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2. 1. 20. 선고 2021노63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무죄 부분)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E는 이 사건 식당에서 1년 이상 계속해서 근무를 하였고, 근무기간 동안 일 3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채 근무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E에게 최저시급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것으로 약정하였다거나 매 근무일마다 3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기로 근로조건을 정하고도 이를 따르지 아니한 채 E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아니하였다는 점 및 피고인이 이 사건 식당의 영업을 중단한 2020. 3. 26.경 이래 2020. 4. 중순경까지 약 한 달 동안 E가 위 점포에서 계속하여 근로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인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은 당초 이 사건 식당을 혼자 운영하다가 근로자를 구하기에 이르렀고, E는 이 사건 식당 주변의 공인중개사의 소개로 한 달에 4번 쉬고, 월 급여 240만 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일하게 되었다. 피고인과 E 사이에서 그 밖에 근로조건에 대하여는 명확히 협의하지 아니하였다(속기록 6쪽).

②

E는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기 이전과 이후 다른 식당에서도 일한 적이 있는데, 충북 증평군에 있는 해장국집에서는 매 근무일 12시간 동안 근무하면서(1시간 휴게시간 부여) 월 급여 230만 원을 지급받았고, 떡볶이집에서는 매 근무일 10시간 동안 근무하면서(1시간 휴게시간 부여) 월 급여 250만 원을 지급받았다(속기록 7, 8쪽).

③

피고인이 이 사건 식당을 운영하면서 내붙인 직원모집 공고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증 제1호증).

④

2021. 1. 및 2021. 2.경 이 사건 식당 주변의 음식점들은 매 근무일 12시간 동안 근무하면서 월 급여 230만 원(홀 서빙 직원의 경우) 또는 260만 원(주방 직원의 경우)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직원을 모집한다고 공고하였다(증 제2호증의 1, 2).

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이 E에게 매 근무일 15:00경부터 18:00경까지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아니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피고인이 E로 하여금 매 근무일 12시간 동안 근무하게 하였더라도 반드시 최저시급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

즉, 피고인은 이 사건 식당을 혼자 운영하다가 일손이 부족하여 직원을 모집한다고 공고하게 되었는데, 처음 직원을 모집함에도 풀타임 직원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11시경부터 15시경까지 또는 18시경부터 22시경까지 일할 파트타임 직원도 모집 대상으로 삼았다. 따라서 피고인은 손님이 많은 11시경부터 15시경까지, 18시경부터 22시경까지만 일할 직원을 우선 찾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피고인이 E에게 15시경부터 18시경까지 휴게시간을 부여하였다는 변명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기 전후에 해장국집 및 떡볶이집에서 비슷한 근로조건에 따라 일한 경험이 있음에도 유독 판시 점포에서만 휴게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아니하였다거나, 주방에서 요리하는 피고인이 15시경부터 18시경까지 사이의 휴게시간에 자리를 비운 경우 오히려 증인이 요리까지 하였다는 증인의 법정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

판시 점포 주변의 음식점들도 비슷한 근무조건으로 직원을 모집한다고 공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E 스스로도 이 사건 식당을 전후하여 비슷한 근무조건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이로써 미루어 볼 때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행위 등이 별도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식당 주변의 근로조건은 대체로 피고인과 E 사이에서 합의된 내용, 즉 매달 4일의 휴일을 부여하고, 240만 원 전후의 월 급여를 지급받는 데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⑥

E는 2019. 8. 3.경부터 이 사건 식당에서 일하기 시작하였고, 피고인이 이 사건 식당의 영업을 중단한 2020. 3. 26.경부터 더는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E는 이 사건 식당의 영업이 중단되었을 때 위 점포의 열쇠를 피고인에게 반납하였고, 자신의 짐을 이 사건 식당에 남겨두지도 아니하였다.

⑦

H는 2020. 4. 13. 이 사건 식당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자 피고인에게 면접을 보았다. G 또한 2020. 4. 16. 피고인을 만나 이 사건 식당 홀 서빙 직원으로 근무하고자 면접을 보았고, 피고인으로부터 당초 2020. 4. 22.부터 출근하도록 통보받았으나, 이내 번복되어 개인 사정으로 채용을 취소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⑧

피고인은 2020. 4. 19. 비로소 E에게 ‘내일 먹고 싶은 것을 생각해보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⑨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당초 H, G 등을 상대로 면접을 본 다음 G을 2020. 4. 22.부터 근무하게 할 생각이었음에도 다시 E를 근무하게 할 생각으로 G에게 채용을 취소한다고 통보하기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2)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면밀하게 대조하여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나.

양형에 관한 직권판단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항소법원은 항소이유에 포함된 사유에 관하여 심판하여야 하고, 다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364조 제1항, 제2항). 한편, 항소이유에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는 때’가 포함되고(같은 법 제361조의5 제15호), 위와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것이라도 항소심의 심판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검사만이 항소한 경우 항소심이 제1심의 양형보다 피고인에게 유리한 형량을 정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항소법원은 제1심의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제1심판결에 양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심판할 수 있고, 그러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의 양형보다 가벼운 형을 정하여 선고할 수 있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8도1092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근로자 E에게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하지 않아 근로자의 법적지위를 불안정하게 한 것이어서 죄질이 좋지 아니한 점 등의 불리한 정상이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악의적인 의도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2002년 이종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 이외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이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두루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3.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