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B을 징역 1년, 피고인 C을 금고 8월에 각 처한다.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피고인 B, C에 대한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B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 한다)와 G 사이의 업무분장상, 공장 안에 있는 금형을 공장 내에서 이동하는 것은 G에서 책임질 일이지만, 금형을 공장 밖으로 반출하거나 공장 안으로 반입하는 것은 D의 업무이다. 피해자는 공장 밖으로 이동된 금형을 적재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피해자는 G이 아닌 D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A은 D의 지시와 관리, 감독 하에 업무를 한 것이므로 A 혹은 D이 보조자를 데려오는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할 것이고, 피해자는 A에 대해 호의적으로 도와준 것에 불과하다. 결국 G이 D의 업무에 대해 안전보건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B에게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상의 죄책을 물을 수는 없다(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C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 C의 주의의무로 기재된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기계·기구 등이 넘어지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경우에는 안전·보건시설 등을 설치하여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는 너무 추상적이고, 관련 법령에 그와 같은 주의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피고인 C이 어떠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인지 알 수 없고, 피고인 C에게 주의의무위반의 과실이 없다(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원심의 형(징역 1년,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양형부당).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피고인 B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피고인 B은 피해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 근로자가 작업을 하는 도중 제품, 자재, 부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중량물의 취급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도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데 이를 게을리 하여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가 지게차를 이용한 금형 이동 및 적재 작업을 할 때 지게차에 적재된 금형이 떨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중량물의 취급 작업을 함에도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고, 업무상 과실치상의 점은 피고인 B이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 C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피고인 C은 위 피고인 B에게 익산 공장 안 성형동에서의 금형 제작을 도급한 D의 공장장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기계·기구 등이 넘어지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경우에는 안전·보건시설 등을 설치하여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데 이를 게을리 하여 안전·보건시설 등을 설치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고,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은 피고인 C이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다. 위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와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일치하고 있다면, 이는 1개의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상죄는 형법 제40조에서 정한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도2642 판결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보아 경합범 가중을 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피고인 B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피고인 B은 원심에서 이 사건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원심판결문 제6쪽 제5행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하에서 피고인 B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금형이동 업무와 G 업무의 밀접한 연관성, 위 업무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밀접성, 피해자의 근로형태(피해자가 다른 업무를 하면서 한 두 차례 A의 요청에 의하여 도와준 것이 아니라, 사실상 계속적으로 지게차 업무를 지원하는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A도 원심법정에서 자신은 이동만 할 따름이지 누구에게 해 달라, 하지 말라는 소리를 할 위치가 아니라고 진술한 바 있다) 등에 비추어 금형 이동 업무가 G의 업무가 아니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 B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및 제3항에서 정한 사업주에 해당한다] 거기에 피고인 B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C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규정
판단
원심판결문 제6쪽 제5행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하에서 본 바와 같이 D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서 정한 도급사업주이다(피고인 C은 당심에서 위 도급사업주가 아니라는 주장은 항소이유로 하고 있지 않다). 도급사업주에 대하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그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하여 그 주의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는 위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15호 및 19호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언급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발생위험이 있는 장소 중 하나로,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또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장소’를 적시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도급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로 이 규칙에서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안전보건규칙(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약칭이다)의 내용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안전보건규칙도 살펴보면, 안전보건규칙에는 제품, 자재, 부재(部材)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 조치, 작업으로 인하여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경우 낙하물 방지망, 수직보호망 또는 방호선반의 설치, 출입금지구역의 설정, 보호구의 착용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에 화물을 적재하는 경우에 하중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적재할 것, 구내운반차 또는 화물자동차의 경우 화물의 붕괴 또는 낙하에 의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화물에 로프를 거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할 것,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화물을 적재할 것 등을 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로 규정하고 있다.
관련규정이 위와 같다면, D이 취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추상적이라거나, 관련 법령에 그와 같은 주의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조사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금형 운반 중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떠한 안전 조치도 하지 않았고(특히 이 사건의 경우처럼 금형에 기름이 많고 지게차의 후크도 별로 남지 않을 정도로 금형이 큰 경우에 대한 조치가 별도로 있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 교육도 하지 않았으며, 금형 높이가 높아 운전자의 시야를 가렸음에도 이를 막거나 다른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므로(A도 원심법정에서 2명의 보조인이 필요하다고 D에 요청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 D에게 주의의무위반의 과실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C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