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상시근로자 30여명을 고용하여 택시운수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 및 선정자들(이하 원고와 선정자들을 통틀어 표기할 때에는 '원고들'이라고 한다)은 피고 소속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거나 근무하였던 자들로서 그 재직관계는 별지2의 표 '입사일'란 및 '퇴사일'란 기재와 같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근무 당일 택시운행을 통해 벌어들인 총 운송수입금에서 기준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만을 가져가기로 하는 방식(이른바 도급제)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개별근로계약(을 3호증의 3, 4)에 의하면, 2011. 6.경부터 2012. 12. 경까지는 1개월 만근을 21일로 정하여 근로자가 하루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 76,000원(만근시 월 1,596,000원)을 회사에 납입하면, 회사로부터 월 606,000원의 급여를 수령하기로 하였다.
피고는 2012. 11. 14. 유한회사 정안택시 상조회와 임금협정(갑1, 이하 '2013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그 후 피고는 2014. 11. 25. 유한회사 정안택시 노동조합과 임금협정(갑2, 이하 '2015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또한 피고는 2014. 11. 27. 유한회사 정안택시 노동조합과 단체협약(갑7)을 체결하였는데, 위 단 체협약에서는 '근로시간 및 기타 근로조건, 조합원에 대한 임금은 임금협정서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다.
피고회사(문맥의 흐름에 따라 '피고'와 '피고회사'를 혼용한다)의 임금대장에는 원고들 소속 근로자의 월급이 2012년 606,000원, 2013년 702,000원, 2014년 800,000원, 2015년 850,000원으로 각 기재되어 있다.
원고들은 피고회사에 대하여 별지2 연차휴가수당산정표 기재와 같이 2011년경부터 2015년까지 연차휴가를 사용하거나 신청한 적이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3, 6, 7, 9호증, 을 1, 2, 3, 4, 6,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이 피고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별지2 연차휴가수당산정표의 '발생기간'란에 발생한 '발생일수'란의 유급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2 연차휴가수당산정표의 '총합'란 기재 각 해당 금원을 미지급 연차수당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회사가 소속 운전기사에 대한 복무관리를 하지 않아 원고들이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의 발생요건인 '1년간 80% 이상 출근' 조건을 충족하였는지 알 수 없고, 설령 원고들이 연차휴가청구권 발생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근무형태가 '도급제' 방식이어서, 피고회사가 실제 원고들에게 연차휴가수당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을 지급한 바 없고, 임금대장에 기재된 임금은 형식상 기재에 불과하여 이를 연차휴가수당 산정의 기준으로 삼을 수도 없다.
'1년간 80% 이상 출근 요건을 충족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60조는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고(제1항),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제4항)'고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갑 6호증, 을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들이 각 근무기간동안 명시적으로 유급휴가를 사용한 적이 없고 근로기간 중 예정된 배차일에 전부 배차를 받은 점, 피고는 배차일지만을 기록할 뿐 원고들이 해당 배차일에 실제 택시를 운행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나, 원고들이 이른바 도급제 형태의 택시 운전기사로서 관행적으로 보통 택시 운행을 실제로 할 수 없는 날에도 배차를 받고 그 날 발생하는 사납금도 피고에게 지급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별지2 연차휴가수당산정표 중 각 '발생기간'란의 80% 이상을 출근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임금대장에 기재된 임금을 연차휴가수당 산정 기초의 임금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운송회사가 그 소속 운전사들에게 그 근로형태의 특수성과 계산의 편의 등을 고려하여 하루의 운송수입금 중 회사에 납입하는 일정액의 사납금을 공제한 잔액을 그 운 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하여 자유로운 처분에 맡겨 왔다면 위와 같은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되는 부분 또한 그 성격으로 보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다43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회사는 원고들에게 사납금을 제외한 수입 등에 관하여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것이다(따라서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들이 실제 가져간 초과운송수입금이 아닌 원고들에 대한 임금대장에 기재된 임금을 이 사건 연차휴가수당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기준임금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면, 비록 원고들이 실제로는 임금대장상의 임금과 동일한 액수를 지급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인 피고회사와 원고들이 가입된 노동조합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체결된 임금협정 및 단체협약과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효력을부정할 수 없는 이상 원고들은 위 각 임금협정, 단체협약,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임금을지급받은 것으로 간주될 수 있고, 원고들이 지급받은 초과운송수입금을 형식적으로 특정하기 어려운 이 사건의 경우 위 임금대장에 기재된 임금을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연차휴가수당 등 법정수당 산정의 기준인 통상임금으로 삼을 수 있다고 볼 것이다(위와 같이 보더라도 그 금액 면에서 피고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지 않다고 보인다).
소결론
원고들이 2011년경부터 2015년경의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한 사실 및 원고들에게 연차휴가수당청구권이 발생한다는 점에 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사정이 그러하다면 원고들의 각 미사용 연차유급휴가 일수가 별지2 연차휴가산정표 중 '발생 일수'란의 각 해당 일수와 같다고 할 것이고, 한편, 연차휴가청구권이 소멸된 직후를 연차휴가수당 지급일로 하여 각 해당 통상임금 시급(원고는 2013년, 2014년 통상임금 시급을 각 5,528원으로, 2015년 통상임금 시급을 5,666원으로 산정하였고, 피고가 위 통상임금 시급 계산방식 자체를 다투고 있지는 않으므로 위 금액을 기준으로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을 계산한다)을 토대로 1일 소정근로시간을 임금협정, 단체협약에서 정한 5시간으로 하여 각 연차휴가수당을 계산하면, 그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은 별지2 연차휴가산정표 '총액'란의 각 해당 금원과 같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별지2 연차휴가산정표 '총합'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등에 관한 판단
포괄임금제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들의 근로계약은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은 피고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없다.
판단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들이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포괄임금제 약정에 관하여 묵시적으로 합의하였거나 동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설령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그와 같은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업무가 감시·감독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며, 그와 같은 임금 약정이 원고들에게 불이익이 없다거나 정당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포괄임금제 약정은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하는 것이 근로기준법상의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임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원칙의 예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 약정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가급적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근로기준법 제17조와 제56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자에게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및 지불방법 등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정자 B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을 3호증의 4)에 의하면, 임금 부분에 있어 선정자 B의 만근 시 월급을 606,000원으로 정하고, "상여금, 기타급여 : 없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기타 급여에 해당하는 수당이 무엇인지, 각 수당별 책정 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하여는 전혀 기재가 되어 있지 아니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근로계약이나 임금협정, 단체협약 과정에서 원·피고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
1)금지급계약에 관하여 논의하였다거나 피고가 원고 등에게 포괄임금제 임금지급계약에 관하여 설명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2013년 임금협정 제5조에는 "근로자의 근무일수는 21일 만근으로 하고 회사 측과 합의하여 초과 근로할 수 있다. 단 택시사업장의 근로자가 순항식 영업형태이므로 초과근로여부를 측정하기 어려운 택시운송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정하여진 근로시간 이외의 시간에 대하여는 운행여부에 상관없이 당해 근로자의 사용시간으로 하고, 초과(연장)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고, 2015년 임금협정 제4조 제3항에도 동일한 내용의 규정이 있으나, 위와 같은 규정은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아니라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외근무시간에 대한 사전합의에 관한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들어 바로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는 배차일지만을 기록할 뿐 원고들이 해당 배차일에 실제 택시를 운행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사정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의 산출에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택시운송사업의 경우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실제로 을 4호증의 기재에서 보듯이 배차일지를 작성하여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시간 산정 및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택시에 설치된 운행기록장치(타코미터, tachometer)에 기록된 출고·입고시간, 주행시간, 영업시간 등의 내용으로도 근로자들이 근로한 시간을 알 수 있었다.
상계 내지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2015년 임금협정서(갑 제2호증)에 첨부된 '가불금처리동의서'에따라 피고에게 4대보험료 근로자분에 대한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원고들의 연차수당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거나 또는 위 금액이 피고가 지급해야 할 연차휴가근로수당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5년 임금협정서(갑2)에 첨부된 가불금처리동의서(1인 1차량)에 "1일 최저운송수입금 82,000원 (월 2,050,000원) 중 최소한 48,000원(월 1,200,000원)을 납입하여야 하고, 미달 금액은 가불금으로 처리하며, 위와 같이 가불금 처리를 할 경우, 4대보험료 근로자분에 대하여는 회사에 납부하여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설령 원고들이 피고에게 매월 사납금으로 120만 원에 미치는 금액을 지급하지 못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2015년 이전의 임금협정서에 가불금처리동의서가 첨부되어 있다거나 가불금처리동의서의 내용이 임금협정의 내용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와 사납금이 월 120만 원에 미달하는 경우 4대보험료 근로자분을 피고에게 납입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며, 달리 위 금액이 연차휴가수당액에서 상계 내지 공제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동원(재판장) 최정윤 김한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