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2. 7. 7. 선고 2022노3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E, F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1년, 피고인 E을 금고 6월, 피고인 F 주식회사를 벌금 1,500만 원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 A, E에 대하여 각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 E에게 각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 F 주식회사에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검사의 피고인 B, C, 주식회사 D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 B,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만 한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

피고인 D이 피고인 F 주식회사(이하 ‘F’이라고만 한다)와 체결한 건설용 리프트 관련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은 도급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D과 그 현장소장으로서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피고인 B은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 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만 한다) 제29조 제3항에서 정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이 임대차계약에 해당함으로 전제로 피고인 B, D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 B, C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피고인 D은 건설용 리프트를 임차하면서 피고인 F으로부터 설치·해체에 관한 작업서를 제출받았으므로 피고인 B, C는 작업계획서대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피고인 B, C의 위와 같이 주의의무가 인정되지 않음을 전제로 피고인 B, C에 대하여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 E, F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E, F은 구 산업안전보건법과 그 하위법령에서 요구하는 위험방지조치의무를 이행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므로, 피고인 E, F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E: 금고 1년, 피고인 F: 벌금 2,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피고인 A(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B, D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

원심은, ① 이 사건 계약의 본질적 목적은 피고인 D이 피고인 F 소유의 건설용 리프트를 임차하여 공사에 사용하는 것이고, 리프트를 설치하고 해체하는 작업 그 자체가 계약의 목적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② 피고인 F과 A 사이의 계약관계(도급계약)가 이 사건 계약의 성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이 사건 계약에는 계약의 내용이 ‘임대차’임을 전제로 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도급계약에 필수적으로 기재하여야 할 사항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④ 건설용 리프트의 임대료뿐만 아니라 운반, 설치, 해체에 관한 비용이 따로 계상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사정이 계약 성질 판단의 결정적 요소라고 볼 수는 없는 점, ⑤ 피고인 D과 F이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설치·해체비용과 비교해서 피고인 F과 A가 도급계약에서 정한 설치·해체비용이 적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계약이 도급계약의 성격을 가진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계약을 임대차계약이라 판단하고, 피고인 D이 도급사업주임을 전제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인 D을 위해 행위한 피고인 B에게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양벌규정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당심에서 새로이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만한 객관적 사유가 드러난 것이 없고,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 B, C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원심은, ① 건설용 리프트 관련 작업은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3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안전보건 규칙’이라 한다) 제38조 제1항에 따라 작업계획서 작성이 강제되는 작업에 포함되지 않는 점, ② 피고인 D은 이 사건 리프트 해체작업과 관련하여 사업주 또는 도급사업주에 해당하지 않아 구 안전보건 규칙 제156조 제1항, 제2항에서 정한 의무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점, ③ 피고인 D에 작업계획서대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④ 작업계획서를 교부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리프트 해체작업이 작업계획서에 따라 이루어지는지 구체적으로 감독하고 통제할 권한과 의무가 피고인 D에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⑤ 이 사건 사고는 마스트 연결볼트 일부를 미리 해체하는 이례적이고 위험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다가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피고인 B, C에게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 B, C에게 ‘작업계획서대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당심에서 새로이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만한 객관적 사유가 드러난 것이 없고,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 E, F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E, F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구 산업안전보건법과 그 하위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E, F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 F이 피고인 D에 제출한 리프트 설치·해체 및 상승 작업계획서에는 작업책임자를 피고인 A로 기재한 점, 피고인 F의 이사인 U은 수사기관에서 “리프트 설치와 해체 작업을 할 때 J의 작업자들을 관리·감독한 사실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인 B, C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와 피해자들이 모두 피고인 F의 직원들로 알고 있었고, 해체작업을 할 때 작업지휘자를 작업계획서에 기재된 대로 피고인 A로 알고 있었다”로 진술한 점, 피고인 A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F이 제출한 설치·해체 및 상승 작업계획서를 이전에 본 사실은 없고, 자신이 작업책임자로 지정되어 있었다는 사실도 수사를 받으면서 알게 되었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 E도 수사기관에서 “제출한 설치·해체 및 상승 작업계획서에 따라 현장에서 작업자들을 상대로 안전 관리를 하는 것이 맞는데, 현장에서 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 E, F은 피고인 A를 작업책임자로 지정하고서도 피고인 A의 지휘 하에 리프트 해체 작업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②

또한 피고인 E, F은 사전에 작업과 관련된 지시를 하기 위해 미리 작업 관련 내용을 전화나 문자로 N에게 지시하였고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으며, 그 작업내용 등을 피고인 D이 확인하여 서명 후 피고인 F에 송부하여 주는 등 이중의 확인을 하였고, 피고인 D에 요청하여 피고인 D이 특별교육과 작업자 교육을 하는 등 확인의무를 이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N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F이 지정한 작업책임자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 F이 피고인 D과 협의하여 작업책임자를 피고인 A에서 N로 변경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도 없다. 설령 작업책임자가 N로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N와 주고받은 문자내역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의 것이고, 작업의 진행 상황과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며 피고인 F이 작업과 관련하여 N에게 지시한 내용이라 보기 어렵다. 피고인 F이 피고인 D에 제출한 작업일보는 기성금 요청을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지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요구되는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제출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피고인 D이 N를 비롯한 피해자들에 대하여 특별 안전교육과 작업자 교육을 한 것을 두고 피고인 E, F이 자신들이 이행해야 할 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를 이행한 것이라 평가하기 어렵다.

③

이 사건 사고가 비록 피해자들 중 일부가 2019. 8. 10. 리프트 해체 작업을 하면서 건물 22층부터 15층 사이에 위치한 마스트 13개소의 각 상단 연결 볼트 중 운반구 반대쪽 연결 볼트 2개씩 미리 탈거해 둔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고이기는 하다. 하지만 피고인 A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운반구 반대쪽 연결볼트를 미리 탈거해 두는 것을 보았다면 그렇게 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 E, F이 리프트 해체작업이 작업지휘자로 지정한 피고인 A의 지휘 하에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과실로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인 E, F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피고인 E, F은 피고인 A의 지휘하에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확인하여 조치하지 않았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고의도 인정된다.

다.

피고인 A, E, F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A

피고인 A는 자신에게 고용된 피해자들에게 건설용 리프트 해체작업을 전적으로 맡긴 채 현장을 이탈해 있었고, 그 결과 운반구 반대쪽 연결 볼트 일부를 미리 탈거하는 방법으로 해체작업이 이루어져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 피고인 A는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또 다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관한 주된 책임은 피해자들에 대한 지휘·감독책임을 방기한 피고인 A에게 있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 A에 대한 징역형 선고는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피해자 O, P의 유족들과 합의하였고, 당심에서 피해자 N의 유족들, Q과 합의하였으며, N의 유족들과 Q은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이 사건 사고는 피해자들의 중대한 과실로 발생한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그밖에 형법 제51조에 규정된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 A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피고인 A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E, F

구 산업안전보건법령은 건설용 리프트와 같이 위험을 수반하는 기계 등을 대여하는 자에게 일정한 위험방지조치 의무를 부과하면서, 그 설치·해체 작업을 다른 업자에게 위탁하였더라도 해당 업자가 안전보건규칙에 따른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이는 건설용 리프트 등 임대업자가 임대로 인한 이득만 취하고 작업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하청업체에게 떠넘기는 부당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그럼에도 피고인 E은 피고인 D에 제출한 작업계획서에 피고인 A를 작업책임자로 기재해둔 채 실제 안전보건기준 준수 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아니하여 위험하고 이례적인 방식으로 리프트 해체작업이 이루어지도록 방치하였고, 이는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으므로 엄중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다만, 이 사건 사고는 매우 위험하고 이례적인 방식으로 리프트 해체작업이 이루어지다가 발생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에서 피해자 O, P의 유족들과 합의하였고, 당심에서 피해자 N의 유족들, N과 합의하였으며, 이러한 사정은 피고인 E, F에도 유리한 사정에 해당한다. 피고인 E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그밖에 형법 제51조에 규정된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 E, F에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피고인 E, F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 B, C, D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A, E, F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E, F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 E, F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