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전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고정256
판결선고
2019. 4. 10.
범죄사실
피고인은 전주시 완산구 B에 있는 C조합 조합장으로 상시 근로자 250명을 사용하여 금융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5월 C조합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소식지에 'C 노동조합은 이미 식물노동조합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집행부의 잘못과 독단으로 이미 수많은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떠났습니다', 'C 분회장 이하 모든 간부들은 전원 사퇴함으로써 전원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스스로 노동조합의 거취를 결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노동조합에 대해 존재를 부인하는 발언 등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킨 행위를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노동조합을 조직·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D의 진술 기재 및 증인 E, F의 각 일부 진술기재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G의 진술 기재
G, D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진정인 의견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4호,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은 있으나, 피고인은 C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피고인 및 C조합(이하 'C'이라 한다)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행위 등에 대하여 농민조합원들이 강력하게 해명을 요구함에 따라 정확한 사실을 알리려는 언론활동의 일환으로 이 사건 호소문과 소식지를 발행하게 되었고, D과의 통화는 자신의 아들을 잘 부탁한다는 D의 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D에게 전화하여 일상적인 격려를 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에게는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지배 내지 개입할 의사가 없었다. 따라서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판단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된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 규정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 또는 비록 파업이 예정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1도1549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다가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려는 의사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호소문 및 소식지에 기재된 내용을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하여 '이미 식물노동조합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상실하였다,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고 함께 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다, 더 이상 존재의 이유가 없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귀족노조 그 이상의 모습이다, 모든 간부들은 전원 사퇴함으로써 ... 아니, 스스로 노동조합의 거취를 결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직원들의 근로조건·복리후생 등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요?' 등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존재 의의나 가치를 부정하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흑백논리로 자기들만의 조직으로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 사회적 규범과 관행을 저버리고 ... 반대만 하고 있다, 말도 안되는 트집으로 H조합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 운동하며 놀러 왔습니까?, 돈에 먼 노동조합, 돈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비열한 노동조합이라고들 한다, 노조의 비열한 이중잣대와 행동' 등 노골적이고 거친 표현으로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을 폄훼하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장에 대해 '분회장이란 완장을 차고 있으니까 조합장도 감사님도 눈에 보이지 않나 봅니다'라고 비난하면서 '대의원들이 대의원 총회를 소집 요구하고 이런 직원에 대하여 징계 해직을 요구하였다'고 언급하고, '노동조합을 빙자하여 사업을 방해하고 명예를 실추시키는 직원은 ...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즉시 인사조치를 할 것이다'고 하는 등 이 사건 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한 처우를 할 수 있음을 암시할 뿐 아니라, '양심 있는 많은 직원들은 노조의 비열한 이중잣대와 행동을 비판하고 환멸을 느껴 노조를 탈퇴했다, 현명한 직원 50여명이 급기야 노조를 탈퇴해서 현재 노조원과 비노조원은 거의 반반 정도의 수준이다' 등 이 사건 노동조합 활동을 하지 말 것을 종용 내지 권고하는 것으로 해석될 만한 표현도 하고 있다.
C의 조합장으로서 징계권, 인사권 등을 행사함으로써 C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우월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피고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 조합원을 포함한 C 직원들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발송하고 C 직원 모두 볼 수 있는 C 소식지에 위와 같은 내용의 글을 게재하는 행위는, 이 사건 노동조합을 부인하는 태도를 명백히 함과 동시에 노동조합원으로 활동을 계속할 경우 징계나 인사평정 등에 있어 불이익을 입을 수 있다는 신분상의 불안감을 느끼게 하여 노동조합활동을 위축시킴으로써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피고인 및 C에 대한 비난 등에 대하여 왜곡된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하여 이 사건 호소문과 소식지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글을 게재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내용은 왜곡된 사실관계에 대한 반박 내지 사용자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정도를 넘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I 전 지점장이 노동조합 전 분회장이라는 이유로 비슷한 비위행위를 저지른 다른 직원들에 비해 중징계가 내려졌다며 I에 대한 정직 징계 처분 및 해고 처분을 비판하여 왔고, I의 구제신청에 따라 J위원회 및 K위원회에서 위 징계처분 및 해고처분은 징계양정이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는 이유로 부당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동조합이 I에 대한 징계 및 해고처분을 비판한 것은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을 보장받기 위함에 주된 목적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어 이를 부당하다거나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그런 비위행위로 해고된 직원을 두둔하고 있는 작태는 H조합을 파괴하는 중대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노동조합이 언제부터 노조원도 아닌 법을 위반한 지점장을 대변하는 조직이 되었습니까? 노동조합은 스스로 개혁하고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이 사건 호소문 및 소식지에 게재한 행위 또한 단순히 사용자의 입장에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수준을 넘어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인과 D 사이의 통화내용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과 D의 아버지가 이 사건 통화 이전부터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다만 수개월 전 C 조합원인 D의 아버지가 C에서 실시하는 해외연수를 다녀오게 되면서 조합장으로서 위 연수에 동행한 피고인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특별한 친분관계가 없는 D에게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유로 전화를 걸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설사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C 조합장인 피고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D에게 전화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8번 기재 내용 외에도 "본인들이 노동조합의 지시나 명령이 혹시 있다고 하더라도 합당하지 않은 것은 그것을 수용하면 안돼. ... 내가 조합장이 아니고 우리 D씨가 조합장이라고 했을 적에, 그 노동조합이 지시에 따라서 오지도 않고 뭣하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볼 것인가 거기가 조합장으로서 한번 뒤돌아 생각하고 봐봐"라는 등 언급을 하였는바, 이는 피고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명백히 표명함과 동시에 D에게 노동조합 활동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행위로서 이로 인해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의 수단과 방법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가볍지 아니하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과 원만히 합의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이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양형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오명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