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3. 1. 18. 선고 2020고정654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전주시 덕진구 B에 있는 C 대리점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자동차판매대리점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 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확정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6. 6. 20.경 위 사업장의 근로자인 D에 대하여 자동차 판매용역계약 해지 통보를 한 것을 비롯하여 2016. 4. 6.경부터 2016. 11. 24.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9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자동차 판매용역 계약을 해지하였으나, 위 근로자들이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여 2017. 3. 9., 2017. 7. 25. 각각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피고인은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즉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자동차판매용역계약 해지를 취소하고 위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켜라.’라는 취지의 구제명령 판정을 받았고, 그 이후 위 판정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9. 6. 13. 대법원에서 위 구제명령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키지 않아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하였다.

2.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의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은 근로자들별로 각 계약기간 종료일에 갱신되지 아니한 채 종료되었다 할 것이고, 피고인에 대한 구제명령으로써 이 사건 용역계약이 갱신되었다고도 볼 수 없는바, 비록 구제명령 확정을 위하여 경과한 기간 중에 근로자들과의 위 용역계약이 종료되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구제명령 확정 이후에는 위 용역계약의 종료로 인하여 더 이상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킬 수 없게 되었고, 위 구제명령이 피고인에게 원상회복 이상의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를 부과한 것이라 보기도 어려우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9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용역 계약을 해지하였으나, 위 근로자들이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여 2017. 3. 9., 2017. 7. 25. 각각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피고인은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즉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자동차판매용역계약 해지를 취소하고 위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켜라.’라는 취지의 구제명령 판정을 받았다. 피고인은 이후 위 판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2019. 6. 13.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하여 구제명령이 확정되었다.

한편, 위 근로자들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피고인의 용역계약 해지와 노동조합 탈퇴 종용 및 단체교섭 거부 등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과 용역계약 해지일로부터 원직복직일까지의 일실수입 상당의 재산상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0. 10. 16. 근로자들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전제로 피고인의 용역계약 해지 등이 부당노동행위로서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근로자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18907). 이에 피고인 등은 항소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20나2038707), 서울고등법원은 2022. 2. 16. 근로자들의 재산상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 일실수입 산정 기간을 계약 해지일부터 사업장 복직일까지로 판단한 1심 법원과 달리, ‘이 사건 용역계약은 계약기간 만료일에 갱신되지 아니한 채 종료되었으므로 용역계약 해지일부터 용역계약 만료일까지 남은 잔여기간을 배상기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항소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하였다. 피고인 등이 다시 상고하였으나(대법원 2022다225804) 대법원은 2022. 6. 16.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②

피고인은 통상적으로 카마스터와 2년 주기로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해 왔고, 피고인과 근로자들이 체결한 이 사건 용역계약의 계약기간 종료일은 별지 범죄일람표 비고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는 부당노동행위에 기한 것으로서 무효이나, 이 사건 용역계약은 기본적으로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으로서 별도로 피고인의 재계약 내지 계약갱신 의무를 정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계약서상 계약갱신에 관하여 ‘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재계약하지 않을 경우 본 계약은 계약기간 만료시 자동적으로 효력을 상실하며, 계약 갱신은 자동차 판매대리 갱신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효력을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등 피고인이 용역계약 기간 만료시 재계약의무 또는 근로자들의 계약갱신 요구에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용역계약은 계약기간 종료일에 갱신되지 아니한 채 종료된다고 할 것이다. 결국 피고인과 근로자들의 이 사건 용역계약은 구제명령이 2019. 6. 13. 대법원 판결로 확정되기 이전에 별지 범죄일람표 비고란 기재 일자에 각 종료되었다.

③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 내용과 목적 및 취지, 임금 상당액 구제명령의 의의 및 법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되므로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판결의 이유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할 경우 금전적인 손해에 대한 보전을 구하는 것 외에 원직에 복직하는 것은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한편, 구제명령은 사용자에 대하여 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사법상의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22100 판결 등 참조), 구제명령이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원상회복 이상의 조치를 포함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구제명령으로써 근로자들과의 이 사건 용역계약이 갱신되었다거나, 구제명령이 이 사건 용역계약의 원상회복을 넘어서 갱신까지 강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형벌법규는 그 규정내용이 명확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 해석에 있어서도 엄격함을 요하고 유추해석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95. 7. 28. 선고 95도497 판결, 대법원 1995. 4. 7. 선고 95도94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제89조 제2호에서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구제명령이 확정된 이후에 구제명령을 위반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임이 명확하고, 구제명령의 확정 이전에 이를 위반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의 계속된 상소 등으로 인하여 구제명령 확정을 위하여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였고, 그러한 기간 중에 근로자들과의 이 사건 용역계약이 종료되는 결과가 되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형벌법규 해석의 엄격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구제명령이 확정된 이후에는 위 용역계약의 종료로 인하여 더 이상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킬 수 없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한편, 구제명령 확정 이전에 사용자에 대한 이행의 강제를 위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제85조 제5항에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신청에 의하여 관할법원이 판결 확정시까지 구제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행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원의 명령에 위반한 사람은 500만 원 이하의 금액(당해 명령이 작위를 명하는 것일 때에는 그 명령의 불이행 일수 1일에 50만 원 이하의 비율로 산정한 금액)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규정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9조 제2호에서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한 자’는 구제명령이 확정된 이후에 구제명령을 위반한 사람에 한정되는 것임이 더욱 명확하다.

⑤

한편, 이 사건과 같이 구제명령이 확정되는 기간 동안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 인하여 구제명령 확정 이후에는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 부당노동행위 구제제도의 목적달성에 미흡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미확정의 구제명령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행강제명령 제도를 두고 있는 점(이의 위반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을 뿐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정 이전의 노동조합법은(1996. 12. 31. 폐지) 제46조에서 확정되지 않은 구제명령을 위반한 사람과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사람을 모두 처벌하는 형태로 규정하고 있었는데, 헌법재판소는 구제명령위반행위 자체에 대하여 형벌을 과하는 입법례는 드물고, 구제명령이 확정되기 전에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구제명령이 확정된 경우와 똑같은 법정형으로 자유형까지 규정한 입법례는 없는 점, 미확정의 구제명령에 대한 신속한 이행확보수단은 국민의 기본권제한에 있어 형벌보다 덜 무거운 방법으로 가능한 점 등을 근거로 ‘노동조합법 제42조의 규정에 의한 구제명령에 위반하거나’(확정되지 않은 구제명령에 위반한 사람) 부분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한 점(헌법재판소 1995. 3. 23. 선고 92헌가14), 이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제89조에서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한 자’ 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현행 법령은 부당노동행위 구제의 필요성과 형벌 규정의 보충적 적용의 요청을 모두 고려하여 규정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과 같은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현행 법령의 해석상으로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지윤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