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전제사실
피고인은 전주시 완산구 B에 있는 사단법인 C(이하 'C) 대표로서 상시 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6. 11. 30.경 전주시와 전주시 D(전주시 E구 단독주택, 소형음식점, 상가 등 구역)에 대한 음식물 폐기물 수집·운반 업무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2017. 1. 1.부터 2년간 음식물 폐기물 수집·운반을 하기로 한 사실이 있다.
피고인은 2016. 12.경 전주시 D에 대한 음식물 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를 담당하였던 주식회사 F(이하 'F')의 근로자를 승계함에 있어 G 소속인 H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교섭 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케 할 의도로 소속 직원인 I 소장이 노조원들을 상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변경(2016. 12. 기준 H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은 24명, J 소속 조합원은 7명, 비노조원 2명)된다는 취지로 설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H노동조합소속 조합원 K, L, M, N, O, P으로 하여금 노조를 탈퇴하여 J 조합원으로 이동하도록 하고, H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4명(Q, R, S, T)에 대해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간접노무인력이거나 단기계약제 근로자라는 이유로 고용승계를 거부한 후 신규로 5명을 고용(신규채용자는 모두 J 소속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J 소속 조합원들과 달리 H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을 고용승계하면서 기사에서 탑승원으로 하향 보직 조정하여 임금 감소를 초래하는 등 H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
그에 따라 H노동조합은 위와 같이 피고인이 H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준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2017. 1. 3.부터 집회신고를 하고 근무시간 외의 시간을 이용하여 전주시청 등지에서 지속적으로 집회를 개최하였다.
범죄사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정당한 단체행위에 참가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7. 2. 4. 위 C 사무실에서 위와 같이 H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U 등 13명이 위와 같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것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며 U 등 13명에게 견책처분의 징계를 하였다.
이렇게 하여 피고인은 근로자가 정당한 단체행위에 참가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
판단
H노동조합이 2017. 1. 3.부터 진행한 집회에서 사용한 현수막, 피켓, 유인물에 기재된 내용으로서 C가 징계사유로 삼고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증거기록 197면).
기록에 의하면 C가 기존 F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 중 4명을 사실상 고용승계하지 않은 사실, 고용승계된 근로자들의 보직을 정함에 있어서도 회사에 비협조적인 근로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결정한 사실, 고용승계 문제가 있던 근로자들 중 3명과 일단 1개월의 계약을 한 후 본래의 직무인 환경미화 업무와 무관한 잡일을 시킴으로써 위 근로자들이 모욕감을 느꼈던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H노동조합이 집회과정에서 사용한 현수막 등에 일부 허위, 과장된 내용이 있어 C의 명예 등이 훼손될 염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이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유지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그 내용이 전체적으로 진실하여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에 대한 C의 징계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8다29123 판결 참조).
그러나 어떤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당시 사정으로 보아 사용자가 당해 징계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설사 그 징계처분이 사법절차에서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어 무효로 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곧바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5호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고, 여기에서 나아가 그와 같은 징계가 그 내용에 있어 징벌권을 남용하거나 또는 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인정되고 또 이것이 사회통념상 가벌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 한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7도6861 판결 참조).
그런데 H노동조합이 집회에서 사용한 현수막 등에 기재된 '비리채용... 자신들의 지인 5명을 채용하기 위하여', '인권침해, 노예처럼 대하며' 등의 내용은 허위사실 또는 과장된 표현으로서 지나친 면이 있고, 그로 인하여 회사의 명예가 훼손될 여지도 충분해 보인다.
이와 같은 경우 C가 볼 때에는 관련 근로자들에게 징계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보이고, C가 그에 대하여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의 처분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징계처분이 징벌권을 남용하거나 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가벌성이 있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이 징계사유로 삼은 근로자들의 행위가 결국 정당한 단체행위로 인정된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5호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허윤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