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사회복지법인 D(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의 운영과 관련하여 이 사건 재단의 사무국장 E에게 모든 업무를 위임하였기 때문에 E. F, G가 각 퇴직할 당시 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이하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을 합하여 '시간 외 근로수당'이라 한다)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고의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남 함안군 C 소재 이 사건 재단의 실경영자로 상시근로자 13명을 고용하여 노인요양시설을 경영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재단의 사업장에서 2011. 9. 26.부터 2012. 4. 25.까지 사무직으로 근로한 E의 연차수당 562,688원을 비롯하여 원심 판시 별지 개인별 미지급 금품내역서와 같이 근로자 3명의 체불금품 합계 1,838,321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사실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 증인 E, F, G에 대한 각 증인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피고인, E, F에 대한 경찰 대질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E, F, G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각 근로계약서, 내용증명의 각 기재, 전화등 사실확인 내용 등을 기초로 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는바(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이러한 법리는 퇴직금 뿐 아니라 각종 수당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위 각 증거에 의하면, E, F, G는 사회복지법인 D에서 수당 명목의 돈이 포함된 월 고정급여를 받으면서 근무하다가 2012. 4. 25. 각 퇴사하였는데 근무 당시 업무특성상 시간 외 근로를 일부 한 사실, E은 2012. 5. 1.경 피고인 측을 수신인으로 하여 E, F, G의 시간 외 근로 수당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 E은 위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시간 외 근로 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하였는데 정확한 계산이 아닐 수 있으니 첨부한 참고서류를 참조하여 계산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 이에 피고인 측은 2012. 5. 16.경 E 등에게 각종 수당이 포함된 고정급여를 지급하였고 그동안 아무런 이의가 없었으므로 부당 청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 이에 E은 F, G의 위임을 받아 시간 외 근로 수당과 연차 수당의 미지급을 이유로 2012. 5. 29. 고용노동청에 피고인을 진정한 사실, 피고인은 2012. 12. 13. 고용노동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그제서야 별지 기재 각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점과 위 근로자들이 병원 후송작업, 봉사활동 안내를 위해 시간 외 근로를 일부 한 점을 시인한 사실, 고용노동청은 E 등이 주장하는 시간 외 근로 횟수 등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여 결국 피고인의 진술을 토대로 별지 기재와 같이 시간 외 근로 수당을 재산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E, F, G는 근로시간 수와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포괄임금제가 허용되는 감시·단속적 근로자는 아니어서 피고인은 근로계약서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시간 외 근로 수당의 지급의무를 면할 수 없는 점(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는 별지 기재 각 수당을 지급기일 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데 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법원의 판단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부산고용노동청 창원지청(이하 '노동청'이라 한다)의 최초 조사 과정에서 '위 근로자들에게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한 사실이 없고, 위 근로자들과 가족처럼 지냈기 때문에 쉬고 싶으면 알아서 자체적으로 쉬라고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18쪽), 그 후 2차 조사 과정에서 '위 근로자들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인정하였던 점(증거기록 275쪽), ② 노동청에서 이 사건 재단에 위 근로자들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관련 근태자료의 제출을 요청하였으나, 이 사건 재단은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연차유급휴가 사용 여부와 관련된 자료를 만들지 않아 제출할 수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던 점(증거기록 130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 E, F, G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이에 관한 고의도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시간 외 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도10096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으로서는 E, F, G가 요구하는 시간 외 근로수당의 지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어 피고인이 E, F, G에게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이 부분 근로기준법위반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재단은 'U복지센터'와 'K요양원'을 운영하였고, E은 위 요양원의 사무국장으로, F은 위 복지센터의 사회복지사로, G는 위 요양원의 간호사로 2011. 9. 26.부터 2012. 4. 25.까지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는데, 위 근로자들은 퇴사 이후인 2012. 5. 1. 피고인에게 미지급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과 시간 외 근로수당의 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2012. 5. 16. 피고인이 위 각 수당의 지급을 거부하자 노동청에 피고인이 근로자 E에게 합계 9,816,896원[=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562,688원 + 시간 외 근로수당 9,254,208원(연장근로수당 4,491,456 원 + 휴일근로수당 3,979,008원 + 야간근로수당 562,688원)], F에게 합계 7,296,168원(=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428,736원 + 시간 외 근로수당 6,867,432원(연장근로수당 3,422,232원 + 휴일근로수당 2,848,032원 + 야간근로수당 597,168원)], G에게 합계 6,653,080원(=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401,912원 + 시간 외 근로수당 6,653,080원(연장근로수당 2,906,686원 + 휴일근로수당 3,186,588원 + 야간근로수당 157,894원)], 총 23,766,144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노동청에서 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고인과 위 근로자들은 시간 외 근로수당의 존부 및 그 액수에 관하여 중점적으로 다투었고, 위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이 사건 재단에서 근무할 당시 사용한 탁상 달력에 자필메모한 자료(증거기록 65-78쪽), 이 사건 재단의 일일업무일지(증거기록 172-214쪽), G가 제출한 요양대상 환자 일지(증거기록 23-64쪽) 등을 기초로 시간 외 근로수당을 위와 같이 산정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일일업무일지는 2012년 1월부터 작성하기 시작하여 2011년의 근무상황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고, 2012년 1월부터 작성된 일일업무일지 및 위 환자일지에 의하더라도 일부 요양대상자를 야간에 5회 정도 병원으로 이송한 사실이 확인될 뿐 근로시간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위 근로자들의 시간 외 근로 상황을 확인할 수 없었으며, E, F은 위 사업장에서 숙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야간 근로 여부를 명확히 구별하기 어려웠다.
노동청은 위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시간 외 근로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게 되자, 피고인을 조사하여 피고인이 인정한 일부 시간 외 근로[증거기록 274-275쪽,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일부 요양대상자를 5회 병원에 이송한 부분에 대한 야간 근로 및 위 근로자 중 E에 대한 이 사건 재단의 봉사활동자 안내를 위한 연장 근로 3회(각 2시간)]에 대하여만 수당 지급의무가 있다고 보아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원심 판시 별지 개인별 미지급 금품내역서 중 시간 외 근로수당 부분 기재와 같이 합계 444,985원(E : 311,4880원, F : 68,904원, G : 64,593원)을 미지급하였다는 수사결과를 도출하였고,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그와 같은 내용으로 기소하였는데, 노동청이 인정한 시간 외 근로수당 미지급액 합계액은 당초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에게 지급을 요구한 시간외 근로수당 합계 22,372,808원과 약 50배 상당 차이가 났다.
위 근로자들은 원심에서 이 사건 재단에 근무하면서 피고인에게 시간 외 근로에 대하여 따로 지급을 신청하거나 결재를 받은 사실은 없고, 이 사건 재단을 퇴사하기 전까지는 피고인에게 시간 외 근로수당의 지급을 요구한 사실이 없으며, 퇴사 이후 다른 기관 실무자에게 물어본 후에야 시간 외 근로수당이 미지급되었다는 것을 알고 피고인에게 그 지급을 요구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소송기록 64-65쪽, 73-74, 80-81쪽).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