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7. 1. 1.경 고압가스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피고에 입사한 다음, LPG 수송용 탱크로리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13. 6. 5.경 피고로부터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후 2013. 9. 5.경 해고통보를 받았다.
원고는 피고에 근무하는 동안 피고로부터 별도로 연차유급휴가근로수당을 지급받지 아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는 원고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중 2010년분 949,632원, 2011년분 1,171,976원, 2012년분 1,532,584원, 2013년분 919,200원 등 합계 4,573,39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최종 근로를 제공한 날인 2013. 9. 6.부터 14일이 경과한 2013. 9.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원고와 급여를 연봉제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연봉액에 근로기준법상 연장 · 휴일 · 야간근로수당, 월차 · 연차수당 등을 포함하기로 약정하였다. ② 설령 피고가 원고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보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신정 1일, 설날 3일, 추석 3일, 하기 휴가 3일, 공휴일 4일(삼일절, 석가탄신일, 광복절, 개천절), 하절기 토요일 대체휴무 5일 등으로 매년 19일을 연차휴가로 대체하여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이 법원의 판단
먼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이 성립되었는지 본다.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나(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또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으면 유효하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비록 개별 사안에서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항목으로 명백히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에 정하고 있는 경우는 포괄임금제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단체협약 등에 일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합의가 있다거나 기본급에 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인상률을 정하였다는 사정 등을 들어 바로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원고의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탱크로리 운전 업무는 포괄임금제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①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 점(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다38995 판결 등 참조), ② 포괄임금제는 위와 같이 예외적인 제도로서 근로시간의 규제를 잠탈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인정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는 점, ③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 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및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은 서면으로 명시하고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포괄임금제 약정은 당사자의 의사의 명시적인 합의가 있는 때 한하여 인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이 월정 임금에 포함된 포괄임금제 약정인 2008. 4. 1.자 '근로계약서(연봉제)'가 원 · 피고 사이에 작성된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시점의 근로계약서가 아닐뿐더러 갑 제3, 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당시 피고 B이었던 C은 원고가 위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여 동의받지 아니한 채 임의로 작성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위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원고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 등 인적사항은 원고의 실제 인적사항 기재와 다른 점, 그 밖에 진정성립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을 제1호증의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 원고가 피고의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 미지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그 수당의 지급을 요구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 주장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렵고, 그 밖에 원 ·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을 명시적으로 합의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이 있더라도, 연차근로수당을 포함한 포괄임금제 약정이 유효한지 본다.
근로기준법상의 연차휴가제도는 근로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헌법상의 권리가 구체화된 것으로 근로자에게 일정 기간 동안 사용자에 대한 취업의무로부터 해방됨으로써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회복하여 노동력을 유지·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인바, 그 목적이나 취지에 비추어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약정에 의하여 근로자가 연차휴가 청구권의 행사로 얻게 되는 연차휴가일에도 근로할 것을 정하고 그 연차휴가일의 근로에 대한 이른바 연차휴가 근로수당을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연차휴가권의 매수예약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연차휴가권의 행사를 사실상 저지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을 미리 월정 임금에 포괄적으로 포함시킨 임금약정은 이를 포함시킨 부분에 한해서는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을 미리 월정 임금에 포괄적으로 포함시킨 포괄임금제 약정은 이를 포함시킨 부분에 한해서는 무효로 된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에서 설령 포괄임금제 약정이 있고 그 포괄임금제 약정에 따라 월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만큼은 그 지급이 의제되지 아니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
피고 주장과 같이 매년 19일을 연차유급휴가로 대체하였는지 본다.
근로기준법 제62조는 '유급휴가의 대체'에 관하여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률 규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연차유급휴가를 법정공휴일, 토요일 휴무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근로자대표의 서면합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의 근로자대표가 연차유급휴가를 법정공휴일, 토요일 휴무로 대체하는 것에 대하여 서면 합의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을 보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포괄임금제 약정으로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을 지급하였거나 연차유급휴가를 법정공휴일 등으로 대체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이 2010년분 949,632원, 2011년분 1,171,976원, 2012년분 1,532,584원, 2013년분 919,200원 등 합계 4,573,392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 합계 4,573,39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13. 9.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명재권(재판장) 조형우 김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