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4. 7. 11. 선고 2023노557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원심 판시 군산시 D 소재 신축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 고용된 일용직 근로자일 뿐 근로자 E을 고용하지 않았으므로 근로자 E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피고인이 사용자임을 전제로 근로기준법위반이 성립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며,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이 그 법의 준수의무자인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는 노동현장에서 근로기준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이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4도1309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판결문 2쪽 증거의 요지란 아래 부분에서 근거를 자세히 설시하면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설령 피고인이 직접 근로자 E을 고용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현장관리자 등의 요청에 따른 근로자의 모집 및 그 근로자에 대한 지휘와 임금 집행’ 등의 사항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사업주로부터 부여받은 자로서 근로자 E을 모집하고 업무상의 지시까지 한 이상, 근로자 E과의 관계에서 적어도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의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주체에 해당함을 전제로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근로자 E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였고, 지인 F의 소개로 피고인을 만나 바로 일을 시작하였다.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입선과 용접을 하였고, 피고인이 자신에게 입선 지시도 하고 일부 구간 용접도 해달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진술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하게 된 경위나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받은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F의 원심 법정진술과도 일치하여, 신빙성이 인정된다.

②

이 사건 공사현장의 당시 현장관리자인 M은 당심 법정에서 ‘자신이 피고인에게 용접할 사람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데려왔는지는 모르지만 E을 데리고 왔다.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근로자에게 임금이 지급되는 방식은 일률적이지는 않지만 반장급의 인솔자가 자신이 인솔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건축주로부터 받아서 해당 근로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인은 인솔자로서 반장급 정도의 지위는 가지고 있었다. 건축주 측이 피고인의 통장에 입금한 돈에는 인건비나 자재비 등 경비도 일부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피고인은 2020. 10.경 ‘K’ 측에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할 근로자를 보내달라고 요청하여 위 ‘K’ 소속의 F를 소개받았다. F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인의 지시를 받아 근로를 제공한 후 2020. 10. 31.경 다른 공사현장에서의 임금을 포함한 총 837,000원을 ‘K’ 측으로부터 받았고, 이후 피고인은 2020. 11. 4.경 F의 임금이 포함된 465,000원을 ‘K’ 측에 지급하였다. 이는 위에서 본 M의 당심 법정진술에서 언급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반장급의 인솔자에게 부여된 역할에 부합하는 것이다. 피고인의 변호인이 제출한 2024. 4. 29.자 항소이유서에도 피고인이 F에게 임금을 지급한 경위에 대하여 ‘건축주와 현장관리자 등 이 사건 공사현장의 책임자로부터 “피고인과 함께 일한 일용직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K 측에 전달한 것’이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④

E은 2020. 10. 17.부터 2020. 10. 18.까지 2일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후, 근로 제공을 마친 날인 2020. 10. 18. 오후 4시경 바로 피고인에게 자신의 통장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고, 다음 날인 2020. 10. 19. 오후 6시경에도 피고인에게 ‘입금이 안 됐네요’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근로 제공을 마친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피고인에게 임금 지급을 요구하였다.

⑤

피고인은 E에 대한 임금 지급 여부에 관하여 수사기관에, 2022. 2. 24.경에는 ‘3월 중순 안에 지급할 수 있다’, 2022. 3. 18.경에는 ‘N로부터 인건비 등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N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판결이 선고되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는데, 위와 같은 진술내용은 피고인이 E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정세진(재판장) 김은영 이창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