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5,990,120원 및 그 중 4,164,120원에 대하여는 2016. 4. 12.부터, 11,826,000원에 대하여는 2016. 8. 5.부터 각 2019. 2. 14.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2019. 5. 31.까지는 연 1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1/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5. 4. 13.부터 2018. 3월말까지 진주시 C에 있는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건설업에 종사한 사람이다.
피고는 2016. 3. 1. E로부터 진주시 F에 있는 ‘G’ 증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계약금액 80,000,000원에 수급하였다.
이 사건 공사 중 철근 콘크리트 공사 부분을 H이 하수급하였고, 원고는 H으로부터 일당 18만 원을 받기로 하고 2016. 3. 25.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목수로 일하였다.
원고는 2016. 3. 28.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거푸집 조립작업을 하던 중 1.5m 높이 비계에서 추락하여 “요추 2번 압박골절(폐쇄성), 두피의 열린 상처, 요추의 염좌, 양쪽 어깨관절의 염좌, 좌측 골반의 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2018. 12. 11.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진주지청으로부터 피고가 원고에게 2016. 3. 28.부터 2016. 8. 4.까지의 휴업수당 11,826,000원과 재해보상금 4,164,12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체불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피고는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기소되어 벌금 2,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이에 피고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9고정215), 2020. 6. 11. 정식재판청구 취하로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가 상해를 입고 2016. 3. 28.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79조, 제80조에 따라 원고에게 휴업보상금 11,826,000원과 재해보상금 4,164,120원의 합계액 15,990,1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고용주는 H으로 피고가 원고를 고용한 사실이 없고, 피고가 E와 공사도급계약을 한 것은 맞지만 실제 이 사건 공사에 관여하지는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휴업보상금 및 재해보상금 청구는 이유 없다.
또한 이 사건 사건은 술을 마시고 안전보호구도 착용하지 않은 채 비계에 올라가 작업을 한 원고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책임을 지는 것은 부당하다.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90조 제1항은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의 재해보상에 대하여는 원수급인을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E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가 원고의 사업주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휴업보상금과 재해보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는 비록 원고를 직접 고용한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이 사건 공사의 원수급자로서 위 근로기준법 규정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79조, 제80조에서 정한 휴업보상과 재해보상을 하여야 한다.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지급하지 아니한 휴업보상금은 11,826,000원(보상기간 2016. 3. 28.부터 2016. 8. 4.까지), 재해보상금은 4,164,120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15,990,120원(= 11,826,000원 + 4,164,1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과실상계 내지 책임제한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면제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제도는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를 그 지배하에 두고 재해위험이 내재된 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로 하여금 그 과실 유무를 묻지 아니하고 재해발생으로 근로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케 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의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이 사용자의 과실에 기한 것임을 요하지 않음은 물론, 근로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이를 참작하여 그 보상 책임을 면하거나 보상의 범위를 제한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겠으며, 이러한 점에서 과실책임의 원칙과 과실상계의 이론은 법률에서 특별히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 재해보상 책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1. 10. 13. 선고 81다카351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칙적으로 휴업보상금과 재해보상금을 산정함에 있어 원고의 과실을 이유로 과실상계를 할 수 없고, 다만 근로기준법 제81조는 “근로자가 중대한 과실로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고 또한 사용자가 그 과실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의 인정을 받으면 휴업부상이나 장해보상을 하지 아니하여도 된다”라고 정하고 있는바, 위 근로기준법 제81조에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사용자는 휴업보상금 및 재해보상금 지급 의무를 면한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에 원고의 중대한 과실이 있고 그 과실에 대하여 노동위원회로부터 인정을 받았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지연손해금 부분
원고는 휴업보상금 및 재해보상금에 대하여 퇴직일 다음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후인 2016. 4.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원고가 구하는 휴업보상금은 2016. 3. 28.부터 2016. 8. 4.까지의 휴업기간에 대한 것으로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하였다는 것만으로 그 이행기가 도래한다고 볼 수는 없는바, 휴업보상비의 경우 휴업기간이 종료된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르면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금품을 말하는데, 근로기준법 제78조 내지 제80조에 따른 재해보상금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고 이로 인하여 요양을 하거나 신체에 장해가 있을 경우에 지급되는 것일 뿐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 아닌 점, 근로기준법 제36조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청산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제37조는 ‘제36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일시금’에 대하여서만 근로기준법이 정한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가 적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근로기준법의 다른 조항들(제38조, 제43조의2)에서도 임금과 재해보상금을 구별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 제37조에서 정하는 연 20%의 비율에 따른 지연이자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구하는 휴업보상금 및 재해보상금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5,990,120원 및 그 중 재해보상금 4,164,120원에 대하여는 원고의 퇴직일 다음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후인 2016. 4. 12.부터, 휴업보상금 11,826,000원에 대하여는 휴업기간이 종료된 다음 날인 2016. 8. 5.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9. 2.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2019. 5. 31.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및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정한 연 1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민희(재판장) 김민정 서경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