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5. 8. 21. 선고 2022가합51270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D, E, F, G, H, I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에게 별지3 원고들 금액 표 중 인정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19. 3. 18.부터 별지3 원고들 금액 표 중 제1종기란 기재 날까지는 연 5%, 각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J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 선정자 D, E, F, G, H, I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가.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D, E, F, G, J, H, I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과 피고들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피고들이 부담하고,

나.

원고(선정당사자)와 피고들 사이에 발생한 부분의 1/3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하며,

다.

선정자 J과 피고들 사이에 발생한 부분의 3/5은 선정자 J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하고,

라.

선정자 D, E, F, G, H, I과 피고들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위 선정자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K 주식회사(이하 ‘K’이라 한다)는 사출성형 제조 및 조립업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K은 2018. 12. 30. 폐업신고를 함으로써 영업을 중단하였다. K의 대표이사는 N이었고, 피고 B는 K의 ‘상무’라는 직함을 사용한 임원이었다.

2)

원고, 순번1 내지 9, 11, 13 내지 18의 선정자들[선정자 L(순번10), 선정자 M(순번12)는 이 사건 변론종결 이후에 이 사건 소를 취하하였다. 이하에서는 이해의 편의상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9, 11, 13 내지 18)’이라 한다] 및 피고 C는 K의 근로자들이다.

나.

이 사건 합의

O회사 P부서 구매팀장 Q(이하 위 회사를 ‘O회사’라고, 위 구매팀장을 ‘Q’이라 한다), K 근로자 대표 피고 C, K을 대표하는 대표이사 N, 피고 B는 2018. 12. 4. 다음의 표 기재와 같은 합의를 하였고(이하 위 합의를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 그에 따라 O 회사는 400,000,000원을 피고들 공동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이하 위 송금된 400,000,000원을 ‘이 사건 합의금’이라 한다).<3>

다.

피고들에 대한 형사재판

피고들은 2024. 9. 24. 다음의 표 기재의 공소사실과 같이 이 사건 합의금 400,000,000원을 K 및 K 소속의 근로자들을 위하여 사용하지 않고 이를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현재 피고들에 대한 위 형사재판은 창원지방법원 2024고단2218호로 계속 중이다(이하 위 형사재판을 ‘이 사건 형사재판’이라 한다).

라.

임의경매의 진행

K의 채권자인 S 주식회사는 2019. 2. 14. K 소유의 공장용지 및 공장건물에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을 기초로 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였고, 위 임의경매는 창원지방법원 W 부동산임의경매 사건(이하 ‘이 사건 임의경매’라고 한다)으로 진행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8호증, 을가 제1, 8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그것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1)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9, 11, 13 내지 18)은 K에 대하여 이 사건 표 주장금액란 기재 돈과 같은 임금 및 퇴직금채권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선정자들(순번 19 내지 23)은 K에 대하여 물품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는 채권자들이다.

2)

그런데 피고들은 2018. 12. 10. O회사로부터 이 사건 합의금 400,000,000원을 수령하고도 이를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들의 채권에 대한 변제에 사용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이를 소비하는 횡령을 하였고, 피고들은 이 사건 임의경매의 배당요구 종기일인 2019. 5. 20. 이후에 배당요구를 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임의경매에서 배당을 받지 못하게 하였으므로, 위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3)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

1)

K은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9, 11, 13 내지 18)에게 체불된 임금채권 등을 변제하였고, 물품대금채권을 주장하는 선정자들(순번19 내지 23)의 각 채권은 이를 뒷받침할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채권을 인정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는 K이 아니라 러시아에 있는 X(이하 ‘X’라고 한다)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K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2)

피고 B와 Q은 K의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9, 11, 13 내지 18)에게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나아가 Q은 O회사를 대표할 자격이 없는 사람인바, 이 사건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3)

이 사건 합의의 내용은 피고들이 O회사로부터 이 사건 합의금을 수령한 후 K이 이를 원고들에 대한 채권 변제의 용도로 사용한다는 의미일 뿐 이 사건 합의금이 원고들에게 귀속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피고들에게 이 사건 합의금을 사용하는데 있어 재량을 가지므로, 피고들이 이 사건 합의금을 원고들에 대한 채권의 변제에 사용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불법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K에 대한 채권 인정 여부

1)

원고의 근로자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을가 제5, 6,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러시아에 있는 X에 소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나)

그러나 갑 제5, 7, 9, 10, 11, 12호증, 을가 제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근로감독관은 원고가 K의 근로자로서 2009. 8. 1.부터 2018. 11. 13.까지 근무하였고, 위 기간에 관하여 K이 체불한 임금채권 등이 존재한다는 내용으로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작성하였던 점(갑 제5호증의4 제13쪽), ② 원고는 2018. 9.부터 2019. 12.까지 K으로부터 정기적․고정적․일률적으로 급여를 지급받았던 점, ③ 원고와 X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을가 제6호증)에는 계약기간이 2019. 2. 1.부터 2022. 1. 31.까지로 정해져 있는데, K은 2018. 12. 30. 폐업신고를 하였으므로, 원고는 K이 폐업한 이후에 X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에서 문제되고 있는 임금채권 등은 K이 폐업신고를 하였던 2018. 12. 30. 이전에 발생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K에 대하여 임금채권 등을 가지는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들의 이 부분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9, 11, 13 내지 18)이 임금 및 퇴직금채권을 가지는지 여부

가)

보건대, 갑 제3, 4, 5호증, 을가 제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선정자 D(순번9)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 및 선정자들[이하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이라 한다]은 K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채권을 가지고 있음이 인정된다.

다만 선정자 D(순번9)의 경우에는 다른 원고들과 달리 K이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하였음을 이유로 작성한 개인별 미지급 현황 표(을가 제8호증) 및 근로감독관이 작성한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갑 제5호증의4)에 기재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금채권자들이 배당요구할 당시 제출한 명단에도(갑 제5호증의2) 빠져있는데, 달리 그 주장의 채권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선정자 D(순번9)의 청구는 더 살펴보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다음으로 채권의 액수에 관하여 살펴본다.

을가 제8호증에는 2019. 1. 30. 기준으로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이 주장하는 금액에 가까운 액수의 체불임금이 존재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갑 제5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부산지방고용노동청양산지청장이 2019. 7. 8.경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을 포함한 다른 근로자들에 관하여 임금채권보장법 제12조 제2항 및 임금채권보장법 시행규칙 제9조의2 제2항에 따른 체불된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를 확인한 후 체불임금등․사업주 확인서(갑 제5호증의4)를 작성한 사실, 위 체불임금등․사업주 확인서에 기재된 체불된 임금채권 및 퇴직금채권의 액수는 별지2 체불된 임금 및 퇴직금현황 표의 채권금액란 기재 액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확인서상의 금액이 공적기관의 조사 및 확인을 거친 금액이므로 이를 원고 및 위 선정자들의 채권의 액수로 인정함이 타당하고, 이에 따라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의 채권의 액수는 별지3 표 채권금액란 기재 돈과 같다(따라서 이를 초과하여 별지 3 표 채권금액란 기재 돈을 초과하여 이 사건 표 주장금액란 기재 돈 상당의 채권이 존재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물품대금채권 관련 선정자들(순번19 내지 23)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선정자들이 K에 대하여 그 주장과 같은 물품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선정자들이 그 주장과 같은 물품대금채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금의 용도가 ‘K 종업원(근로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변제로 특정되어 있을 뿐, ‘거래업체에 대한 물품대금의 변제’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뒤에서 보는 피고들의 행위로 인해 위 선정자들이 어떠한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위 선정자들(순번19 내지 23)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고, 여기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기타의 본권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위탁관계는 사실상의 관계에 있으면 충분하고 피고인이 반드시 민사상 계약의 당사자일 필요는 없다. 위탁관계는 사용대차․임대차․위임․임치 등의 계약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에 한하지 않고 사무관리와 같은 법률의 규정, 관습이나 조리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횡령죄의 본질이 위탁받은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그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한정된다. 위탁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재물의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의 관계, 재물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보관자에게 재물의 보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여 그 보관 상태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위탁관계 성립에 의한 보관자의 지위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 내지 제8호증, 갑 제13호증, 을가 제1호증 내지 제4호증, 을가 제7호증 내지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O회사가 피고들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이 사건 합의금은 K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권에 대한 제3자 변제로서 유효하고(민법 제469조), 피고 C는 근로자들의 대표로서 이 사건 합의에 참여하였으며, 이와 같은 변제를 목적으로 지급된 이 사건 합의금은 피고들 공동명의의 계좌로 송금되었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합의금에 대하여 O회사나 K뿐만 아니라 K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채권을 가지는 근로자들 전원에 대하여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의 주체인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①

K은 2018. 12. 30. 폐업신고를 앞두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채권 등을 체불하고 있었고, O회사는 K의 근로자들이 O회사가 K에 제공한 사출금형기 등의 기계의 회수를 방해하는 바람에 이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O회사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018. 12. 10. 이 사건 계좌로 이 사건 합의금 400,000,000원을 지급하였고, 이로써 K에 투입하였던 사출금형기 등의 기계를 회수할 수 있었다.

②

피고 C는 2019. 7. 12. 소속 근로자들을 대표하여 이 사건 임의경매에 배당요구 신청을 하였는데, 당시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을 포함하여 별지2 체불된 임금 및 퇴직금 현황 표 기재 근로자들로부터 위 배당요구 신청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 C는 이 사건 합의 당시에도 위 근로자들을 대표하여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③

Q이 O회사를 대표하여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고, 이 사건 합의 이후인 2018. 12. 10. O회사가 이 사건 계좌로 이 사건 합의금 40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그리고 피고 B가 K의 대표이사인 N이 함께 위 합의의 당사자로 참여하여 이 사건 합의에 동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합의는 O회사를 대표하는 Q, K을 대표하는 피고 B 또는 N,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C가 위 3자간의 이해관계를 조절할 목적으로 체결된 것이다.

④

다만 이 사건 합의 당시 O회사가 사출금형기 등의 기계를 긴급하게 회수하여야 하는 급박한 사정이 있었는데 이로 인하여 이 사건 합의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사전 동의를 받지 못하였고, 일단 O회사가 피고들 공동 명의의 이 사건 계좌로 이 사건 합의금 400,000,000원을 지급하고 난 다음 피고들이 이 사건 합의금을 근로자들에 분배하기로 향후 사무처리에 관하여 묵시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이 사건 합의서에 그 용도가 ‘K의 종업원들(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채권 등에 대한 변제’, ‘피고 C가 추후 근로자들에게 합의를 얻는다.’라고 기재되었고, 이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 당시 O회사가 피고들 계좌로 지급한 이 사건 합의금의 배분 및 O회사의 사출금형기 등의 기계 회수와 관련하여 추후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였음을 알 수 있다.

⑤

피고들은, 이 사건 합의금이 K에 귀속된다거나 피고들에게 이 사건 합의금의 사용용도에 관하여 재량을 가진다고 주장하나, ㉠ 이 사건 합의에서 이 사건 합의금의 용도를 위와 같이 특정하였던 점, ㉡ 이 사건 합의금이 K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권 등의 변제로 사용될 예정이었기에 O회사가 더 이상 근로자들의 방해를 받지 아니하고 사출금형기 등의 기계를 회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들은 이 사건 합의금의 보관자의 지위에 있는 자들에 불과하고 종국적으로 이 사건 합의금은 K의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금원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금이 K에 귀속되었거나, 피고들이 그 사용 용도에 관하여 재량을 가진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횡령에 의한 불법행위

아래에 기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들은 이 사건 합의금 400,000,000원을 임의로 소비함으로써 K의 근로자들이 이 사건 합의금을 받을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는 K의 근로자들인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①

O회사는 2018. 12. 10. 피고들 공동 명의의 이 사건 계좌로 이 사건 합의금 400,00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피고 C는 2018. 12. 24. 이 사건 합의금으로 50,000,000원의 수표 4매, 30,000,000원의 수표 5매, 28,990,000원의 수표 1매, 5,000,000원의 수표 1매, 1,000,000원의 수표 6매를 각 발행하였다. 그리고 피고 B는 2019. 3. 18. 잔존하는 이 사건 합의금으로 10,000,000원 수표 1매를 발행하였다. 피고들이 위와 같이 발행한 수표들은 다음의 표 기재와 같이 지급제시 되었다(을가 제7호증).

②

그리고 피고들이 사용한 위 합계액 399,990,000원과 남은 금액인 10,000원도 피고들이 보관하고 있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피고들은 이 사건 합의금 400,000,000원을 전액 소비하였다.

③

이 사건 합의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금의 용도는 앞서 본 것과 같이 K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권 등의 변제로 특정되어 있다. 그런데 위 ①의 표에 기재된 K의 근로자인 L, M(이 사건 소를 취하한 원고들이다)를 제외한 나머지 수표 지급 제시자들은 K의 근로자들이라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또한 L, M가 이 사건 합의금에 대하여 다른 K의 근로자들 보다 우선하여 채권을 만족할 수 있는 우선변제효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으므로, 피고들이 이 사건 합의금을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④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이 특정된 이 사건 합의금의 용도와 부합하거나 기타 이에 준하는 정당한 방법에 의하여 K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금을 분배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다.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1)

항변의 요지

가)

원고 및 위 선정자들이 K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채권은 임금채권 등이므로 근로기준법 제49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어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이하 ‘항변 ❶’이라 한다).

나)

설령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이하 ‘항변 ❷’라 한다).

2)

판단

가)

항변 ❶에 관한 판단

보건대,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이 피고들에게 청구하는 채권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지 원고들이 K에 대하여 가지는 임금 및 퇴직금채권이 아니며, 설령 임금 및 퇴직금채권의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이를 이유로 항변을 할 수 있을 뿐 채권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시효완성의 여부와 관계 없이 피고들은 위 원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므로, 이에 반하는 피고들의 항변 ❶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항변 ❷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갑 제1 내지 8호증,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은 이 사건 합의 체결 당시인 2018. 12. 4.경에는 이 사건 합의가 체결된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그러한 연유로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은 피고 C에게 이 사건 임의경매에 대한 배당요구의 권리를 위임하여 피고 C가 2019. 7. 12. 배당요구 신청을 하였던 점, ③ 그런데 피고 C가 배당요구의 신청을 한 시점은 배당요구일 종기 이후였고, 결국 2020. 3. 25. 작성된 배당표에서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에 대한 배당이 제외된 점, ④ 이렇게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은 이 사건 임의경매절차에서 채권의 만족을 얻지 못함으로써 체불된 임금채권 등을 변제받을 수 없게 되었고, 그후 2022. 12. 22. 피고들을 형사고소한 점, ⑤ 따라서 피고들에 대하여 배당표가 작성된 무렵 또는 형사고소가 이루어진 시점 무렵에서야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이 이 사건 합의가 체결되었고, 피고들이 이 사건 합의금을 임의로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은 배당표가 작성된 2020. 3. 25. 무렵이나 2022. 12. 22.경에서야 피고들의 불법행위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 내에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들의 항변 ❷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손해배상의 범위

가.

관련 법리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사실이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제반 정황 등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의 액수로 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다6951, 6968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다51120, 51137, 51144, 51151 판결 등 참조).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종래의 판례를 반영하여 ‘손해배상 액수의 산정’이라는 제목으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특별법에 따른 손해배상에도 적용되는 일반적 성격의 규정이다. 손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경우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청구를 쉽사리 배척해서는 안 되고,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증명을 촉구하는 등으로 구체적인 손해액에 관하여 심리하여야 한다. 그 후에도 구체적인 손해액을 알 수 없다면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되는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8다301336 판결 참조).

나.

손해액의 산정

이 사건 합의에 따라 K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합의금 중 각자의 채권의 액수의 비율에 비례하여 안분한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음에도 피고들이 위 불법행위를 저질러 받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이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게 된 손해는 이 사건 합의금 400,000,000원에 대하여 원고 및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을 포함한 K의 근로자들이 K에 대하여 별지2 체불된 임금 및 퇴직금 현황 표의 채권금액란 기재 각 돈과 같은 임금 및 퇴직금채권의 액수를 위 임금 및 퇴직금채권의 액수의 총 합계로 나눈 비율에 비례한 금액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원고, 선정자 J(순번14)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순번2 내지 8, 11, 13, 15 내지 18)은 위와 같이 산정되는 손해액보다 적은 금액을 구하고 있으므로, 위 선정자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피고들이 위 선정자들(순번2 내지 8, 11, 13, 15 내지 18)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범위는 별지3 표 중 인정금액란 기재 돈과 같다.

다.

선정자 AC(순번4)의 공제 부분

갑 제4, 5호증, 을가 제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선정자 AC(순번4)는 이 사건 임의경매에서 983,834원을 배당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배당금은 공제하여 손해액을 산정한다.

라.

소결론

그러므로 피고들은 원고 및 선정자 D, E, F, G, H, I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순번1 내지 8, 11, 13 내지 18)에게 손해배상으로 별지3 표 중 인정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피고들의 불법행위 최종일인 2019. 3. 18.부터 원고, 선정자 J(순번14)에 대하여는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8. 21.까지(별지3 표 중 제1종기란 기재와 같다), 나머지 선정자(순번2 내지 8, 11, 13, 15 내지 18)에 대하여는 피고들에게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되었음이 기록상 분명한 2022. 5. 27.까지는(별지3 표 중 제1종기란 기재와 같다) 민법에서 정한 연 5%, 각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선정자(순번2 내지 8, 11, 13, 15 내지 18)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선정자 J(순번14)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선정자 D(순번9), E, F, G, H, I(순번19 내지 23)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국(재판장) 박준영 홍대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