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C 팔용동부점’이라는 상호로 자동차 전문 수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2000. 6. 15.부터 2020. 10. 8.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세차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이다.
피고는 2020. 11. 6. 원고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10,500,000원을 송금하였다.
원고는 2020. 11. 7.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의 입사일 이후로서 피고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수가 5인 이상이 된 2001. 6. 4.부터 2020. 10. 8.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한 퇴직금 22,352,665원(이는 위 나.항 기재 금원 중 10,000,000원을 퇴직금에 충당하고 남은 금원이다) 및 미사용 연차수당 3,451,865원의 합계 25,804,535원을 그 지급사유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이하 ‘노동청’이라고만 한다)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노동청은 피고가 원고의 주장대로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을 체불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검사는 2021. 6. 9.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원고에게 위 퇴직금<1> 및 미사용 연차수당을 그 지급기일 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하는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각 범죄사실로 창원지방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이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2022. 1. 26. 벌금 2,0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창원지방법원 2021고정351), 피고는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22. 12. 8.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받았다(창원지방법원 2022노343). 위 판결은 피고가 상고하지 아니함에 따라 2022. 12. 16. 확정되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본소 :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에게 25,804,53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0.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반소 : 원고는 피고에게 26,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26,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3,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에 대해 퇴직금 22,352,665원 및 미사용 연차수당 3,451,865원의 합계 25,804,5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을 체불하였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2,352,665원 및 미사용 연차수당 3,451,865원의 합계인 25,804,53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사일인 2020. 10. 8.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0. 10.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퇴직금 사전 및 사후 포기 합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① 원고가 근로기간 동안 부담하여야 하는 소득세 또는 4대 보험료를 피고가 부담하는 대신 원고는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합의하였고, ② 나아가 원고와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을 10,000,000원으로 정하고 나머지 퇴직금은 포기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는바(대법원 1990. 12. 7. 선고 90다카21886 판결,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위 주장은 관련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된 사실과 반대되는 내용으로서, 관련 형사재판에서 이미 심리되어 배척된 자신의 주장을 이 사건에서 반복하는 것에 불과함을 알 수 있고, 피고가 이 사건에서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위 형사재판에서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은 찾기 어렵다.
또한 을 제8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부담하여야 하는 소득세 또는 4대 보험료를 피고가 부담하는 대신 원고는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데다가, 가사 그러한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2550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와 원고 사이에 원고의 퇴직금을 10,000,000원으로 정하고 나머지 퇴직금은 포기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녹취서(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10,000,000원이 퇴직금의 액수로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생각하여 이를 지급받은 바로 다음 날인 2020. 11. 7. 피고를 상대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항변의 요지
원고는 위 근로기간 동안 소득세 또는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함으로써 부당하게 이득을 얻었으므로, 피고는 이에 따른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 채권과 상계한다고 항변한다(피고는 2021. 8. 11. 제1심법원의 제1차 변론기일에서 2021. 3. 17.자 답변서의 진술로 위와 같이 상계항변을 한 후 2021. 11. 18. 위 상계항변과 동일한 내용을 청구원인으로 한 반소장을 제출하였으나, 위 상계항변을 철회하지는 아니하였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2,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위 근로기간 동안 소득세 또는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함으로써 부당하게 이득을 얻고, 피고가 그에 상응하는 손해를 얻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상계 항변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는 원고의 요청에 의하여 원고의 근로기간 중 2015. 4. 2.부터 2016. 8. 1.까지를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 원고의 소득세 및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법 등 관련 법령에 의하면 사업주는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할 의무가 있고, 통상 사업주가 제세공과금을 원천징수한 후 나머지 금액을 근로자에게 급여 명목으로 지급하는데, 원고는 피고와의 근로계약 따라 그 임금 지급받았으므로, 원고가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상당액을 부당이득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가 제출한 예금거래내역서(을 제7호증의 13)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가 주장하는 소득세 및 4대 보험료의 납부 개시일인 2015. 4. 2.을 기준으로 한 2015. 2. 5, 2015. 3. 5, 2015. 4. 4, 2015. 5. 4. 각 1,450,000원의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였음을 알 수 있고, 마찬가지로 피고가 주장하는 위 소득세 및 4대 보험료의 납부 종료일인 2016. 8. 1.을 기준으로 하는 2016. 6. 4, 2016. 7. 5, 2016. 8. 5, 2016. 7. 5.에도 각 1,500,000원의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가 주장하는 소득세 및 4대 보험료의 납부개시일 또는 납부 종료일을 전후로 하여 원고의 임금에 변동이 없는 한, 원고가 소득세 및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 것에 대한 대가로서 추가적인 임금을 지급받았다고 인정할 수 없는 바, 원고가 소득세 또는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에 상응하는 어떠한 이득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소득세,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등을 대신 납부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존재하지 아니하는바, 이와 같이 피고가 원고의 소득세,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등을 대신 납부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만 고용보험사업장자격취득자명부(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4대 보험료 중 2015. 4. 2.부터 2016. 8. 1.까지의 고용보험료만을 납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위 기간 동안 원고의 월 평균 보수는 950,000원으로 신고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같은 기간 동안 피고가 원고에게 실제로 지급한 보수인 월 1,450,000원 내지 1,500,000원과 차이가 있어, 피고는 그에 따라 과소하게 산정된 고용보험료만을 납부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바, 피고가 실제로 입은 손해가 얼마인지 특정하는 것도 곤란하다[피고가 이 부분에 관하여 제출한 소득세 및 사회보험료 산정내역서(을 7호증의 15)는 그 계산식이 생략되어 있는데다가, 피고가 원고의 요청에 의하여 소득세 또는 사회보험료를 납부했다고 주장하는 2015. 4. 2.부터 2016. 8. 1.까지의 소득세 또는 사회보험료도 모두 포함되어 있어 중복계산되었음을 알 수 있는 바, 위 산정내역서만으로는 피고의 실 손해액을 특정하기 어렵다].
피고의 위 상계 항변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소득세 및 4대 보험료를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가 그와 같이 원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소득세 및 4대 보험료는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대상이 되어야 하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는 항변으로 선해하여 판단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그러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유효하다고 보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여야 하는데(대법원 2022. 3. 17. 선고 2018다244877 판결 참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그러한 합의가 존재한다거나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노동청은 이 사건 진정 초기에 피고가 원고에게 최저임금법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를 최저임금법 위반의 범죄사실로도 인지하였고, 원고가 노동청에게 피고의 최저임금법 위반에 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최저임금법 위반 부분은 범죄사실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최저임금에도 미달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원고의 임금에서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소득세 또는 4대 보험료(매년 약 427,500원에서 864,000원 사이)를 제외한다면 이는 근로자에게 지나치게 불이익한 것이라 할 것인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위 근로기간 동안 소득세 또는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함으로써 부당하게 이득을 얻었으므로, 원고는 위 소득세 또는 4대 보험료에 상응하는 금액인 26,5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할 수 없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바,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가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준섭(재판장) 백장미 김수현
각주1) 위 약식명령의 공소사실에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퇴직금의 액수가 22,352,67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위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사건인 창원지방법원 2021고정351호 사건의 판결문에서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퇴직금의 액수가 22,352,67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반면, 원고가 이 사건에서 구하고 있는 퇴직금의 액수는 22,352,665원인바, 위 각 금액이 서로 일치하지는 아니한다. 다만 그 금액의 차이가 단 5원에 불과하므로, 이를 같은 금원으로 선해한다.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나56200,2022
판결선고
2023. 4. 20.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