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과 E 사이에 작성된 2016년 근로계약서 기재에 따르면, E의 소정근로일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이었는데, E는 원심 판시 기간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았다. 따라서 E는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은 원심 판시 기간 E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인은 E에게 E가 실제 근무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임금을 초과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E에게 초과 지급한 임금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 채권을 가진다. 그런데 피고인은 위 부당이득반환 채권으로 E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과 상계(이하 '이사건 상계'라고 한다)하였고, 그 후 E에게 상계되고 남은 임금 및 퇴직금 잔액을 모두 지급하였다.
판단
E의 소정근로일 개근 여부에 관하여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55조). 위 법 제55조에 따른 유급휴일은 1주일 동안 소정근로시간을 개근한 근로자에게 주어야 한다(주휴수당,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참조).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7호).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실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E 사이에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총 40시간(= 주 5일 × 1일 8시간)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E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개근하였다면, 피고인은 E에게 해당 주의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2016. 1. 24. E와 계약기간을 2016. 1. 1.부터 병역특례 만료일까지 또는 2016.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근로계약의 근로계약서 제4조 '근로시간' 부분에는 '토요일 : 오전 9시 ~ 오후 18시'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2016년 근로계약서 제4조 및 제5조에는 '소정근로시간'이 '평일 8시간'으로 기재되어 있다. 또한, E는 근로계약서의 기재와 달리 2015년, 2016년을 막론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평일에만 출근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E의 진술은 출퇴근 결과조회 내역 등 객관적인 증거에 부합하고, "근로계약서와 달리 보통 주 5일 출근하였고, 토요일은 정식 출근일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원심 증인 F, G(개명 전 H)의 각 진술에도 부합한다. 이에 따르면 2016년 근로계약서 제4조의 토요일 근로시간 기재에도 불구하고 E의 실질적인 근로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이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한편, 피고인은 특별사법 경찰관으로부터 조사받던 당시 2016년 근로계약서 제5조에 관하여 "주 40시간 평일 근무에 대한 임금은 위와 같다는 것이고, 토요일 근무는 시간 외 근무로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의미의 내용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피고인도 토요일 근무를 평일 근무와 달리 소정 근로시간 외 근무로 구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심 증인 F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2016년부터 회사 물량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연장근로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의 회사는 토요일 근무자에게도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였었다. 또한, 피고인은 E가 평일에 출근하지 않을 경우 결근 처리한 것과 달리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을 경우에는 결근 처리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위와 같은 근로 방식에 관하여 달리 이의를 제기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E에게 임금 및 퇴직금 모두 지급하였는지에 관하여
관련 법리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
사용자는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법 제43조 제1항). 따라서 사용자가 임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고 자신의 근로자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거나, 임금채권 일부를 부당하게 공제한 후 나머지를 지급하는 행위는 금지된다(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등 참조).
예외
조정적 상계
사용자가 계산의 착오 등으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상계(이른바 '조정적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강행법규로서의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조정 적 상계는 단순한 계산상 착오 등 근로자의 임금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상계계약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지 않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하였다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상계가 조정적 상계로서 적법한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E에게 초과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임금 부분을 단순한 계산 착오의 경우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상계를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조정적 상계로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E는 피고인이 이 사건 상계의 자동채권으로 주장하는 부당이득반환 채권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고 있다.
피고인은 지문인식기 통계자료에 기초하여 E에 대한 초과 지급 임금을 산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증인 F은 "지문인식기 통계자료가 출퇴근 여부를 판단할 때 기본이 되는 자료이기는 하나, 지문을 찍었는데 누락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지문인식기 통계자료상 E의 출근 기록이 있어도 퇴근 기록이 없는 날의 경우에도 해당일 근로시간을 0시간으로 산정하였는데, 위의 경우에도 E가 일정 시간 근로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위 산정 방식이 E의 실제 근로시간을 다툼의 여지 없이 정확히 반영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상계에 관한 유효한 상계계약이 있었는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E가 이 사건 상계에 관하여 계속 다투고 있는 점, 원심 증인 F이 "이 사건 상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던 당시 피고인과 E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하여 피고인과 이 사건 상계에 관한 상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완형(재판장) 구경모 이병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