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D 주식회사의 경영악화가 심화되자 근로자 측에 회사 사정을 설명하고, 다수의 근로자들이 회사 사정을 이해하고 체불임금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지급을 요구하지 아니하였으며, 피고인이 가처분 소송과 행정소송을 의뢰하면서 수임료를 지출하였고, 실질경영자인 H이 회사자금을 횡령하는 등의 사정이 개입되어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책임조각사유인 '임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운영하던 D 주식회사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청주공항운영권을 양수받으려다가 매매계약이 해제되면서 자금사정이 악화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회사 자금사정이 악화되는 동안 피고인이 근로자측과 체불임금 지급에 관한 성실한 협의를 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점(임금 지급기일을 연장하자는 합의조차 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은 다수의 직원들이 사직하는 상황에서 '나중에 회사가 정상화되면 다시 고용하겠다'는 구두약속만 하였을 뿐,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임금지급계획에 대하여는 설명한 적이 없는 점, ③ 이후에도 피고인은 실질적인 변제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하여 근로자들이 피고인을 고용노동청에 진정하기에 이른 점, ④ 피고인은 원심 재판진행 도중에서야 근로자측과 여러 차례 임금지급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였고, D 주식회사에서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반환받을 부당이득금으로 변제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임금 체불 당시 '임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 규모가 상당한 점,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금전적 피해가 아직까지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법원에 이르러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들 모두와 원만하게 합의하여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중견 기업을 운영하면서 의도하지 않은 자금사정 악화가 이 사건 임금체불에 영향을 미치게 된 점, 피고인에게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