처형 예비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목적 실현,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창출 등 사회적기업 인증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기업으로서 중앙부처장이 지정하고, 장차 요건을 보완하는 등으로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인증을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3> 그런데 사회적기업에 관한 사회적기업 육성법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사회적 목적의 실현을 조직의 주된 목적으로 할 것, ㉯ 유급근로자를 고용하여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할 것 등을 인증 요건으로 하여 그 요건을 매우 포괄적이고 개방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식품위생법상 영업허가'나 '생산시설'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예비 사회적기업은 그 요건에 관하여 달리 법정된 바도 없고, 장래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인증을 예정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회적기업 육성법상 사회적기업의 요건보다 엄격한 요건을 요구한다고 볼 수도 없다.

<4>

<5>

②

피고인은 '일자리제공형', '사회서비스제공형', '지역사회공헌형', '혼합형', '기타유형' 중 '일자리제공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은 것으로 보이는바(증거기록 제77, 79면), 앞서 본 법령에 비추어 E은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8조 제1항 제3호, 사회적기업 육성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더라도 취약계층 고용비율이 100분의 50(2016. 12. 31.까지 100분의 30) 이상인 경우 '사회적 목적의 실현을 조직의 주된 목적으로 할 것'이라는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8조 제1항 제3호의 요건을 충족한다.

③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8조 제1항 제2호가 정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에는 피고인이 E의 설립 이후 사업 내용으로 한 건강체험 및 교육 서비스, 된장·간장·산야초·표고버섯의 제조·재배 및 유통업 등이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고(증 제3, 4호증, 증거기록 제154, 155, 168, 170, 228면), 설령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이 단지 암환자들이 치유와 요양을 하는 자연치유센터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유급근로자를 고용한 다음 위와 같은 서비스업을 영위한 이상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8조 제1항 제2호가 정하는 '영업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④

이에 당시 전라북도 공무원으로서 E에 대한 G사업 검토를 담당한 H 역시 '건강체험교육사업' 등을 사업내용으로 하는 E이 예비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정 요건에 부합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증 제11호, 증거기록 제79, 80면).

⑤

한편, I, J, K, L, F는 일정기간 E에서 근로자로 일하면서 임금을 지급받았다는 점을 확인하여 주고 있는바(증거기록 제22, 29, 51, 52, 152, 168, 168, 214, 221면), 피고인이 유급인력도 고용하지 아니한 채 E을 운영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보조금의 교부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보조금을 지급받는 경우뿐만 아니라, 당해 사업 등에 교부되어야 할 금액을 초과하여 보조금을 교부받는 경우에도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가 정하는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도875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설령 피고인이 당초 수사 개시 당시 문제되었던 바와 같이 E의 실제 고용 인력과 인건비 및 보조금 수령 내역과의 관계에서 마땅히 교부받아야 할 금액을 초과하여 보조금을 교부받았다고 하더라도, 보조금의 교부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보조금을 지급받는 경우와 당해 사업 등에 교부되어야 할 금액을 초과하여 보조금을 교부받는 경우는 엄연히 행위의 태양이 다르고 범죄사실을 이루는 보조금(편취금)의 액수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 할 것이어서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그 부분을 판단할 수는 없다<6>]

라.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E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이유로 보조금 지급대상이 아니라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이와 같이 E이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님을 전제로 피고인이 담당 공무원을 기망하여 보조금을 편취하고 국비를 부정한 방법으로 교부받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며, 달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사소송법 제440조,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