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벌금 4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은 무죄.
이유
범죄사실 - 피고인 A
피고인 A은 건설업을 운영하는 개인건축업자로서 근로자 22명을 사용하여 주식회사 C로부터 제주시 D 신축공사 중 골조, 형틀공사를 도급받아 시공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9. 9.부터 2017. 10. 18.까지 근로한 E의 임금 3,3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기재내역과 같이 근로자 22명의 임금 합계 44,320,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건정보
제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단508
판결선고
2020. 5. 27.
증거의 요지
피고인 A의 법정진술
F, G의 각 진술서
각 진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음) 제109조 제1항, 제36조,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 없는 점, 체불임금의 규모,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 피고인 B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B은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서 도급인인 주식회사 H로부터 도급받은 제주시 D 신축공사 중 골조, 형틀공사를 피고인 A에게 하도급한 직상 수급인이다.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피고인 B은 피고인의 하수급인인 A의 직상 수급인으로서, A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위 A의 사업장에서 2017. 9. 9.부터 2017. 10. 18.까지 근로한 E의 임금 3,3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기재내역과 같이 근로자 22명의 임금 합계 44,320,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B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 B은 근로자들의 임금 내역, 미지급 현황 등을 전혀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임금체불의 고의가 없고, 임금체불에 있어 피고인 B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체불에 대하여 형사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검사는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4조 제1호를 적용하여 기소하였다.
구 근로기준법
제109조(벌칙)
제36조, 제43조, 제44조, 제44조의2, 제46조, 제56조, 제65조, 제72조를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44조(도급 사업에 대한 임금 지급)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下受給人)이 직상(直上)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다만,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그 상위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 상위 수급인도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제1항의 귀책사유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4조(수급인의 귀책사유)
법 제44조 제2항에 따른 귀책사유 범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부담하고,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 근로기준법 벌칙규정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한 예외로서 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는, 직상 수급인에게 시행령 제24조 각 호에서 정한 귀책사유가 있고, 이로 인해 하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직상 수급인도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임금 지급의 책임을 지고, 그 책임을 이행하지 못한 경우 형사 처벌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법률규정을 근거로 직상 수급인을 형사 처벌하기 위해서는 직상 수급인에게 위 시행령 제24조 각 호의 귀책사유가 있음이 충분히 입증되어야 한다.
C과 피고인 A 사이에 체결된 공사약정서에는 착공일자 2017. 9. 5., 준공일자 2017. 10. 30., 약정금액 238,000,000원으로 규정되어 있다. 공사약정서 중 대금 지급과 관련하여서는 '기성금은 매월말 기성청구하여 익월 10일 현금지급{단, 9월(9월 25일까지) 청구금액은 추석 이전에 지급하도록 한다}', '갑(C을 말함)은 목적물 인수일로부터 60일 이내의 기한으로 정한 지급기일까지 을(피고인 A을 말함)에게 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제10조 제1항)', '갑이 발주자로부터 준공금을 받은 때에는 약정대금을, 기성금을 받은 때에는 을의 시공부분에 상당한 금액을 그 지급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을에게 지급하여야 한다(제10조 제2항)', '수급자가 비사업자인 관계로 기성금 청구시 일용직 노무비 대장과 사용자재에 대한 세금계산서(원사업자 명의로 발행)를 매주 청구시 제출하여야 한다(제12조 제2항)'고 규정되어 있다.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C이 피고인 A에게 지급한 공사대금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 B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 위반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피고인 B이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공사약정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이 언제인지, 해당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않은 것인지, 기성금 청구 방식이라면 피고인 A이 언제, 어느 정도의 기성을 달성하여 얼마의 기성금을 청구했는지, 그 중 피고인 B이 얼마를 미지급한 것인지, 그로 인해 피고인 A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인지 등의 사정들이 확인되고, 이를 통해 피고인 B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위와 같은 사정들을 확인하거나 피고인 B의 귀책사유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검사는, 공사가 완료되었음에도 위 181,270,000원만 지급되었고, 나머지 56,730,000원(= 공사대금 238,000,000원 - 181,270,000원)은 미지급되었기 때문에 시행령 제24조 제1호 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그런데 별지 기재와 같이 근로자들은 2017. 9. 27.부터 2017. 10. 30.까지 각기 다른 날짜에 퇴직하였고, 위 공소사실 자체도 각 근로자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각 근로자별로 근로기준법 위반죄가 성립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미지급된 공사대금이 있다고 하여 일괄적으로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 미지급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고, 각 근로자별로 해당 일자에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피고인 B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시행령 제24조 제1호의 귀책사유가 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할 것인데,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이상과 같이 피고인 B에 대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는 않기로 한다.
판사 이장욱
각주1) 【철근공 등 17명 임금체불 내역】
각주2) 【형틀목공 등 5명의 체불내역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