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2020. 11.말경 D와 면담을 하면서 '2020. 12. 초순경까지만 근무하라.'고 해고예고를 하였고, 2021. 1. 11. 자 복직명령은 D에 대한 2020. 11.경의 해고절차에 대한 보완절차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D에 대한 2021. 1. 18. 자 해고에 관하여 적법한 방법으로 해고의 예고가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또한, D는 2020. 12. 7.부터 2021. 1. 18.까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 D가 피고인의 병원에서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은 3개월에 미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1호에 의하여 D에게 해고 30일 전 해고예고를 할 의무가 없다.그럼에도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여 이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
나아가 피고인의 D에 대한 2021. 1. 18. 자 해고 사유는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에 의하여 D에게 해고 30일 전 해고예고를 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여 이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사건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판시 상세한 이유를 바탕으로, D에 대하여 효력이 발생한 2021. 1. 18. 자 해고에 관하여는 해고의 예고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근로기준법 제26조<1> 단서 제1호 혹은
제3호에서 정한 해고예고의 예외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 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당심이 덧붙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D에 대한 해고절차
D는 2020. 10. 5. 피고인이 운영하는 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정형외과 의사로 근무하였다.
피고인과 D는 2020. 11.경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면담을 진행하였는데, D는 이 면담에서 일방적으로 해고통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인은 D가 이직 권유를 수락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피고인은 2020. 12. 6. D를 해고하였고(이하 '이 사건 1차 해고'라 한다), 2020. 12. 8. D에 대한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상실신고(자격상실일: 2020. 12. 6.)를 하였으며, D는 2020. 12. 23.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피고인은 2021. 1. 11. D에게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해 퇴직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D가 부당해고를 주장하여 구제신청 취지를 받아들인다며 D에게 복직명령을 하였다.
피고인은 2021. 1. 16. D에게 '2021. 1. 18. 개최 예정인 D에 대한 징계심의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다.
이 사건 병원의 징계위원회는 2021. 1. 18.경 D가 출석한 가운데 징계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사유로 D에 대한 해고를 의결한 뒤 같은 날 D에게 이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2차 해고'라 한다).
해고예고를 하였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또는 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해고예고는 일정 시점을 특정하여 하거나 언제 해고되는지를 근로자가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3833 판결 참조).
먼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서, 원심 증인 D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2020. 11. 말경 D와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한 면담을 진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D는 2021. 1. 16. 이 사건 병원 관리부장에게 진료준비 및 출근시간에 관하여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문의하는 등 자신이 해고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의 주장대로 설령 2020. 11. 말경의 면담이 이 사건 2차 해고에 관한 해고예고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위 해고예고는 D가 해고 시점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2차 해고에 관하여 적법한 방법으로 해고의 예고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1호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①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에 의하면 D가 피고인의 병원에서 재직한 전체 근무기간(2020. 10. 5.부터 2021. 1. 19.까지) 중 일부 기간(2020. 12. 7.부터 2021. 1. 15.까지)은 D가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퇴직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 동안 근로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고(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등 참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은 근로자의 기업질서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벌이며, 자체의 재심절차에서도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절차의 하자나, 징계사유의 인정, 징계양정의 부당 등에 잘못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때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법원의 무효확인 판결을 기다릴 것 없이 스스로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당초의 해고처분이 취소되면 해고 무효확인 판결이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로 소급하여 무효로 되어 처음부터 해고되지 아니한 것과 같은 상태로 되므로, 사용자가 별도로 그 징계대상자를 원직에 복귀시켜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4. 9. 30. 선고 93다26496 판결,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누1113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인의 법정진술과 경남노동위원회 판정서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D가 2020. 12. 23.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자, 피고인은 노무사로부터 노무 상담을 통하여 해고 절차에 대한 보완절차를 진행하기 위하여 2021. 1. 11. D를 상대로 복직명령을 하였던 점, 피고인은 2021. 1. 29. D에게 이 사건 1차 해고일인 2020. 12. 6.부터 복직명령 발령일인 2021. 1. 11.까지의 임금 합계 29,838,708원을 지급하였던 점, 이후 피고인은 D에 대한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일을 2020. 12. 6.에서 2021. 1. 19.로 정정 신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1차 해고절차의 하자를 스스로 인정하여 2021. 1. 11. 자 복직명령을 통하여 이 사건 1차 해고를 취소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1차 해고는 소급하여 무효가 되었다고 인정함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D는 2020. 12. 7.부터 2021. 1. 15.까지 피고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이 사건 1차 해고 이후 D가 병원에 출근하지 못한 기간도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1호의 '계속 근로한 기간'에 산입하여야 하고,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①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정한 30일 전의 해고예고에 관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앞에서 본 해고예고 제도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보다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근로기준법 제26조 제3호에서 정하는 해고예고의 예외 사유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칠 것'을 요하는바, 그 귀책사유가 '중과실'에 그치거나 또는 사업에 대한 지장이나 손해가 '막대한' 정도에 이르지 않는 경우에는 해고예고제도의 적용이 제외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D에 대한 이 사건 2차 해고 사유는 D의 불성실한 환자 대응이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였고, D가 2020. 11. 17.경이 사건 병원을 방문한 H에 대하여 좌측 제5지의 골절로 인하여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뒤 좌측 제4지에 대하여 수술을 진행하는 등의 의료사고를 발생시켜 피고인이 환자 측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게 됨으로써 이 사건 병원에 큰 재산상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해고 사유가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D의 치료 방식 및 환자 등을 대하는 D의 태도 등에 관한 민원 등이 다수 제기되었다고 하더라도, D의 위와 같은 불성실한 환자 대응으로 인하여 이 사건 병원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생겼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D가 위와 같은 의료사고를 발생시켜 이 사건 병원에 큰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하더라도, D가 과실을 넘어 '고의'로 의료사고를 초래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에 관한 직권판단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사실오인만을 이유로 항소한 경우에 직권으로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의 양형보다 가벼운 형을 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0. 9. 11. 선고 90도1021 판결 등 참조).
직권으로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해근로자인 D와 다른 직원들 및 환자들과 사이에 다수의 불화가 있었고, D가 집도한 수술과정에서 발생한 납득하기 어려운 의료사고로 인하여 피고인이 환자 측에 합의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던 점, 피고인은 노무사에 대한 질의와 징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D에 대한 해고 사유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예고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2차 해고에 이르게 된 점, 피고인이 사실관계 자체는 전체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법률적 판단에 대해 다투는 사건으로 피고인으로서는 D의 계속 근로 여부 및 해고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다툴 여지가 있었던 점, 피고인이 운영하는 병원이 폐업하게 되는 등 피고인에게 큰 피해가 발생하였고, 현재까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내용,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이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