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은 1962년생으로서 피고의 사무직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22. 12. 31. 정년으로 퇴직하였다.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이 만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되었고, 그 규정은 2016. 1. 1.부터 피고의 사업장에 적용되었다.
피고의 사무직 정년이 규정되었던 H 120200 인사관리규정(사무직, 전문직, 기술직, 별정직 사원 모두에게 적용된다) 제31조는 2014. 7. 21. 개정되었는데, 개정전 인사관리규정 제31조 ①항은 “사원의 정년면직은 만 56세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피고는 2014. 7. 21. 위 인사관리규정 제31조를 “① 사원의 정년면직은 만 60세로 한다. 다만, 정년에 달한 자라도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간을 정하여 근무하게 할 수 있다. ② 제①항 본문에 따른 정년면직시기는 12월말로 한다”라고 개정하여 그날부터 시행하였다.
피고는 2014. 7. 21. 사무직 근로자에 적용되는 H 120801 연봉제운영지침을 개정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개정전 H120801 연봉제운영지침에는 임금피크제에 관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별지1 표 ‘지연이자 기산일’란에 기재된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 갑1, 갑14, 갑15, 갑16, 을5, 을6, 을15, 을16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임금피크제의 무효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한 것으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도입 목적의 정당성의 결여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 따라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도입되어야 하는 것이고,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액을 감소시켜 주기 위한 고령자의 임금차별을 허용하려는 취지가 아니며, 추가적인 고용확대를 위한 것이거나 정년 연장에 따라 일정 정도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단순한 인건비 절감 목적으로만 도입되었고, 만 57세부터 임금을 대폭 감액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그 도입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명예퇴직 강요의 수단으로 도입되었다.
과도한 불이익과 대상조치의 결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은, 사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만 57세부터 만 58세까지는 종전 만 56세말 연봉을 기준으로 15%를 삭감하고, 만 59세부터 만 60세까지는 20%를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인데, 총임금액의 90% ( = 15% + 15% + 30% + 30% )가 삭감되어 그 삭감율이 높아 불이익이 과도하고 상응하는 업무부담 감소 조치나 적절한 대상 조치도 있다고 볼 수 없다.
임금피크제 도입 후 절감된 인건비의 목적에 따른 사용의 결여
인건비 절감이라는 도입 목적에 따른 신규채용의 면에서, 총 고용 확대는커녕 감소 인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정년 연장 없이 임금 삭감하는 경우에 갖추어야 할 필요성의 결여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었고, 그 부칙 제1호에 따라 개정된 제19조는 2016. 1. 1.부터 시행되었는데, 이에 따라 피고가 취업규칙상의 정년을 변경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되었고, 기존 취업규칙에 따르면 2016. 1. 1.이후 정년이 도래하는 근로자들은 정년이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의하여 이미 연장된 것이므로, 사용자가 법령과 무관하게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없고, 이러한 근로자들은 정년의 연장이 없이 취업규칙에 의하여 임금만 삭감된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임금피크제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고, 그 필요성에 대하여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러한 필요성이 없다.
한시적이 아닌 영구적 임금피크제는 위헌 위법
고령자고용법 시행령 제28조의2 제1항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에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이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2항에 따라 정부가 고용보험법 시행령을 통해 한시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해당 근로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것은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서 근로자들이 입을 임금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고, 그 지원기간은 2018. 12. 31.이므로 임금피크제 도입은 일시적으로 도입될 것이 예정된 것이었고, 지원금도 한시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항구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에게 지급되었을 임금 및 퇴직금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기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인 별지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그 각 호로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등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하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로 무효인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의 대상(대상) 조치가 있는지와 그 적정성, 제도 시행으로 생긴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효력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에도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의 대상(대상) 조치가 있는지와 그 적정성, 제도 시행으로 생긴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즉 정년유지형이나 정년연장형 모두 위의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인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사무직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만 56세부터 정년인 만 60세까지의 기간동안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 없이 근로자의 연령에 따라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과 을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등 처우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지 않는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되어 정년이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지게 됨으로써, 피고가 추가로 부담하게 될 상당한 규모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기 직전인 2012년 무렵부터 피고의 매출액이 하락하고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이 높아지는 등 경영사정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었으며 그러한 상황에서 고령자고용법에 의하여 정년이 연장됨으로써 추가적인 부담을 완화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피고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2020년의 명예퇴직 실시는 시기적으로 간격이 크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근로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닌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명예퇴직을 종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도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퇴직시키고 대신 계약직으로 다시 채용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정년이 만 60세 이상으로 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정년이 연장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과 함께 이루어지는 전형적인 정년연장형의 경우는 아니나, 그렇다고 하여 정연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되는 전형적인 정년유지형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정년연장이 있었는지 여부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 유무를 판단하는 데에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만 57세와 만 58세의 경우에는 만 56세말의 임금의 85%를 지급하고, 만 59세와 만 60세의 경우에는 만 56세말의 임금의 70%를 지급하므로, 임금삭감율은 만 57세와 만58세의 경우에는 각 15%에 그치고, 만 59세와 만 60세의 경우에는 각 30%에 그치는 것이고(원고들은 이를 총 임금액의 90%를 삭감하였다고 주장하나, 90%는 15%, 15%, 30%, 30%를 별다른 근거 없이 합산한 것일뿐이므로 총 임금액의 90%가 삭감된 것이 아님은 계산상 분명하다), 각종 수당 및 학자금 지원 등은 감액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정도의 임금 삭감을 그 정도가 지나쳐서 무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고령자고용법에 의하여 정년이 법정되는 혜택을 받은 경우에 임금 삭감에 대한 가장 중요한 보상은 근로기간의 연장인데, 그 보상이 피고에 의하여 제공된 것이 아니기는 하나, 피고의 매출이나 이익 등 경영사정이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에 의한 정년연장의 법정화로 인하여 증가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로서는 높은 연봉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의 정년이 연장됨으로써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경영사정의 악화 없이 고령자고용법에 의한 정년연장의 법정화를 유지하게 된 것이고, 그 결과 피고 회사의 존립과 경영사정의 악화가 방지됨으로써 원고들에게 정년 연장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령자고용법 시행령에서 한시적으로 임금체계 개편으로 인한 지원금을 2018. 12. 31.까지 지원하도록 규정하였으나, 이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사용자에 대한 지원의 시기적 범위를 정한 것에 그치는 것이지 임금피크제 도입 자체의 기간을 한정하는 규정은 아니므로, 위 규정을 근거로 종기를 정하지 아니한 그 이후의 기간에 대한 임금피크제를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심태규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가단127811
판결선고
2024. 12. 5.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