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라는 상호로 자동차 전문 수리업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위 C에서 2009. 12. 1.부터 2020. 6. 30.까지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면서 2020. 7. 16.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에 퇴직금체불 신고를 하였고, 위 창원지청은 2020. 9. 10.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퇴직금이 26,181,694원이라는 내용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퇴직금을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때까지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는데(창원지방법원 2020고정659), 위 법원은 2020. 12. 1. 위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 였고,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으나(창원지방법원 2020노3281), 위 항소심 법원은 2021.7. 22.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항소심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 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민사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6. 5. 28. 선고 96다9621 판결 등).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원고에게 퇴직금 26,181,694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26,181,69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2020. 6. 30.)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0. 7.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퇴직금 분할 약정 주장 관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피고 사이의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매월 급여 2,000,000원에 더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500,000원을 분할하여 선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퇴직금을 전액 지급받았고, 설령 피고가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퇴직금은 월 급여 2,000,000원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피고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월 500,000원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오히려 앞서 인정한 기초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관련 형사 사건에서 피고가 매월 퇴직금 500,000원이 포함된 합계 2,50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피고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음이 인정될 뿐이다),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원고가 피고에게 10,235,000원 상당의 피해 손실을 입혔다는 주장 관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C에서 근무하면서 부주의 및 기술력 부족 등으로 불량수리를 하였고, 이러한 불량수리에 대하여 재수리 작업을 함으로써 피고에게 2017. 7. 7.부터 2020. 6. 30.까지 10,235,000원 상당의 손해 내지 손실이 발생하였는바, 원고는 피고에게 위 재수리비용 10,235,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구체적 판단
피고의 위 주장을 상계항변으로 선해하여 판단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불량수리로 피고가 10,235,000원 상당의 손해 내지 손실을 입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의 잘못으로 피고에게 손실 내지 손해가 발생하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채권을 가진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역시 마찬가지인바(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22061 판결 등 참조),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6,181,694원 및 이에 대한 2020. 7.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진민희(재판장) 하상제 장우영
각주1) 2021. 9. 16.자 항소이유서에 따라 피고의 주장을 정리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