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1. 5. 26. 선고 2020가합13349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36,851,616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20.부터 2021. 5. 26.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들은 부부 사이이다. 피고 B은 1992. 4. 1.경부터 자동차 타이어 펑크 수리업을 하였고, 2003. 12. 24.경 청주시 청원구 D으로 이전하여 현재까지 'E'이라는 상호로 자동차수리 가게(이하 '이 사건 자동차가게'라 한다)를 하고 있다. 그리고 피고 C은 이 사건 자동차가게와 같은 주소 한쪽에서 순두부식당(이하 '이 사건 순두부식당'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는 지적장애등급 3급의 장애인으로 2008년경 사망한 망 부 F에 의해 피고들에게 위탁되어 2007. 1. 1.경부터 2016. 9. 6.경까지 이 사건 타이어가게 및 순두부식당이 있는 곳의 마당에 있는 컨테이너에 살면서 타이어 펑크 수리 및 순두부식당 보조 등의 일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들은 원고에게 그 근로제공의 대가를 지급한 사실이 없다.

다.

피고 C은 청주시 청원구 G면 사무소에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원고의 수급비 관리자로 지정된 후, 원고의 생계급여, 주거급여 및 장애수당 등 국가지원금이 입금되는 원고 명의의 농협통장(계좌번호 1 생략)을 관리하였다.

라.

관련 형사사건(청주지방법원 2018고단6)에서 피고 B은 원고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2007. 1. 1.경부터 2016. 9. 6.경까지 원고로부터 92,973,120원(고용노동부 고시최저임금액 기준) 상당의 노무를 제공받고도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위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고, 위 기간 중에 장애인인 원고를 폭행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준사기죄 및 장애인복지법위반 등으로, 피고 C은 원고 명의 위 농협통장을 관리하면서 2011. 12. 28.부터 2015. 12. 21.까지 합계 20,553,790원을 인출하여 횡령하였다는 횡령죄 등으로 각 징역 3년 및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 받았다. 피고들은 위 유죄판결에 항소(청주지방법원 2020노634)하여 피고 B은 징역 1년 4월로 감형되었고 피고 C은 그 항소가 기각되었다. 피고 B은 다시 상고하였으나 2021. 3. 9. 그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 내지 8, 10 내지 13호증, 을 1, 2,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들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들은, 3급 지적장애인인 원고는 소송능력이 없어 소송대리인을 선임할 수 없고 소송무능력자에 의하여 선임된 원고 소송대리인에 의한 소의 제기와 그 이후의 절차는 무효이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8. 8. 29. 관련 형사사건인 2018고단6 사건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신의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는 소송능력자라고 판단된다.

게다가 서울가정법원 2020후개10383호로 원고의 특정후견인으로 선임된 H는 2020. 12. 4. 원고의 이 사건 소송대리인 선임 및 그 소송행위를 추인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원고의 주장

가.

임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

피고들은 원고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2007. 1. 1.경부터 2016. 9. 6.까지 원고로부터 노무를 제공받고도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에게 위 기간 동안 I의 제조직종별 조사노임을 기준으로 산정한 이득액에 악의의 수익자로서의 법정이자를 가산한 금액인 합계 171,674,673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위자료청구

피고들은 위와 같이 원고의 노동력을 착취하였다. 그리고 피고 B은 수시로 원고를 폭행하였으며, 피고 C은 원고에게 지급되던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횡령함으로써 원고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침해하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로 50,0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횡령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피고 C은 원고의 계좌를 관리하면서 2011. 12. 28.경부터 2015. 12. 21.경까지 합계 20,553,790원을 횡령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20,553,79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판단

가.

임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근로계약 체결 여부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 원고의 지적장애 상태를 이용하여 원고에게 2007. 1. 1.경부터 2016. 9. 6.경까지 이 사건 타이어가게 및 이 사건 순두부식당에서 일을 하게 한 후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는 근로계약 등 원고의 근로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유효한 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의 노무 제공에 따라 법률상 원인 없이 임금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봄이 상당하다[한편, 피고들은 원고가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상 근로자가 아닌 가사사용인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아래 2) 가)항에서 살펴보는 것과 같은 일을 수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를 최저임금법 제3조 제1항 단서의 가사사용인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부당이득액 산정

가)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위 기초사실을 더하여 살펴보면, 원고는 이 사건 타이어가게에서 타이어 수리작업을 보조하거나 연장정리, 청소 등의 일을 하였고, 출장에 동행하기도 하였으며, 이 사건 순두부식당에서는 그 청소 및 정리를 하였다. 곧, 원고는 이 사건 타이어가게와 이 사건 순두부식당의 영업을 보조하는 일을 수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들은 2007. 1. 1.경부터 2016. 9. 6.경까지 원고의 노무제공으로 인하여 적어도 준사기죄의 재산상 이익 액수에 해당하는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인 합계 92,973,120원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그리고 위 기초사실 및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은 원고가 지적장애인 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근로계약 등을 체결하지 않은 채 이 사건 타이어가게와 이 사건 순두부가게에 그 영업을 보조하는 업무에 종사하게 하면서도 그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제공한 노무를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함에 있어 악의의 수익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원고가 노무를 제공한 기간을 년 단위로 나누어 해당년도 노임 상당액은 그 다음해 1월 1일부터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6. 10. 31.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위 가), 나)항에 따라 계산한 최저임금 상당의 부당이득액 및 그에 대한 법정이자는 다음과 같다.

<1>

<2>라)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범위 내에서 2007. 1. 1.부터 2016. 9. 6.까지 발생한 노임 92,973,120원 상당의 부당이득금과 그 법정이자 18,878,496원, 합계 111,851,61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들은 본인들의 이익을 위하여 원고의 지적장애 상태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오랜 기간 동안 자신들의 사실상 지배하에 두고 임금을 지급하지도 않은 채 이 사건 타이어 가게 및 순두부 식당에서 노무를 제공하도록 하였고, 원고를 폭행하기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지적장애를 가진 원고 또한 독립된 인격주체로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대등한 경제주체로서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을 통하여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마땅히 누려야 한다. 피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지적장애를 가진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착취행위에 다름 아니며, 이로 인하여 원고는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의 지적능력, 원고가 장기간 피고들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근로를 제공해 온 내역, 원고가 피고 B으로부터 수시로 폭행을 당한 사실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면 위자료 액수를 2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횡령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 C은 원고 명의 농협통장(계좌번호 1 생략)을 관리하면서 2011. 12. 28.부터 2015. 12. 21.까지 합계 20,553,790원을 인출하여 횡령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손해배상으로서 원고에게 20,553,79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해 피고들은 2016. 9.경 3,552,006원, 2017. 3. 21.경 19,500,000원, 합계 23,052,006원을 원고 명의 계좌로 입금하였는데, 이는 위 횡령금액을 변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는 피고들로부터 위와 같이 2회에 걸쳐 합계 23,052,006원을 지급 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있다.

3)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라.

피고들의 변제공탁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들은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손해배상액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피고들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금액인 80,000,000원을 민법 제487조에 따라 변제공탁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을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B은 2020. 12. 1. 서울남부지방법원에 2020년 금 제5134호로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80,000,000원을 변제공탁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변제공탁이 유효하려면 채무 전부에 대한 변제의 제공 및 채무 전액에 대한 공탁이 있음을 요하고 채무 전액이 아닌 일부에 대한 공탁은 그 부분에 관하여서도 효력이 생기지 않으나, 채권자가 공탁금을 채권의 일부에 충당한다는 유보의 의사표시를 하고 이를 수령한 때에는 그 공탁금은 채권의 일부의 변제에 충당되는바(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다51359 판결 참조), 위 공탁금 80,000,000원은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위 채무의 전액에 미치지 못함이 명백할 뿐 아니라,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위 공탁금을 수령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다.

마.

소결론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36,851,616원(111,851,616원+25,000,000원) 및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0. 8. 19.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들에게 최종 송달된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0. 8. 20.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1. 5. 2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되,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게 된 경위 및 이 사건 소송의 진행경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소송비용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9조를 적용하여 각자 부담하는 것으로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도형석(재판장) 조경진 조수민

각주1) 부당이득액×0.05×(총 일수÷365)의 산식에 따라 산정하였다(원 단위 미만 버림).

각주2) 2016년도의 노무제공 기간은 2016. 1. 1.부터 2016. 9. 6.까지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