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 2. 4. 선고 2019가단3020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의 배우자이던 망 C(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84. 5. 6.부터 1990. 5. 30.까지 피고 소속 탄광근로자로 근무하였다.

나.

망인은 1992. 3. 16.부터 1992. 3. 21.까지 의료법인 D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면서 흉부 방사선 촬영 결과 진폐증 1/1 병형 소견을 보였고, 1999. 12. 13.부터 1999. 12. 18.까지 같은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2형(2/1) 진폐증 진단과 함께 11급 9호의 장해등급을 받았으며, 2000. 11. 27.부터 2000. 12. 2.까지 같은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2형 진폐에 동반된 활동성 폐결핵(tba) 진단과 함께 요양 판정을 받았다.

다.

이후 망인은 같은 병원에서 입원 요양을 하였는데, 2011. 10.경에는 고도 심폐기능장해에 해당하는 중증 만성폐쇄성 폐질환 상태에 있었고, 이후 상태가 점차 악화되어 2013. 10.경에는 고도 중증 만성폐쇄성 폐질환으로 진행되었으며, 2013. 12. 26.에는 왼쪽 폐 상부에 진행성 거대섬유화 소견, 오른쪽 폐 상부에는 폐결핵 후유증으로 인한 공동, 양쪽 폐 하부에는 거대 기포와 폐기종 소견을 보이다가 2014. 1. 15. 사망하였다.

라.

망인의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의 원인으로 ‘직접사인 심폐부전, 위 원인 폐렴, 폐암(의증), 위 원인 폐기종, 진폐증’이 기재되어 있다.

마.

망인이 재직하는 동안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중 제6장 재해보상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65조(업무상 재해의 보상) 회사는 조합원의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린 경우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하는 바에 따라 조치한다.

제66조(유족보상 및 장례비) 회사는 조합원이 업무상으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그 유족에 대하여 평균임금의 2,420일분(산재보상 1,300일분, 자체보상 1,000일분, 산재장례비 120일분)을 유족 보상금으로 지급한다. 단, 조합원이 현저한 과실이 있을 때에는 그 이하로 조정 합의하여 민법상 보상으로 갈음할 수 있다.

제67조(청구권 보장) 본장의 보상금을 받을 권리는 퇴직으로 인하여 변경 또는 소멸되지 아니한다.

바.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사망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 갑 제1 내지 5,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망인은 근무기간 중 노출된 석탄분진 등이 원인이 되어 진폐증에 걸렸고,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치료받던 중 사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단체협약에 정한 바에 따라 평균임금의 1,000일분에 해당하는 159,902,860원의 자체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법률행위에 따라 작성된 처분문서에 담긴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한편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해석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8628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단체협약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언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언 내용, 단체협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범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다10953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고의 단체협약 제66조(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는 ‘조합원이 업무상 사망하였을 경우’ 평균임금의 1,000일분에 해당하는 자체보상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문언을 그대로 해석할 경우 업무상 사망 당시 조합원 신분을 유지하는 경우에 이 사건 조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구 근로기준법(1997. 3. 13. 법률 제5305호로 폐지되고 같은 날 법률 제5309호로 제정되기 전의 것) 제82조는 “근로자가 업무상 사망한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유족에 대하여 평균임금의 천일분의 유족보상을 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위 단체협약 조항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었는데, 위 조항 소정의 업무상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해 사망이 업무수행중의 사망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사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해석되었다(대법원 1988. 4. 12. 선고 87다카1609 판결 등 참조)].

위 단체협약 제67조에서 ‘제6장에서 정한 보상금을 받을 권리는 퇴직으로 인하여 변경 또는 소멸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업무상 사망이라는 사실로 권리 내용이 곧바로 확정되고 퇴직에 따른 권리의 변경 또는 소멸의 가능성을 상정할 수 없는 이 사건 조항의 유족보상이나 장례비에 대하여는 위 규정을 적용할 여지가 없으므로, 위 규정은 제65조에 따라 조합원이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린 경우에 관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설령 위 규정을 들어 재직 중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린 조합원이 퇴직 후 위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에도 이 사건 조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하더라도,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E의 증언에 의하여 알 수 있는 것처럼 동종업체들의 단체협약에는 이 사건 조항에 해당하는 내용의 보상금 지급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점(원고 소송대리인도 2020. 1. 8.자 준비서면에서 이 사건 자체보상금의 성격을 조합원에 해당할 경우에 추가적으로 혜택을 받는 은혜적․시혜적 차원의 보상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사건 조항은 주로 탄광 붕괴와 같은 안전사고로 조합원이 사망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규정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와 같이 퇴직 후 9년 정도 지나 진폐증 진단을 받고, 그로부터 다시 15년 정도 지나 사망한 망인의 경우에까지 이 사건 조항을 적용하려는 것이 단체협약 체결 당시 당사자들의 의사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망인의 사망이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하는 “조합원이 업무상으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경우”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보상금의 액수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8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