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6. 3. 25. 선고 2024구단10776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주문

1.

피고가 2023. 10. 4.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 중 재발성 우울장애 현존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중증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2019. 1. 1.부터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에서 전기설비 유지관리및 기타 시설관리 업무를 수행해 왔다.

나.

원고는 2022. 10. 17. '양극성 정동장애 제1형 현존 우울증, 우울성 장애, 재발성 우울장애 현존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중증'(이하 이를 '신청 상병'이라고 하고, 이 중 '재발성 우울장애 현존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중증'을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진단받고, 2022. 12. 5.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다.

원고는 2022. 10. 17.부터 2022. 11. 13.까지 병가, 2022. 11. 14.부터 2022. 12.18.까지 유급휴가, 2022. 12. 19.부터 병가를 사용하였다.

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3. 9. 25.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

양극성 정동장애 제1형 현존 우울증은 상병 인지되나, 주요 우울성 장애, 이 사건 상병은 양극성 정동장애 제1형 현존 우울증과 공존할 수 없는 질환이다.

-

D의 폭언과 원고를 모함하기 위한 서명지 작성 주도, 개인적인 일을 시키는 등의 직장 내 괴롭힘 및 그에 따른 징계 내역이 확인되고, 원고는 이러한 업무상 스트레스가 신청 상병을 악화시킨 요인이라고 주장하나, 2012년부터 우울에피소드, 양극성 정동장애로 장기간 지속적으로 진료받은 이력이 확인되고, 가해자의 괴롭힘이 시작된 2021. 8. 이후부터 2022. 8.까지 약물 투약량이 오히려 줄어든 점이 확인되며, 과거 진료기록 내용상 신청 상병을 유발할 만한 개인적 요인이 확인되고, 직장 내 괴롭힘이 일부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통상적인 수준을 상회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신청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마.

피고는 2024. 10. 4. 원고에 대하여 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요양급여신청을 불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바.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양극성 정동장애 제1형 현존 우울증은 상병 인지되지만, 주요 우울성 장애, 이 사건 상병은 양극성 정동장애 제1형 현존 우울증 진단시 의학적 진단기준에 의해 배제되는 상병으로 공존할 수 없는 상병이라는 의학적 소견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만 양극성 정동장애 상병의 발병과 연관성이 없고, 의무기록상 증상 발현의 정도에 대한 악화요인으로의 영향이 뚜렷하지 않으며, 치료 경과와 재해일 이전부터 우울에피소드, 양극성 정동장애로 오랜 기간 진료받은 개인적인 요인 등을 고려할 때 신청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2024. 2. 2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3호증, 을 1, 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은 직장 내 괴롭힘 등 업무상 사유로 인하여 발병한 것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 원고에게 기존 질병이 있었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 등 업무상 스트레스가 이 사건 상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으므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24. 9. 25. 선고 2014두7893 판결,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8두32125 판결 등 참조).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다.목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2)

앞에서 든 증거들, 갑 6, 7, 8, 9, 13, 14, 18, 19, 21호증, 을 2, 5호증, 을 7호증의 2, 3, 4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E병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의 업무 과정에서 겪은 직장 내 괴롭힘 등이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거나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이 사건 처분 중 이 사건 상병에 대한 부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이 사건 사업장 소속 직원인 D은 원고보다 13살이 많은 연장자이고, 원고의 직장 내 상급자이다. D은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하였다. ① D은 원고에게 2021. 1.경 자신의 집 베란다 전등 작업이나 콘센트 등 전기작업을 시키고, 2021. 3.경 원고의 차량으로 자신의 아내가 근무 중인 어린이집으로 소독액을 운반하도록 하였으며, 2021. 4.경 원고가 쉬는 날에 자신의 큰집 일을 시키거나 쌀푸대를 옮겨 나르는 등의 일을 시켰으며, 2021. 5.경 전기반장 집으로 가서 원고의 개인 공구, 사다리 등을 가져다가 시멘트 바닥 작업을 시킨 일이 있다. ② D은 2022. 5.경 이 사건 사업장 단체 회식 자리에서 원고에게 큰 목소리로 욕설을 하였다. ③ D은 2022. 10. 15.경 이 사건 사업장 관장을 수신인으로 하여, '원고의 행동으로 원고 본인 및 회사에 피해가 발생할지 염려스럽고 걱정이 되는 상황이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장의 도움이 필요하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서명지를 작성하고, 공무직 근로자들로부터 위 내용에 동의하는 의미의 서명을 받았다. ④ D은 2022. 6. 25.경, 2022. 7. 11.경 및 2022. 10.15.경 원고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고, 원고를 겁박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 징계위원회는 D의 위와 같은 행위를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하였다.

나)

원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다)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에서 2023. 3. 27. 시행된 심리검사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우울감, 무기력감, 정신운동 에너지 저하를 비롯한 환자의 불안정한 내 적 상태로 인해 충분한 주의집중 및 민첩하고 효율적인 대처에 어려움이 있으며 연상활동 수준도 활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환자는 과거 부정적인 생활사건 및 일상적응의 어려움으로 정서적 문제가 계속되어 왔으나, 지속적인 치료를 받으며 일상적응 및 사회적, 직업적 활동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1, 2년간 직장 내 괴롭힘이 계속되면서 환자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스트레스가 가중된 것으로 보이며, 이에 환자의 심리적 문제가 더욱 악화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

환자는 현재 우울감이 심하고 일상에 비관여적인 태도를 보이며 타인과의 원활한 상호작용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라)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원고에 대하여 원고의 직장 내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등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거나 원고의 개인적 취약성을 외부로 발현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였을 개연성이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이 사건 상병은 단순한 슬픔이나 스트레스를 넘어 기분 저하, 현실 왜곡(망상, 환청 등), 기능장애, 자살시도를 동반할 수 있다. 그 발생 원인에는 유전적 소인, 신경생물학적 요인, 환경적 스트레스 사건이 포함된다. 직장 내 괴롭힘은 환경적 고위험 스트레스 요인이다. 반복적이고 장기간의 심리적 괴롭힘(예: 폭언, 따돌림, 위 협)은 개인의 자존감과 정신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으며, 특히 우울장애 병력을 가진 사람에게는 질환의 재발 및 악화 가능성이 높다. 원고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함으로써 유발되었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 · 심화된 것으로 의학적 인과관계의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는 2019년 및 2022년 발표한 공식 지침, 정책보고서 등에서 직장 내 괴롭힘(언어 · 신체적 폭력, 모욕, 따돌림, 심리사회적 배제 등)을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외상적 사건, 중대한 업무상 위험으로 간주하며 괴롭힘이 지속될 경우 우울증, 불안장애, 자살위험 등 심각한 정신질환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명확히 명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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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H병원 연구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충동은 우울증 유무와 상관 없이 유의미하게 나타나 직장 내 괴롭힘 자체만으로도 자살 위험에 큰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였다. 다른 연구들에서 우울증 진단이나 자해시도 역시 괴롭힘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학계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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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과 정신건강과의 관련성은 매우 높다. 직장 내 괴롭힘은 우울, 불안, 무기력, 두려움, 불면증, 대인기피증, 정신적 쇼크 등 다양한 정신문제와 심각한 정서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정신적 문제가 있는 근로자의 경우에는 직장 내 괴롭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 우울병 에피소드, 불안장애 등과 관련된 산업재해 발생이 증가한다. 괴롭힘 피해경험 횟수가많은 근로자일수록 자살충동, 자살계획, 자살시도의 비율이 높다. 직장 내 괴롭힘은 피해자들에게 심리적 외상으로 작용하여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게 되고, 피해자들은 직장내 괴롭힘의 트라우마로 인해 고통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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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상병은 반복적으로 주요 우울삽화를 경험하면서 망상, 환각 등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되는 심한 우울장애이다. 이 질환은 극단적인 우울감, 무가치감, 무기력, 절망감 등 감정의 심각한 저하와 함께 반복적으로 자해 충동 및 실제 자해 또는 자살 시도가 주요 증상 범주에 속한다. 환자는 일상적 기분 저하를 넘어선 심화된 우울감을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느끼며, 자해나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게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반복적 자해 시도는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한 중증 우울장애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임상적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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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가 과거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 진료 이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우울증에 대한 취약성을 가지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취약성을 가진 상태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같은 극심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기존의 우울 증상이 재발하거나 더욱 심각한 형태로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단순한 '우울 에피소드'가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재발성 우울장애'로 진행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의 강도와 기간이 심할 경우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되는 '중증' 형태로 발현될 수 있다. 과거의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가 현재 이 사건 상병으로 진단되었다는 것은 질병이 진행되고 악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질병의 진행 과정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스트레스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괴롭힘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더라도 기존의 취약성을 가진 상태에서 질환을 악화시키고 새로운(더 심각한) 증상(정신병적 증상, 자해 시도 등)을 발현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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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은 광범위한 정신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만, 실제로 어떤 증상이 어떤 심각성으로 나타날지는 유전적 요인, 과거 경험 및 트라우마, 사회적 지지 체계, 신체 건강상태, 대처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정신질환의 발병은 개인이 가진 선천적 또는 후천적 취약성과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호작용하여 발생한다. 취약성이 높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은 스트레스에도 질환이 발병하거나 악화될 수 있고, 취약성이 낮은 사람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원고의 경우, 과거 우울 에피소드 이력 등 개인적 취약성이 있는 상태에서 극심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스트레스가 더해져 중증의 상병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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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의 과거 진료기록 내용상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만한 개인적 요인이 있었더라도 이는 원고의 정신질환에 대한 개인적인 취약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스트레스가 질병 발현 및 악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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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직장 내에서 통상적인 수준을 상회하는 심한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거나 원고의 개인적 취약성을 외부로 발현시키는 촉매 역할을 했을 개연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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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양극성 장애 진료 이력이 있고, 비기질적 정신병적 장애 소견을 받은 적이 있다. 주된 증상과 질병의 경과에 따라 진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 상병과 비기질적 정신병적 장애는 기분 증상이 주된 증상인지 또는 정신병적 증상이 주된 증상인지에 따라 진단이 달라질 수 있다. 정신과 진단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 보고, 객관적인 행동 관찰, 의학적 지식을 종합하여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기분 증상과 정신병적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어느 쪽이 환자 상태를 더 지배적으로 특징짓는지에 대한 임상적 판단은 의료진마다 또는 진료 시점마다 다를 수 있다. 원고처럼 기분 증상과 정신병적 증상이 혼재되어 있고, 시기별 또는 병원별로 평가자가 다르면 동일한 증상에 대해 다른 진단명이 내려질 수 있다.

-

원고의 병가 기간에 발생한 자해사고는 2022. 9. 말경부터 심해진 심한 불안, 불면, 우울감, 무기력 등의 악화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업무상 스트레스나 직장 내 괴롭힘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마)

직장 내 괴롭힘은 이 사건 상병을 발병할 수 있게 하는 환경적 요인이다. 원고는 2021. 1.경부터 2022. 10.경까지 직장 내 상급자로부터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직장 내 괴롭힘을 받아왔다. 특히, 원고는 2022. 5.부터 7.경까지, 2022. 10. 15.경 상급자로부터 욕설, 폭언 등을 듣게 되었다. 원고는 2022. 9. 26.경부터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하여 불안감 등 증상이 악화되었고, 2022. 10. 13.경에는 증상의 악화로 인하여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였다. 원고는 2022. 10. 27.경 직장 동료들 생각에 불안감 등으로 자해시도를 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2022. 10.경부터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자신의 욕을 하는 소리로 들리고(환청, 관계망상), 독백, 실없는 웃음 등 정신병적 증상이 심해졌다. 이처럼 과거 우울증 에피소드 이력이 있던 원고에게 가해진 욕설,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은 원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원고의 건강상태를 악화시켜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거나 급격하게 악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원고에게 심리적 압박이 되었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다.

바)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 입사일 이전부터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진료받은 사실이 있고, 2012년부터 상세불명의 우울 에피소드, 양극성 정동장애로 진료받은 이력이 있으며, 과거 진료기록내용상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만한 개인적 요인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원고의 과거 진료 이력이나 개인적 요인들은 원고가 스트레스 상황에 취약한 상태라는 것을 보여줄 뿐 이 사건 사업장에서 겪게 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 사건 상병을 발병 또는 악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판단하는 데에 지장이 되지 않는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구민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