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8. 10. 10. 선고 2018노296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E은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등기이사로 등재되어 실제 임원으로서 활동하였을 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E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2)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로 주장하였고,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E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추가로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원심 판시 사정에 보태어 보면, E이 이 사건 회사에 재직한 기간 동안 사용자인 피고인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E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E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매월 고정적인 기본급(월 200만 원 내지 300만 원)을 급여로 받아왔고, 영업실적과 상관없이 위 기본급 지급은 보장되었다. E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서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고,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나)

이 사건 회사는 농자재 판매회사인바, 이사들은 담당 지역을 나누어 대리점, 농협, 작목반, 개인농업인 등을 상대로 농자재 판매를 위한 영업활동을 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다. E은 전남 및 경남 지역에서의 홍보 및 영업활동, 재고파악, 배달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영업일지, 주문내역 및 판매장부를 작성하여 2~3일 간격으로 이메일 등을 통하여 이 사건 회사에 제출하였다.

다)

이 사건 회사에는 피고인 및 대표이사를 제외한 이사가 4명 정도, 일반직원들(내근직원, 영업직원)은 4~5명 정도 재직하였는데, 현재 이사들은 월 300만 원, 영업직원들은 월 230만 원 내지 250만 원을 매월 급여로 받고 있다. 영업업무에 관하여 이사와 영업직원이 하는 업무는 그 내용상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출·퇴근시간 내지 형태도 거의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회사의 정관은 등기이사와 비등기이사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고, 실제로 등기이사와 비등기이사의 보수나 업무내용 내지 역할 등에 있어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은 2012. 7. 20. 이 사건 회사에 영업직원으로 입사하였고, 2013. 11. 26. 이 사건 회사의 이사로 선임되었으며, 2015. 1.경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로서 취임등기가 마쳐졌고 2016. 6. 13. 사임하여 2016. 7. 29. 그 사임등기가 마쳐졌다. E 또한 비등기이사, 등기이사로 각 재직할 당시 종전에 담당하고 있던 업무를 그 역할이나 수행방법 등의 특별한 변동 없이 계속하여 수행하였고, 그 대가로 매월 일정액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라)

E이 이 사건 회사의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거나 일정한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업무수행방식 등에 있어 어느 정도 자율성을 부여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E이 담당하던 영업업무 자체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사용자인 피고인의 지시범위 내에서 제한된 재량권을 허용받은 것일 뿐이고, 이 사건 회사로부터 당해 업무처리를 전반적으로 위임받았기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E이 수행한 업무와 관련하여 대리점이나 농협영업 등에 관하여는 계약 자체는 농협중앙회 등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서 계통계약이 체결되었고, 개별 대리점이나 농협에서 추가할인요청이 있을 때 이사가 재량으로 어느 정도 결정할 수는 있었으나, 그 비율이 높은 경우에는 피고인 및 다른 이사들과 협의하여 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E을 포함한 이 사건 회사의 이사들은 병가나 휴가 등을 사용할 때에는 피고인 등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E이 병가나 휴가 등을 사용하거나 담당지역의 업무가 과다한 때에는 피고인이나 다른 이사들에게 업무지원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였으나, 통상적으로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마)

이 사건 회사의 업무수행에 관한 유류비, 차량수리비, 식비 등의 경비는 이 사건 회사의 법인카드를 통하여 지급되었다. 위 법인카드는 월 300만 원의 한도 내에서 사용이 허용되었고, 이 사건 회사의 이사들은 각 카드사용내역서를 이 사건 회사에 제출하였으며,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경비를 지출하는 경우에는 피고인 등과 상의를 하여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바)

피고인은 2013. 1. 3.경 E에게 '매일 유선으로 보고할 것'을 지시하였고, E이 이사로 선임된 2013. 11. 26. 이후에도 E에게 '개인적이든 공적이든 휴무 시 필히 사전승인을 득할 것, 외상값회수에 최선을 다할 것, 판매실적을 포함한 방문고객 리스트를 모두 기재하여 매일 업무일지를 올릴 것, 초기 방문 및 지속적인 전화·문자발송, 모든 농가 방문 못할 시 꼭 전화할 것' 등을 지시하였으며, 영업실적 향상 및 미수금 회수 등을 촉구 내지 독려하였다.

사)

이 사건 회사의 이사들이 일반직원들을 독단적으로 고용한 경우는 없었고, 개별이사가 관리하는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도 해당 이사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회사의 방침에 따라 정해졌다. E이 이 사건 회사의 이사 직함으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당시 관리하고 있었던 직원은 없었다.

E은 이 사건 회사의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인사, 노무관리 등 이 사건 회사의 경영에 관한 중요사항을 결정하는데 참여하지 않았고, 이에 참여할 권한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E이 임원으로서 매월 임원회의에 참석하여 이 사건 회사의 경영사항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회의는 이사들이 담당하고 있던 지역별 영업실적, 영업정보, 농자재판매 시 필요한 농사재배교육 등을 공유 내지 보고하는 내용의 회의였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E이 이 사건 회사의 경영사항에 관한 인사, 회계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아)

E이 이 사건 회사와 2014. 1. 2.자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급여를 월 300만 원으로 정하면서 퇴직금은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약정하였고, 이 사건 회사의 정관 제38조에 임원 및 고문의 보수 또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12. 5. 11.자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의 퇴직금 등에 관하여 이사회에 위임하기로 결의하여 2017. 6. 7.자 이사회에서 E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의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인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정은 피고인의 이 사건 범죄성립에 영향이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인 점과 아울러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전과,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양형사유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 증거의 요지 중 제1행의 "일부 피의자신문조서"는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 진술기재"의, 법령의 적용 중 제2행의 "제44조"는 "제44조 제1호"의, 제3행의 "퇴지금"은 "퇴직금"의 각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이를 각 경정한다).

판사 방승만(재판장) 강인혜 김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