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30여명을 고용하여 굴삭기 부품 용접 및 가공업 등을 영위하는 사용자이고, 원고는 2018. 1.경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9. 6. 28.까지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이다.
피고는 2019. 4. 12. 근로자위원 3인(D, E, F), 사용자위원 3인(피고, G, H)의 참석 하에 제2차 노사협의회(정기)를 개최하였다. 위 노사협의회에서 ‘생산량 감소로 인한 인원 감축’에 대하여 협의한 결과 ‘권고사직으로 한달분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추후 생산량 변동에 따라 인원 감축하기’로 의결하였다.
피고는 2019. 6. 28. 원고에게 (경기불황과 생산량 감소로 인한)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사직을 권고하였다. 이에 원고는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근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피고가 ‘향후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원고를 우선 채용하겠다’며 원고를 계속 설득하였고, 결국 원고도 권고사직에 동의하였다.
원고는 2019. 7. 중순경 피고로부터 퇴직금과 위로금 합계 8,172,351원(단, 소득세 등을 차감한 실수령액은 7,944,527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9. 6. 28. 피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되었다. 즉, 2019. 6. 28.자 권고사직은 원고의 사직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가 계속하여 권고사직을 강요하여 어쩔 수 없이 이에 동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른 정당한 이유나 같은 법 제24조에 따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회피 노력, 사전조치 등을 결여한 것이었다. 또한 피고는 같은 법 제27조에 따라 원고에게 해고사유․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
따라서 위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가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기간(2019. 7. 1.부터 2020. 6. 30.까지) 동안의 임금 33,184,200원, 상여금 12,583,200원, 연차수당 1,960,000원, 성과급 650,000원 합계 48,377,400원과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매월 2,765,35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다246795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한편,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다21163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판시한 증거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의 퇴직 권고에 동의하여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경영상의 의지 표명 및 간부 직원들(I, G)을 통한 권유로부터 일정한 영향을 받은 점은 인정되지만, 피고는 하도급물량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노사협의회 의결을 거쳐 권고사직을 통한 인원감축을 결정한 뒤 한달 분의 위로금과 추후 수주량이 회복되어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원고를 우선 채용하겠다는 조건으로 퇴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원고의 퇴직의사를 물어 원고의 명시적인 퇴직의사에 기하여 퇴직처분을 한 것에 지나지 않고, 그러한 경영상의 의지 표명 또는 권유의 정도를 넘어 사직의 의사가 전혀 없는 원고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퇴직의 의사표시를 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강압(강요)이나 퇴직의 종용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으며, 원고로서는 그 당시 피고의 경영상태 및 장래의 전망, 구조조정에 관한 피고의 확고한 의지, 피고가 제시한 권고퇴직의 조건, 퇴직을 할 경우와 하지 않을 경우의 이해관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비록 원고 마음 속으로는 피고의 퇴직 권고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할지라도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퇴직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달리 원고에 대하여 부당한 방법에 의한 강압이나 퇴직의 종용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피고 간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를 피고가 수락함으로써 2019. 6. 28.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고, 이와 달리 2019. 6. 28.자 권고사직이 실질적으로 (정리)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상제(재판장) 김효정 윤정
각주1)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9. 7. 2. 피고에게 ‘원고는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근로를 계속하여 제공하려 하였으나, (피고의) 끈질긴 설득에 의하여 일단은 어쩔 수 없이 권고사직에 동의하고 의사에 반하여 퇴근하기에 이르렀다’고 하면서 ‘2019. 6. 28.자 권고사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서를 발송한 사실, 위 내용증명서는 그 무렵 피고에게 도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G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19. 6. 28. 피고의 설명을 듣고 스스로 권고사직통지서(을 제1호증)에 서명한 사실, 피고는 위 내용증명서를 송달받고 원고에게 “사직서 쓸 때 그 동안 고맙다 하고 서로 좋게 헤어졌는데 아무말 없다가 갑자기 이런걸 보내니 좀 당황스럽네요. 문자 보면 연락주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피고는 2020. 2.경 수주량이 늘어 추가인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우선)채용의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원고가 다른 일자리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데에 원고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