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5. 8. 12. 선고 2015노773 판결

주문

1.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2.

피고인을 벌금 20,000,000원에 처한다.

3.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 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4.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의 형(벌금 5,000,000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사람으로 D의 인사, 노무 등에 관한 업무를 총괄한 바 있는데, D의 근로자인 E, F, N(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이 노동관계법령이나 사규를 위반한 적이 없고, 계속적인 근로 관계를 단절시킬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는 없었음에도 위 사람들을 해고하였다.

나.

노동3권의 법적 성질과 부당노동행위의 의의

1)

노동3권의 법적 성질

가)

서설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는 근로자에게 단결권 ·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이하 '노동3권'이라 한다)을 보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인권이론에 의하면 헌법상 보장된 기본적 인권은 자유권과 사회권으로 구별된다. 자유권은 국가의 침해로부터 개인을 보호하는 권리를 지칭하며, 사회권은 사람들의 결핍이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개인에게 제공하는 권리보호를 말한다. 노동3권의 자유권적 성격을 강조하면 이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해석하게 되는 반면, 사회권적 성격을 강조하면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뒷받침에 의하여 그 권리가 보장된다고 보게 됨으로써 국가의 개입을 긍적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나)

학설

자유권적 기본권으로 파악하는 견해는 노동3권은 근로자의 단결 ·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에 대하여 국가가 함부로 제약하거나 간섭할 수 없도록 근로자에 대하여 집회· 결사의 자유의 특수한 형태로서 보장되는 자유권적 기본권의 일종이라고 보고, 사회권적 기본권으로 파악하는 견해는 노동3권은 근로자가 경제적 ·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위하여 단결 ·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의 보장에 필요한 급부를 국가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그 구체적인 내용은 입법자가 제정한 법률에 의하여 비로소 형성될 수 있는 사회권적 기본권의 일종이라고 본다. 자유권적 기본권과 사회권적 기본권의 성질을 함께 가지는 혼합권적 기본권으로 파악하는 견해는 두 성격을 모두 가진다고 본다. 자유권적 성질로부터 국가는 노동3권 행사를 억압하거나 이에 간섭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고, 노동3권 행사를 저해하는 사회적 조건이 있는 경우 이를 제거할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며, 노동3권 행사에 대해서는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이 면제되고, 다른 수단에 의해 생존권이 보장되었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이유로도 자유 그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단결권 · 단체교섭권 · 단체행동권의 금지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효과가 도출된다. 사회권적 성질로부터 국가는 노동3권의 실현을 위한 정책적 의무를 부담하고 노동3권을 국가안전 보장과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제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제한은 근로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게 되므로 적절한 대상조치가 필요하다는 효과가 도출된다.

다)

판례

대법원은 "노동3권은 사용자와 근로자간의 실질적인 대등성을 단체적 노사관계의 확립을 통하여 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 시민법상의 자유주의적 법원칙을 수정하는 신시대적 시책으로서 등장된 생존권적 기본권들"이라고 하여 기본적으로 사회권적 기본권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1990. 5. 15. 선고 90도357 판결 등 참조). 헌법재판소는 "근로기본권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함으로써 그들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서 자유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보다는 생존권 내지 사회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측면이 보다 강한 것으로서 그 권리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서는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뒷받침이 요구되는 기본권"이라고 하여 사회권적 기본권의 성질을 갖는다고 판시하다가(헌법재판소 1991. 7. 22. 선고 89헌가106 결정 참조), 이후 "노동3권은 근로자가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사회적 ·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단체를 자유롭게 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와 근로조건에 관하여 자유롭게 교섭하며 때로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권적 성격과 사회 · 경제적으로 열등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로 하여금 근로자단체의 힘을 배경으로 그 지위를 보완 · 강화함으로써 근로자가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대등한 지위에서 교섭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을 부여하는 사회권적 성격도 아울러 지닌 기본권"이라고 하여 혼합권설의 견해를 취함을 명백히 하였다(헌법재판소 2009. 2. 26. 선고 2007헌바27 결정, 2009. 10. 29. 선고 2007헌마1359 결정 등 참조).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노동3권은 근로자가 국가의 간섭이나 영향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단체를 결성하고 그 목적을 집단으로 추구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일차적으로 자유권적 성격을 가지나, 고전적인 자유권이 국가와 개인 사이의 양자관계를 규율하는 것과는 달리 국가 · 근로자 · 사용자의 3자 관계를 그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노동3권은 국가공권력에 대하여 근로자의 단결권의 방어를 일차적인 목표로 하지만, 노동3권의 보다 큰 헌법적 의미는 근로자단체라는 사회적 반대세력의 창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노사관계의 형성에 있어서 사회적 균형을 이루어 근로조건에 관한 노사간 실질적인 자치를 보장하려는데 있다. 경제적 약자인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단체의 결성이 필요하고 단결된 힘에 의해서 비로소 노사관계에 있어서 실질적 평등이 실현된다. 다시 말하면 근로자는 노동조합과 같은 근로자단체의 결성을 통하여 집단으로 사용자에 대항함으로써 사용자와 대등한 세력을 이루어 근로조건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므로 이러한 의미에서 노동3권은 '사회적 보호기능을 담당하는 자유권' 또는 '사회권적 성격을 띤 자유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노동3권의 성격은 국가가 단지 근로자의 단결권을 존중하고 부당한 침해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보장되는 자유권적 측면인 국가로부터의 자유뿐이 아니라, 근로자의 권리행사의 실질적 조건을 형성하고 유지해야 할 국가의 적극적인 활동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노동3권의 사회권적 성격은 입법자가 근로자단체의 조직, 단체교섭, 단체협약, 노동쟁의 등에 관한 노동조합 관련법의 제정을 통하여 노사간 세력균형이 이루어지고 근로자의 노동3권이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필요한 법적 제도와 법규범을 마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시하였다(헌법재판소 1998. 2. 27. 선고 94헌바13 결정, 2009. 2. 26. 선고 2007헌바27 결정 등 참조).

2)

부당노동행위의 의의

근로자들의 단결권의 행사에 의하여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본질적인 성격에서 사용자로부터 독립된 존재이다. 사용자는 노동조합 운동이 시작된 이래 노동조합의 힘이 강화되는 것을 억제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사용자의 노동3권에 대한 침해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이 스스로 방위하여야 하지만, 노동조합에 의한 자주적 방위가 어려운 경우에는 국가기관의 개입에 의하여 사용자의 침해행위를 배제할 것이 요청된다. 뿐만 아니라 노동3권에 의하여 보장된 질서가 객관적으로 준수되어야 할 국가적 차원의 질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침해가 있는 경우에는 국가기관의 개입에 의한 유지 · 보호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은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의 노동3권 실현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침해나 간섭행위, 즉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면서 제81조에서 금지되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열거하고 있고, 제90조에서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가 현실적으로 행하여졌을 때 사용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다.

판단

피고인의 행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 실현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침해에 해당하여 그 비난가능성이 높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12. 1. 11.경 D에서 해고된 후(피고인은 위 근로자들과 함께 징계를 받은 일부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그 징계를 감경한 바 있다), 3년 이상이 지난 2015. 5. 19.에서야 복직되어 상당한 기간 심한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이는 등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중대하며, 앞서 본 바와 같은 노동3권의 혼합권적 성질, 사용자의 노동3권 침해행위에 대한 노동조합의 자주적 방위가 어려운 경우 국가기관의 개입에 의하여 사용자의 침해행위를 배제할 수 있도록 부당노동행위와 그에 대한 형사처벌을 정하고 있는 노조법의 입법 취지 등을 참작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원심의 형은 다소 가벼워서 부당하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5. 2. 12. 대법원 판결(2014두13805)을 통해 D의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된 이후부터는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전문경영인으로서 D의 실사주가 아니며, 아무런 전과가 없는 사람이다. 또한, 피고인은 2011년 노사 공동선언인 '노사 한마음 선언'을 이끌어내고,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노동조합과 3년 연속무교섭 임금 ·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재직 기간 중 노사협력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며, 2013. 7. 임파선 암을 진단받아 여러 차례의 항암치료를 받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 한편 검사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복직 직후인 2015. 6. 3. 다시 징계를 받았다는 내용의 참고자료를 제출한 바 있으나, 피고인은 그전인 2015. 1. 13. D에서 퇴사하여 위 징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음이 분명하므로, 이를 피고인에 대한 양형 자료로 삼을 수는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함께 참작하면, 피고인에 대하여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다소 무거운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