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2025고단179호 사건에 대하여 벌금 1,000만 원에, 2025고단1403호 사건에 대하여 벌금 5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사건
2025고단179, 2025고단1403(병합)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의료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
A
검사
한웅세, 신종화(기소), 박성종, 최우석, 서하야나(공판)
변호인
변호사 이영호
판결선고
2026. 5. 13.
범죄사실
『2025고단179』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4. 9. 26. 전주지방법원에서 강제추행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4. 10. 5.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의료법위반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3. 9. 26. 14:06경 전주시 완산구 B건물 C호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D의원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E(여, 34세)로부터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수면제인 알프람 25그램을 1개월 투약분으로 처방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수락하여, 같은 날 14:18경 E로부터 E의 용태를 듣고 관찰하여 병상 및 병명을 판단하는 진찰을 전혀 하지 아니한 채, 임의로 상병명 '상세불명의 비기질성 수면장애'를 기재하여 알프람정 0.25밀리그램 28정의 처방전을 작성하여 16:40경 위 D의원 간호사를 통해E에게 교부하였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피고인은 전주시 완산구 B건물 C호에 있는 'D의원'의 의사로서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이고, 마약류취급자는 그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24. 1. 1.경 위 D의원에서 피고인에게 스스로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터민 성분의 휴터민정 60정을 처방하여, 같은 날 전주시 완산구 F에 있는 G약국에서 휴터민정 60정을 교부받고, 2024. 1. 20.경 위 D의원에서 피고인에게 스스로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성분의 스틸녹스정 30정을 처방하여, 같은 날 위 G약국에서 스틸녹스정30정을 교부받아, 휴터민정과 스틸녹스정을 보관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2024. 1. 22. 오후경 위 D의원의 환자로 알고 지내던 E(여, 35세)에게 연락하여 '술이나 한잔하자'고 메시지를 보내고, 같은 날 19:30경 위 D의원에서 피고인의 연락을 받고 온 E에게 '커피, 약, 술을 먹었다', '졸피뎀과 디에타민을 먹었다', '나랑 자줘, 나 딱딱하거든', '약 먹자, 뽕가리', '약 먹을까? 내가 약을 좀 먹었어, 너도 약 먹어, 먹어, 멀쩡하니까 재미가 없잖아', '키스해도 되냐', '약 줄까'라고 말하면서, 휴터민정 또는 스틸녹스정이 들어있는 약통을 꺼내 내미는 방법으로 업무 외의 목적인 E와 신체적 접촉을 하기 위해 E에게 휴터민정 또는 스틸녹스정을 제공하려 하였으나, E가 이를 거절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2025고단1403』
피고인은 전주시 완산구 B건물 2층 C호에 있는 D의원의 대표로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보건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을 명시하여야 하고 이를 포함하여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5. 2. 11.경 위 D의원에서 근로자 H와 월급 190만 원을 지급하고 주 5일(40시간) 근무하는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2025고단179]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E의 진술기재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통화기록 및 메시지 내역, 피의자 A 진료기록부 자료, 피의자 A 처방전 자료, D의원 휴대전화를 이용한 E와의 메시지 내역, 피의자와 E의 메시지 내역, E의 처방 내역
피의자와 E 대화 녹음파일 CD
수사보고서(사건 당일 피의자와 피해자의 대화 추가 확인 내용 관련), 입건전조사보고서(사건 당일 피혐의자와 신고자와의 대화 주요 내용 관련), 수사보고서(G약국에서 출력한 피의자에 대한 의약품 처방전 첨부), 수사보고서(피의자 A 모발 감정 결과 확인 관련), 감정의뢰 회보서(모발)
판시 전과: 범죄경력등조회결과서(A), 각 판결문
[2025고단1403]
피고인의 법정진술
H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진정인 계좌 거래내역, 급여 지급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의료법 제89조 제1호, 제17조의2 제1항(직접 진찰하지 아니한 의사에 의하여 작성된 처방전 교부의 점),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24. 2. 6. 법률 제20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3항, 제1항 제7호, 제5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업무 외 목적 향정신성의약품 제공 미수의 점),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의 점), 의료법위반죄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에 대하여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2025고단179호의 공소사실 제1항에 관하여
주장의 요지
공소기각 주장
피고인은 당초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 외 목적 향정신성의약품 제공미수의 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는데, 검사는 위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보기 어려운 의료법 위반 혐의에 관하여 별도로 수사를 개시한 후 기소를 하였다. 이는 검사가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에 위반하여 자신이 수사를 개시한 범죄를 기소한 것이므로, 이 사건은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하여 공소기각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무죄 주장
피고인은 피부 시술을 받기 위해 D의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내원한E를 오랜 기간 진료했으므로 E의 수면상태에 관하여 잘 알고 있었고, 2023. 9. 26.(이하 '이 사건 당일'이라 한다) E를 대면하여 피부 레이저 시술을 하는 과정에서 E의 수면상태 등에 관하여 여러 정보를 얻는 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인이 E를 전혀 진찰하지 않고 처방전을 교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판단
공소기각 여부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본문은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단서는 "다만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에서 검사가 기소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한 것은, 수사·기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수사와 기소의 주체를 원칙적으로 분리하여 상호견제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본문의 예외가 되는 제4조 제2항 단서의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는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하여 인지한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도6707 판결 참조).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은 경찰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병원의 환자로 알고 지내던 E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제공하려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는 혐의로 수사가 개시되어 검찰에 사건 송치된 점, 그런데 검사는 수사 중 E에 대한 처방내역 등을 검토한 후 피고인이 직접 E를 진찰하지 아니하고 E에게 처방전을 교부한 사실을 확인한 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범한 판시 의료법위반죄는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마약류위반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범죄이므로,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의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에 관한 수사 개시 검사의 수사 및 공소제기는 적법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유무죄 여부
의료법 제17조의2 제1항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직접'이란 '스스로'를 의미하므로 전화 통화 등을 이용하여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도 의사가 스스로 진찰을 하였다면 직접 진찰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있다. 한편 '진찰'이란 환자의 용태를 듣고 관찰하여 병상 및 병명을 규명하고 판단하는 것으로서, 진단방법으로는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 기타 각종의 과학적 방법을 써서 검사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러한 진찰의 개념 및 진찰이 치료에 선행하는 행위인 점, 처방전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의료법 제17조의2 제1항의 목적 등을 고려하면, 현대 의학 측면에서 보아 신뢰할 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특정 진단이나 처방 등을 내릴 수 있을 정도의 행위가 있어야 '진찰'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4도9607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E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처방전을 교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① E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수면제 처방과 관련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진찰을 받은 사실이 없다. 지인의 부탁을 받고 처방전을 대신 발급받은 것이다.'라고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E와 이 사건 병원 직원 사이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내역이나 E에 대한 처방 내역 등은 피해자의 위 진술에 부합한다. E가 피고인을 무고하기 위하여 허위 또는 과장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다고 보이 지도 않는다. E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E는 이 사건 당일 이 사건 병원 직원과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었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16:18경 '상세불명의 비기질성 수면장애'를 상병명으로 하여 알프람정 0.25밀리그램 28정을 처방하는 내용의 처방전을 작성하였다. 카카오톡 대화의 내용, 그 시각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E를 직접 진찰하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병원 직원으로부터 E의 처방전 발급 부탁을 전달받은 직후 처방전을 작성하였다(피고인도 E를 대면하기 전에 처방전을 미리 작성해 놓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바, 환자의 용태를 살피기 전에 미리 처방전을 작성해 놓는 행위는 그 자체로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E는 수사기관에서는 이 사건 당일 이 사건 병원을 내원하여 피부 시술을 받은 후 처방전을 교부받았다고 진술하였는데, 이 법정에서는 이 사건 당일 피고인을 대면하지 않고 처방전만 받아왔다고 진술하는 등 이 사건 당일 피고인으로부터 피부 시술을 받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소 일관성이 떨어지는 진술을 하였다.
그러나 E는 2023년도에만 이 사건 병원에서 20회의 진료를 받는 등 빈번하게 내원한 점, E가 이 사건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은 것은 단 1회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기억의 혼동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피고인은 E에게 피부 시술을 해주면서 그녀의 수면 상태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고, '하루 한 알 정도만 먹어야 된다.'라는 이야기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E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수면제를 처방받을 목적으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피고인에게 처방전 발급을 부탁한 점, E가 평소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해야 할 정도로 수면장애를 앓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설령 피고인이 E에게 피부 시술을 해주면서 동시에 그녀와 수면장애 및 처방된 약의 복용량에 관한 단편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E에 대한 진찰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
2025고단179호의 공소사실 제2항 업무 외 목적 향정신성의약품 제공 미수의 점에 관하여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당시 향정신성의약품(휴터민과 스틸녹스)은 사건 현장에 존재하지 않았고, 피고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제공하려는 고의도 없었으며, 말로 권유하는 행위를 넘어 제공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실행의 착수도 없었다.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하였고, 피고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제공하려는 고의도 있었으며, 실행의 착수에 나아간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E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당일 이 사건 병원을 내원하게 된 경위, 피고인이 자신에게 약통을 흔들어 약 복용을 권유하는 모습, 당시 피고인의 말투와 전후 행동 등'에 관하여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당시 피고인과 E의 대화녹음파일 CD의 음성은 피해자의 위 진술에 부합한다. E가 이 사건 병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모든 상황을 녹음한 행동이 일반적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위와 같은 행동만으로는 E에게 피고인을 무고하기 위하여 허위 또는 과장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E의 위 진술은 전체적으로 신빙성이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무렵 휴터민정과 스틸녹스정을 스스로 처방한 후 G약국에서위 약들을 교부받았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E에게 '커피, 약, 술을 먹었다', '졸피뎀과 디에타민을 먹었다', '약 먹자, 뽕가리', '약 먹을까? 내가 약을 좀 먹었어, 너도 약 먹어, 먹어, 멀쩡하니까 재미가 없잖아', '약 줄까'라고 말하면서 약통을 꺼내어 내미는 방법으로 E에게 약 복용을 여러 차례 권유하였는바, 피고인은 자신이 복용한 약의 종류와 효능을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피고인에 대한 모발 마약감정결과 펜터민과 졸피뎀의 양성반응이 나온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E에게 복용을 권유한 약통 속에는 피고인이 복용한 약(펜터민과 졸피뎀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이 들어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제공하려는 고의도 있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제공행위는 제공에 근접·밀착하는 행위가 행하여진 때에 그 실행의 착수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점유의 이전이 완료되면 기수에 이른다고 할 것이다. 위 ②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소지한 약통 속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이 들어있었음이 인정되는데, 피고인이 근처에 앉아 있는 E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이 들어 있는 약통을 내미는 행위는 향정신성의약품 제공행위에 근접 · 밀착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실행의 착수도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병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하였으나 이 사건 병원에서 스틸녹스정이나 휴터민정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 당일부터 약 2개월이 지난 후 이 사건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아내인 I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과거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어서 스틸녹스정과 휴터민을 피고인 모르게 보관하면서 피고인에게 한 알씩 주는 방법으로 복약관리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과 I의 관계를 고려하면 I의 위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인이 G약국에서 수령한 약은 이른바 PTP(Press Through Package, 개별 압박 포장) 방식으로 포장된 약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의사인 피고인으로서는 타인에게 자신이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드러나는 것이 꺼려져 이를 숨기려는 욕구가 있을 수 있고, 다량의 약을 약통에 보관하는 것은 휴대나 관리 측면에서도 용이하므로, 피고인이 PTP 방식으로 포장된 약을 약통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양형의 이유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 및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요소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아니한 채 수면제 처방전을 작성 · 교부하고,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서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하여 환자로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제공하려다 미수에 그쳤는바, 처방된 약물의 종류 및 위험성, 의료인의 책무, 관련 법령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그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기준법 위반 범행을 인정한다. 피고인은 근로자 H와 원만히 합의하였고, H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피고인이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한 행위는 1회에 그쳤고, 피고인이 이를 통하여 얻은 이익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이 사건 각 범행에 나아간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향정신성의약품 제공 범행은 다행히 미수에 그쳤다. 2025고단179호 사건의 각 범행은 판시 범죄사실 모두에 기재된 판결이 확정된 범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다.
판사 김민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